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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스캔들' 속 크림반도 찾은 푸틴…"역사 바로 세웠다"

14일(현지시간) 대선을 나흘 앞두고 크림반도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히모프 광장에서 열린 크림반도 합병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대선을 나흘 앞두고 크림반도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히모프 광장에서 열린 크림반도 합병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4년 전 여러분은 역사적 결정을 했습니다. 그 덕에 크림반도가 어머니 나라 러시아로 귀속됐습니다. 세계에 부끄러운 민주주의가 아니라 진짜(민주주의)를 보여줬습니다.”

오는 18일 대선 앞서 남부 항구도시 전격 방문
"진짜 민주주의 보여줬다" 주민들에 감사연설
영국 '스파이 스캔들' 제재에도 '맷집' 행보 계속

 
14일(현지시간) 크림반도의 항구도시 세바스토폴의 나히모프 광장에 모인 수만명이 러시아 국기를 흔드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 같이 웅변했다. 푸틴 대통령은 오는 18일 열리는 대선을 나흘 앞두고 이날 최종 선거 유세의 일환으로 크림반도를 전격 방문했다. 3월 18일은 크림반도 합병안이 러시아 의회를 통과한 지 꼭 4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14일(현지시간) 세바스토폴의 나히모프 광장에서 열린 크림반도 합병 4주년 기념 행사에서 시민들이 러시아 국기를 펄럭이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설에 환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세바스토폴의 나히모프 광장에서 열린 크림반도 합병 4주년 기념 행사에서 시민들이 러시아 국기를 펄럭이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설에 환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연설에서 “여러분은 (당시 합병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에서 여러분과 자녀의 미래를 위해 투표했다”면서 “그 결정으로 역사적인 정의를 회복했다”고 역설했다. 투표·정의·민주주의 등은 오는 18일 대선을 의식한 표현들이다. 러시아 현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60%를 훌쩍 웃돌아 6년 간 연임은 ‘따논 당상’이다.
 
푸틴은 또 "세바스토폴과 크림반도 전역을 개발하기 위해 할 일이 아직 많다“고 강조해 향후 대규모 개발이 계속될 것이란 약속을 했다. 푸틴은 세바스토폴 방문에 앞서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교량 건설 공사 현장에도 들렀다. 케르치 해협을 가로지르는 19km 길이의 크림교는 내년 중 완공되면 러시아는 물론 유럽에서 가장 긴 교량이 된다. 
 
푸틴은 크림반도 남쪽 항구 도시인 심페로폴의 신공항 건설 현장도 들렀다. 심페로폴 신공항은 7만8천㎡에 연 650만 명의 이용객을 처리할 수 있는 첨단 공항으로 상반기 완공을 앞두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이들 공사현장에도 대선 투표소를 설치한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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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틴의 이번 방문은 전직 '러시아 이중스파이' 독극물 중독 사건과 관련해 영국과 러시아 사이의 외교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영국은 세르게이 스크리팔 부녀의 독살 시도 배후에 러시아 당국이 있다고 결론 내리고 23명의 영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추방 등 대러 제재를 단행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근거 없는 보복”이라며 대응 조치를 예고하고 나섰다. 이와 별개로 유럽연합(EU)은 지난 12일 크림반도 병합과 우크라이나 동부에 대한 군사 개입 등을 이유로 러시아에 가한 제재를 6개월 더 연장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의 크림반도 방문은 서방의 제재에 개의치 않겠다는 ‘맷집’을 분명히 하는 행보다. 오히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규탄과 제재를 자국 내 애국주의 고조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뉴욕타임스(NYT)는 "대통령 선거를 불과 며칠 앞둔 푸틴의 입장을 약화 시키기는커녕 러시아가 국내외 적들로부터 끊임없는 위협에 직면한 포위된 국가라는 푸틴의 주장만 강화시킬 뿐"이라고 전했다. 푸틴은 이날 연설에서도 “우리가 함께일 때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대부분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거대한 힘이 된다”며 러시아의 결속을 독려했다.  
 
우크라이나의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은 푸틴의 방문을 “위험한 도발”이라고 규탄했다.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의 합병 투표가 위법이며 크림이 여전히 우크라이나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푸틴 대통령은 크림반도 유세에서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거짓 주장을 반복했다. 러시아 정부가 국제 질서를 경멸하고 주권 국가의 영토 보전을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2014년 러시아에 합병된 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 남단에서 흑해 쪽으로 뻗은 크림반도는 역사적으로 열강들이 각축을 벌인 전략 요충지였다. 러시아는 18세기 말 오스만투르크 제국과 두 차례 전쟁 끝에 크림반도를 빼앗았고, 이를 발판으로 발칸반도로 뻗어가려다 영국·프랑스·프로이센 등 유럽 열강들과 크림전쟁(1853~56년)을 치렀다. 옛 소련 때 우크라이나 공화국으로 편입된 크림반도는 1991년 우크라이나 독립 때 부속 영토로 유지됐다. 그럼에도 주민의 60%가 러시아계라 러시아와 정치·경제·문화적으로 가까웠고 러시아 내에서도 크림반도를 러시아 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56%나 됐다.  
 
 우크라이나에서 친서방·민주화를 요구하는 ‘오렌지 혁명’이 발발하고 오랜 소요 끝에 2014년 2월 친러계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정권이 축출되자 크림 독립 여론이 일기 시작했다. 그러자 러시아는 크림반도 내 러시아인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기습적으로 군대를 파견해 사실상 지배력을 확보했다. 크림자치공화국이 러시아와의 합병을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한 결과 96.6%의 압도적인 찬성을 얻었고 러시아 의회는 3월18일 이를 최종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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