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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범죄 수익 그대로 가져가서야 … 암호화폐 법적 실체 규정 급해”

[SUNDAY 탐사] 코인 열풍 못 따라가는 법
비트코인 첫 몰수 판결 이끈 이은강 부장검사 
이은강 부장검사

이은강 부장검사

이은강(48·사진) 수원지검 공판송무부장은 지난 1월 30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안모(34)씨 사건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국내 최초로 ‘비트코인 몰수’ 판결을 이끌어 냈다. 암호화폐에 대한 규정조차 변변히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법 규정과 제도를 활용해 ‘암호화폐 형태로 된 범죄 수익도 몰수할 수 있다’는 리딩 케이스를 만들어 낸 것이다.  
 
법률상 화폐도 아닌 비트코인이 몰수 대상이 된다는 점을 어떻게 입증했을까. 이 부장을 지난 5일 수원시 영통구 소재 수원지검 부장검사실에서 만났다.
 
 1심에선 몰수가 어렵다고 봤다.
“안씨는 음란물을 다운로드해 주는 대가, 해당 사이트에 광고를 해주는 대가 중 일부를 비트코인으로 받았다. 수사 과정에서 이 점이 드러나 비트코인을 압수했다. 1심은 이 비트코인이 음란 사이트 운영으로 얻은 것인지 알기 어려운 점, 물리적 실체가 없는 점 등을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떻게 대응했나.
“대검찰청 사이버수사과와 협업해 범죄수익인 점을 입증하려 했다. 압수된 비트코인과 안씨가 운영한 음란물 사이트 서버에서 확보된 7304개의 비트코인 주소(비트코인을 보관하고 이체에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계좌번호)를 대조해 이 중 7297개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미국 뉴욕법원이 2014년 마약 밀거래 사이트에서 확보한 14만4000비트코인을 몰수한 사례, 호주에서 이듬해 2만4500개의 비트코인을 몰수한 사례 등을 수집해 재판부에 제출했다.”
 
 왜 몰수가 중요했나.
“만약 몰수할 수 없다면 이 피고인은 형기만 마치면 범죄수익을 그대로 돌려받을 수 있다. 압수할 당시(지난해 4월) 약 3억원이었던 시세는 한때 50억원을 넘기기도 했다. 범죄 수익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은 정의에 반하는 결과라 봤다.”
 
 양측 모두 상고했다.
“일단 몰수 판결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추가로 몰수하고 남은 24비트코인가량에 대해선 추징할 수 있게 주장할 계획이다. 당사자의 반환 요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일단 추징 보전해 놓은 상태다.
 
판결이 확정되면 향후 절차는 어떻게 되나.
“국가에서 암호화폐 규제 방법을 검토 중이므로 몰수 후 처분도 향후 정해질 방침에 따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범죄 수익은 공매 처분해 국고에 귀속한다. 하지만 국가에서 암호화폐를 불법화하면 폐기할 수도 있다. 상고심 확정 전 암호화폐에 대한 법적 실체가 결정되면 좋겠다.”
 
탐사보도팀=임장혁(팀장)·박민제·이유정 기자 deep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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