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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 피아니스트가 전하는 전율

미국의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머레이 페라이어(Murray Perahia·71)의 베토벤 ‘함머클라비어’와 ‘월광’이 담긴 새 음반이 뜨거운 화제 속에 1위를 차지했다. 이 음반은 평소의 1위 음반보다 10배 이상의 높은 판매 수량을 기록했다. 최근 음반 시장 추이로 보았을 때 아주 드문 일이다.  
 
1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예정되었던 페라이어의 공연이 독감에 의한 합병증으로 취소되어 많은 애호가들에게 걱정과 아쉬움을 남겼는데, 그 아쉬움을 페라이어의 새 음반으로 대신 한 것일까.  
 
베토벤 ‘함머클라비어’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연주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페라이어는 이 곡을 한없는 애정으로 깊이 파고들며 우리를 전율케 한다.  
 
2년 전 풍월당에서 페라이어와 대화의 시간을 가진 적이 있다. 당시 페라이어는 “헨레 출판사의 베토벤 소나타 악보 편집을 헨레의 요청으로 수 년째 지속적으로 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월광’ 소나타를 쓰기 직전 베토벤의 메모를 토대로 지금까지 듣지 못했던 비밀스러운 연주를 들려준다. 매일매일 수많은 피아니스트가 태어나고 있지만, 이 노장 피아니스트의 열정과 눈빛은 여전히 그 누구보다 형형하게 빛나고 있다. 덕분에 그의 음악은 더욱 선명해졌고.  
 
그는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일흔의 나이에도 공부하며 연주한다. 베토벤의 소나타를 마치고 바흐의 평균율과 하이든 소나타를 완성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세월이 흘러도 그 빛과 권위를 잃지 않고,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빛을 발하는 명반이 조심스럽게 완성되었다. 그의 이름만으로 충분한 음반이다.
 
글 최성은 풍월당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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