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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형의 돈 안 새는 법]월세 2번 연체하면 '묵시 갱신' 안돼…이사·주민등록·확정일자 '3박자' 갖춰야 보증금 안전

지난해 전월세 임대차 계약을 하는 사람이 전국적으로 160만명이 넘었다. 현행 임대차보호 제도를 제대로 알지 못해 세입자 권리를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전월세 임대차 계약을 하는 사람이 전국적으로 160만명이 넘었다. 현행 임대차보호 제도를 제대로 알지 못해 세입자 권리를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말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규모가 전년 대비 34.2%가량 급증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부동산 담보 대출에 대한 규제(LTV·DTI) 여파로 매매 수요가 전세로 옮겨간 영향이 있었다지만 전셋값 고공행진으로 여전히 고단한 세입자의 현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더구나 새 정부 들어 추진 중인 전·월세 상한제, 계약 갱신 청구권 등의 도입이 보류되면서 임차인의 주거 불안과 부담은 줄어들지 않을 것 같다. 이러한 상황에서 향후 도입될 정책을 목매어 기다리기보다 현재의 주택임대차보호법 제도 내에서 자신의 권리 보호를 위한 방안을 찾는 게 현실적이다. 
 
1년 계약하고 2년까지 살 수 있어
 
먼저, 주택임대차보호법 상 임차인은 임대차 기간(존속 기간)에 대해 특별한 보호를 받는다. 주거생활의 안정을 위해 최소 2년의 기간이 보장된다. 임차인은 임대차 계약서에 1년 계약을 했더라도 2년 거주를 주장할 수 있다. 2년이라는 최단 기간의 보장은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조항이기 때문이다. 
 
처음 계약 때 임차인은 계약기간을 2년보다 1년으로 하는 게 유리하다. 상황에 따라 1년 또는 2년을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약서에 2년 이상의 기간을 정한 경우라면 그 기간 안에 계약을 해지할 권리는 없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최단 기간을 보장할 뿐이지 정한 기간 내에 임의로 계약을 해지할 권리까지 보호하지 않는다. 
 
현행 법은 주택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을 보장하지 않는다. 갱신 청구권은 계약 만기 전에 임차인이 재계약을 요구하면 임대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재계약을 할 수 있는 제도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서는 최장 5년까지의 갱신 청구권이 보장돼 있지만 주택임대차보호법에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그런데 묵시의 갱신 요건에 해당할 경우 계약 갱신이 보장된다. 묵시의 갱신이란 임대인이 만기 전 6개월에서 1개월 사이에 갱신 거절을 통보하지 않을 경우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계약이 연장되는 것이다. 
 
이때 새로운 계약 기간은 2년으로 간주하므로 임대인은 갱신된 2년 이내에 계약을 해지하지 못한다. 
 
이에 반해 임차인은 묵시의 갱신 이후 언제라도 계약 해지를 통고할 수 있고 3개월이 지나면 계약 해지의 효력이 발생한다. 
 
자료: 국토교통부

자료: 국토교통부

임차인이 두 차례 이상 내야 할 금액에 해당하는 임대료를 연체한 경우에는 묵시의 갱신 조항이 적용되지 아니한다. 연체 횟수가 아니라 묵시의 갱신 또는 계약 해지 당시 연체한 임대료 액수가 기준이 된다. 월세를 두 달 치 내지 못하는 경우다.
 
묵시의 갱신을 피하려는 임대인은 반드시 임대 기간 만료 1개월 전에 갱신 거절 통지를 해야 한다. 
 
확정일자 있어야 보증금 먼저 받을 수 있어
 

주택 임차인은 전·월세로 거주할 주택에 이사하고(주택의 인도) 주민 등록(전입 신고)을 마치면 제삼자에 대항할 수 있다. 이는 집주인이 바뀌더라도 만기까지 임차권을 주장하면서 바뀐 주인에 대해 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주민 등록은 임차인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나 자녀 등 가족의 주민 등록을 포함한다. 이러한 대항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주택의 인도와 주민 등록 요건이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 도중에 다른 곳에 이사를 나가거나 주민 등록을 이전할 경우 기존의 대항력을 잃게 된다.  
 
주민 등록은 등기부 등본에 맞추어 정확하게 기재해야 한다. 다세대주택과 다가구주택에 주민 등록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다세대주택이나 연립주택은 구분소유 건물(호수별로 등기되는 건물)이기 때문에 동·호수를 기재하지 않고 부지의 지번만으로 주민등록을 하는 것은 효력을 인정받지 못한다. 
 
이에 반해 다가구주택은 단독주택에 속하므로 해당 주택의 지번만 기재하면 되고 호수를 잘못 기재하더라도 대항력에는 영향이 없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임차인이 대항 요건(주택 인도+주민 등록)을 갖추더라도 대항력이 인정되지 않을 때가 있다. 대항 요건을 갖추기 전에 선순위의 근저당권이나 가압류 등이 있는 경우에는 경매로 주택을 취득한 사람에게 대항력을 주장할 수 없다. 대항 요건을 갖추기 전에 선순위의 근저당권이 없는지 등기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선순위 근저당권이 있는 주택에 임대차로 들어갔고 근저당이 경매로 넘어가는 상황이라면 임차인은 낙찰대금이 납부되기 전까지 재빨리 선순위 근저당채무를 대신 갚으면(대위변제) 낙찰받은 사람에게 대항할 수 있다.  
 
대항 요건 외에 확정일자까지 갖추면 임차권 등기를 하지 않더라도 해당 주택의 경매 시 경매대금에서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다. 
 
우선변제를 받는다는 뜻은 후순위권자나 일반채권자보다 우선해 배당받는다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선순위자보다 우선하지는 않는다. 
 
확정일자가 없으면 순위에서 제외돼 일반채권자와 채권 비율대로 나눠 배당받는다.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등기부등본상 자신의 우선변제 기준일(확정일자)보다 앞서는 선 순위권자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 향후 해당 주택이 경매로 넘어갈 경우 자신의 보증금이 후순위로도 충분히 변제받을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자료: 법무부

자료: 법무부

다가구주택이나 다중주택(고시원 등)의 경우 권리관계가 복잡할 수 있다. 선순위 근저당권자나 선순위 임차권자가 누가 있는지, 그 금액의 합계액은 얼마인지 충분히 조사한 후에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게 안전하다.  
 
보통 중개업자에게 이러한 권리 조사를 시키는데 중개사의 말만 들어서는 안 된다. 당사자 스스로 조사를 게을리하면 손해배상 소송을 할 때 본인의 과실이 반영돼 손해배상 액수가 깎일 수 있다. 
 
소액임차인은 최우선변제권 가져 
 
우선변제를 받기 위해서는 우선변제의 요건이 유지되어야 하고 반드시 경매 법원에 배당 요구를 해야 한다. 임차인이 스스로 배당 요구를 하지 않을 경우 경매법원이 직권으로 배당하지 않는다. 본인 몫이 다른 사람에게 배당되더라도 그 사람이 부당이득을 얻은 것으로 간주하지 않기 때문에 돌려받을 수 없다.
 
후순위더라도 선순위에 우선하는 예외가 있다. 보증금이 적은 소액임차인(서울의 경우 보증금이 1억원 이하인 임차인)이다. 선순위권 담보권자보다 우선해 최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사회·경제적으로 최약자인 소액보증금 채권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항이다. 소액임차인의 보증금 전액을 최우선 변제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 3400만원 등 지역에 따라 한도가 정해져 있다.  
 
경매 신청 등기일 전까지 대항요건(주택 인도+주민 등록)을 갖추어야 한다. 확정일자는 없어도 된다.   
 
우선변제나 최우선변제요건을 갖추더라도 경매 낙찰가액이 낮으면 보증금 전부를 받기 어렵다. 이러한 경우에 대비해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제공하는 전세금반환보증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대비책이다.
이기형

이기형

이기형 법무법인 명성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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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