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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노믹스 이끄는 빅3 모두 ‘비경제학자들’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자유무역헙정(FTA) 개정을 위한 3차 협상이 이틀째 이어졌다. 전날 열린 협상에서 마이클 비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가 “자동차 등에 대한 한국의 비관세 장벽을 없애라”고 한국 협상팀을 강하게 압박했다. 한국 대표인 유명희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은 철강 등에 대한 보호관세가 부당함을 지적하는 한편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ISDS) 개정도 요구하며 맞섰다.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함에 따라 양측은 협상을 하루 연장했다. 첫날 회의가 끝난 후 서울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한국산 세탁기 등에 대한 세이프가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지원사격에 나섰다. 하지만 16일 회의에서도 의견 차이만 확인했을 뿐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정통 경제학과 거리둔 트럼프 경제팀

정통 경제학과 거리둔 트럼프 경제팀

미국의 통상압력이 거셌던 1980년대 경제수석과 재무장관으로 미국과 협상에 나섰던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IGE) 이사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뿐 아니라 그의 경제팀이 독특해 대화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경제팀엔 정통(orthodox) 경제학을 훈련받은 인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실제 트럼프는 14일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 25년간 경제평론가로 CNBC에 몸담았던 래리 커들로를 지명했다. 게리 콘 전 위원장이 통상정책 수립 과정에서 철저히 소외되다 끝내 물러난 자리다. NEC 위원장은 래리 서머스 등 정상급 경제학자들이 맡아왔던 것을 감안하면 파격이다. 톰슨로이터 등은 “대학에서 국제관계를 전공한 커들로의 지명으로 트럼프 경제팀 빅3엔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인물이 한 명도 없다”고 전했다. 빅3는 연준(Fed) 의장, 재무장관, NEC위원장이다. 미 경제정책의 방향과 큰 틀을 결정하는 자리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로스쿨 출신이고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예일대 졸업 후 곧바로 투자은행 골드먼삭스에 들어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경제팀 가운데 경제학자로 불릴만한 인물은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이지만 그조차도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 ‘이단 경제학자’로 통한다”고 최근 전했다. 중국과 패권경쟁을 주로 연구해서다. 또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하버드 경영학석사(MBA) 출신이다. 거시 경제학이나 금융통화 이론 등을 훈련 받지 않았다. 2차대전 이후 미 경제정책의 핵심에 경제학 석박사 과정을 마친 인물들을 채웠던 흐름이 깨졌다. 트럼프가 경제이론가 아닌 사람들로 경제팀을 꾸린 배경엔 경제이론보다 자신의 비즈니스 경험을 일반화하는 성향이 자리잡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은 선거나 안보 등 비경제적 변수에 더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트럼프가 이번 FTA 협상 전 미군 철수 가능성을 시사하며 압박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사공 이사장은 “한국 경제·통상 정책 담당자들이 트럼프 경제팀에게 추상적인 경제논리를 앞세워선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한국과의 교역이 미국 각계 각층에 어떤 이익이 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트럼프의 지지 지역인 녹슨 지역(rust belt)의 시민단체와 노동조합까지 소통하는 ‘전방위 통상외교’를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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