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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붐비는 식당 전쟁터에서 단골 고객 만드는 비법

기자
김재홍 사진 김재홍
[더,오래] 김재홍의 퓨처스토어(3)
데이터의 시대다. 온라인은 물론이고 오프라인 스토어의 미래 또한 데이터에 달려있다.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전국의 수많은 사장님을 위한 데이터 활용 비기(秘技)를 전수한다. <편집자>
 
 
카페·음식점이 많은 서울 강남역 상권의 뒷골목(이면도로) 일대가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중앙포토]

카페·음식점이 많은 서울 강남역 상권의 뒷골목(이면도로) 일대가 인파로 북적이고 있다. [중앙포토]

 
회사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역삼역은 많은 회사가 모여 있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오피스 상권이다. 점심시간에 직장인들이 역삼역 근처 식당 앞에 줄을 서 있는 것은 익숙한 풍경이다. 늦어진 회의 때문에 12시를 넘겨 사무실을 나섰다가 식당 앞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발을 돌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렇게 인구가 많고 줄 서서 밥 먹는 상권의 사장님들은 고민이 없지 않을까? 마침 역삼역 인근에 있는 매장에서 고객 경험 데이터를 분석해달라는 문의가 왔다. 이 사례를 통해 역삼역 상권이라고 고민이 없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른 차원의 경쟁으로 속앓이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유명 외식 대기업 임원까지 지냈던 사장님은 새로운 면 요리 프렌차이즈 매장을 오픈했다. 작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인테리어도 구성하고, 더 쉽게 메뉴 결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음식 주문용 키오스크도 설치했다. 이외에도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를 챙기면서 매출을 높이기 위해 계속 노력했다. 
 
외식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사장님도 새로운 도전에 떨리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매장 창업 후 목표보다는 아쉬운 매출이 나왔다. 나름대로 여러 시도를 해 보았지만, 노력 대비 매출의 변화는 크게 없었고 결국 지인을 통해 우리에게 원인 분석을 요청했다.
 
즉시 식당에 센서를 설치하고 고객들의 행동을 데이터로 수집하기 시작했다. 고객의 방문횟수, 방문 시간대, 체류 시간 등을 면밀히 살피면서 이 식당이 매출 증가를 위해 고려해야 할 부분을 몇 가지 발견했다.
 
 
일회성 손님이 80%, 재방문 늘리는 게 관건 
첫째, 거의 3개월 동안 전체 고객 중 1회만 방문하는 고객이 약 80%에 육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오피스 상권의 전형적인 특징이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오피스 상권에는 식당이 많기 때문에 직장인들은 새로운 식당이 생기면 호기심에 한 번 정도는 방문하지만, 확실히 다시 돌아올 만한 이유가 없을 때 재방문을 하지 않고 금세 다른 식당에 간다.
 
자주 오는 단골이 처음 오는 손님과 비교해 객단가가 높다는 것을 고려할 때 재방문을 어떻게 늘릴지에 대한 고민이 매우 중요했다. 우리는 사장님께 사람들이 가장 많이 주문하는 플래그십 메뉴가 무엇인지 확인해 가격할인이 포함된 오늘의 메뉴를 신설할 것과 방문 스탬프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피크타임 전후에 가격할인을 제공하는 '해피아워(Happy Hour)' 프로그램을 통해 재방문 고객의 수를 늘릴 수 있다. [사진 freepik]

피크타임 전후에 가격할인을 제공하는 '해피아워(Happy Hour)' 프로그램을 통해 재방문 고객의 수를 늘릴 수 있다. [사진 freepik]

 
둘째, 손님이 가장 많이 오는 점심시간(12~1시) 전후로 2시간 동안 매장에서 점심을 먹는 고객이 생각보다 많았다. 이때 손님들은 다른 시간대에 비해 더 오래 식당에 머무르는 경향을 보였다. 우리는 꼭 점심시간에만 식사할 필요가 없는 직장인들이 이때 방문하고, 매장이 붐비지 않으니 더 여유 있게 식사하는 것으로 추론했다.
 
긴 체류 시간은 보통 객단가의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런 고객을 잡는 것은 즉시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는 피크타임 전후의 점심 메뉴에 대해 가격할인을 제공하는 ‘해피아워(Happy Hour)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해피아워는 보통 술집, 레스토랑에서 특정 시간대에 주류를 할인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성공적일 경우 예상되는 월 추가 매출은 최소 500여만 원으로 추산됐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고객들이 편하게 식사하면서도 가격의 혜택을 얻을 수 있다며  방문 횟수를 늘리기 시작했다. 재방문 고객의 수도 늘어나 목표한 매출에 도달했다. 최근에는 여러 블로그에 소개되면서 역삼동 맛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얼마 전 점심시간에 방문했을 때 사장님은 바쁜 모습이었지만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재방문율 높인 일본 스테이크 매장의 '로열티 프로그램'
사실 이런 제안은 사업 초기에 일본의 한 스테이크 매장을 분석했던 경험이 토대가 됐다. 서서 먹는 스테이크 매장이라는 특이한 컨셉으로 알려진 이곳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최고의 스테이크를 가장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합니다. 단, 빨리 드세요!’
 
이 프랜차이즈에서는 본사가 추구하는 목표대로 매장의 체류 시간이 유지되고 있는지 궁금해했다. 이들의 목표는 체류 시간 20분이었다. 20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스테이크를 먹고 나가면 최고의 스테이크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는 객단가와 매장 매출이 나올 수 있다. 재미있는 컨셉이지만 호불호가 엇갈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장 분석 후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매장마다 차이가 있지만, 체류 시간은 20분대로 유지되고 있었고, 월간 재방문율은 놀랍게도 40% 이상이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비밀은 ‘로열티 프로그램’에 있었다. 월 1회 꾸준히 재방문할 경우 실버 멤버십 카드를 발급해 주는데, 스테이크 주문 시 샐러드가 무료로 제공된다. 분명 옆에 사람과 같이 주문했는데 나에게만 샐러드를 주는 것이다. 
 
근데 이게 무슨 일일까? 반대편에 있는 사람도 똑같은 메뉴를 주문했는데 샐러드뿐 아니라 와인 글라스까지 무료로 주고 있다. 바로 월 2회 방문하면 발급되는 골드 멤버십이다.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즐겁게 와서 식사할 수 있도록 단골을 위한 알찬 혜택이 마련되어 있었다.
 
단순하지만 강력한 로열티 프로그램으로 단골을 확실히 잡은 이 프랜차이즈는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 열풍과 함께 유명세를 타면서 이제는 일본에서 확실히 자리 잡은 브랜드가 되었다. 일본시장의 초기 고객과 좋은 사례를 만든 순간이었다.
 
 
책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 마스다 무네아키 지음.

책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 마스다 무네아키 지음.

 
일본의 '츠타야서점'을 만든 마스다 무네아키 사장은 그의 저서에서 “매장은 절대 고객 없이 존재할 수 없다”라고 말한다. 우리의 매장 또한 고객이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특히 매출이 큰 치열한 상권에서 경쟁력은 고객을 만족하게 하는 방법을 남들보다 먼저 발견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계속 우리의 단골로 남을 수 있도록 즐거운 선물을 준비해야 한다.
 
김재홍 조이코퍼레이션 부사장 press@zoyi.co
 
 

비트코인의 탄생과 정체를 파헤치는 세계 최초의 소설. 금~일 주말동안 매일 1회분 중앙일보 더,오래에서 연재합니다. 웹소설 비트코인 사이트 (http://news.joins.com/issueSeries/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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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