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주민이 앞장서 ‘기억’ 남긴 옥인시범아파트

[한은화의 A- story] 강남 재건축 ‘한 동 남기기’논란 
철거 전, 현재(사진 위쪽부터)

철거 전, 현재(사진 위쪽부터)

서울 인왕산 수성동(水聲洞) 계곡에 가면 바위 아래 폐허 같은 흔적을 볼 수 있다. 한때 집의 벽체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시멘트 벽 아랫부분의 전기 플러그, 유리창은 다 깨지고 남은 창틀 등이 남겨졌다. 바위와 소나무가 어우러진 계곡의 풍광과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이 폐허의 과거는 옥인시범아파트였다.
 
한국전쟁 후 재건의 역사 속에 시민(시범)아파트가 있다. 1950~60년대 서울의 인구 수가 급증하면서 무허가 건물이 넘쳐나게 된다. 당시 김현옥 서울시장은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판잣집을 철거하면서 시민아파트를 곳곳에 짓는다. 옥인시범아파트도 그중 하나였다. 수성동 계곡 바로 옆, 인왕산 자락을 타고 9개동(308세대)이 71년 지어졌다. 누군가의 삶터로, 이 기이한 장소에서 수십 년을 버텨온 옥인시범아파트는 수성동 계곡 살리기의 일환으로 2011년 철거됐다.
 
철거 진행 당시, 서촌 일대 주민들은 “옥인아파트의 일부를 보존해 기억을 이어가자”고 종로구청에 제안했다. 제안에 앞장섰던 최재원 독립큐레이터는 “전부 철거되고 7동 한 동이 남아 있을 때 상실감을 토로하던 주민들이 ‘흔적을 조금이라도 남기자’고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며 “마구잡이 개발시대의 산물이긴 했지만 누군가에게는 고향이었고, 소중한 집이었던 기억을 일부라도 남기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해서 7동의 벽체 일부가 남게 됐다. 서울에서 아파트가 철거된 후 흔적을 남긴 첫 사례다.
 
최 큐레이터는 “(온전한 형태로 보존하지 못해) 폐허처럼 보이는 것이 아쉽지만, 주민들에게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소중한 기억”이라고 전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ng.co.kr [사진 서울역사박물관]
 
관련기사

구독신청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