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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철수 논란 부른 ‘트럼프의 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를 검토하는 듯한 발언을 한 지 하루 만에 백악관이 “그런 취지가 아니었다”고 부인하는 일이 벌어졌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는 지난 1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서 미군을 철수하겠다는 것을 시사한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국방부 데이나 화이트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초점은 우리와 한국의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견고하다는 것”이라며 “워싱턴과 서울 사이에는 틈이 없고, 우리는 한국을 계속 지원하고 함께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주리주에서 열린 한 정치자금 모금 만찬에서 한국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무역에서 돈을 잃고, 군대(주한미군)에서도 돈을 잃는다”며 “지금 남북한 사이에 우리 군인 3만2000명이 있는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어디 두고 보자”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보도 직후 현재 한·미 간에 진행 중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과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SMA)  협상에서 미국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경우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도 있다는 위협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 양대 협상에서 미국의 입장은 전례 없이 강경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주한미군 철수까지 염두에 뒀다고 보기 어렵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일단 인용한 숫자부터 정확하지 않다. 2018년 현재 주한미군 병력 숫자는 평균 약 2만8500명이다. 정치행사에서 나온 즉흥적 발언일 수 있다. 오히려 FTA 협상을 위한 ‘엄포’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렇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메가톤급 안보 이슈를 협상 카드로 사용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동맹국인 한국의 우려를 키우는 것은 물론 북한이 오랫동안 평화협정 체결과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해 왔다는 점에서 대북 협상의 레버리지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란 지적도 있다. 실제 북한 노동신문은 14일 자에서도 한·미 SMA 협의를 비판하면서 “남조선 인민들이 바라는 것은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불청객인 미제 침략군의 무조건적인 철수”라고 주장했다.
 
더욱이 김 위원장의 한·미 연합훈련 이해 입장 표명 이후, 김 위원장이 남북 및 미·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 이후 주한미군의 계속 주둔을 양해한다”는 입장을 밝힐 수 있다는 국내외 전망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기도 하다. 김일성 주석이 1992년 방미해 미·북 수교를 제안한 김용순 노동당 중앙위 비서를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0년 첫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각각 평화협정 체결 이후에도 주한미군의 계속 주둔을 용인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한 바도 있다.
 
한편 5월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외교안보 라인의 혼선이 또 한번 불거졌다. WP 등 미 언론은 15일 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 이어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NSC 보좌관의 교체를 결정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하지만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보도 직후 트위터를 통해 “방금 대통령·보좌관과 이야기했다”며 “보도와 달리 그들은 좋은 업무 관계를 유지하며 NSC에는 변화가 없다”고 부인했다.
 
차세현 기자 cha.se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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