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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붐 세대 구하기' 또 세금으로 3년 버티자는 정부

[청년 일자리 대책]에코붐 세대 취업 보릿고개만 넘기자...“돈으로 해결 못해” 비판도
 
 

2017~2021년, 20대 후반 에코붐 세대 39만명 증가
방치시 14만명 실업 신세...청년실업률 12%까지 상승
위기 극복 위해 3~5년 한시 대책 집중 마련
빈 일자리 많은 중소기업 집중 지원
실효성은 의문...“한시 지원 끊긴 뒤엔 어쩔거냐”
“과거 정부 유사 정책 모두 실패...돈으로 해결됐다면 벌써 해결”
“중소기업 지원 아닌 중소기업 경쟁력 제고가 먼저”
“성장정책, 노동개혁 등 근본적 구조개혁 해야 일자리 양산 가능”

졸업과 구직이 집중되면서 2월 실업률이 치솟아 최악의 취업대란이 예상되고 있다. 26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학위수여식을 마친 졸업생이 취업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2018.2.26/뉴스1

졸업과 구직이 집중되면서 2월 실업률이 치솟아 최악의 취업대란이 예상되고 있다. 26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학위수여식을 마친 졸업생이 취업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2018.2.26/뉴스1

 
정부가 내놓은 청년 일자리 대책은 보다 정확히 말하면 에코붐 세대의 ‘취업 보릿고개’ 넘기기 대책이다. 2021년까지 에코붐 세대가 대거 구직 시장에 뛰어들면서 이대로 손을 놓고 있다가는 실업 대란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에코붐 세대는 2차 베이비붐 세대(1968~1974년)의 자녀 세대로 1991~1996년생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들이 이제 성인이 돼 구직 시장에 대거 뛰어들 상황이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2021년까지 5년 동안 25~29세 청년은 전년 동기 대비로 총 39만명이나 늘어난다. 늘어나는 숫자는 지난해 9만5000명, 올해 11만명, 내년 8만3000명, 2020년 5만5000명, 2021년 4만5000명이다. 2022년이 돼야 20대 후반 인구가 전년 동기 대비 3만8000명 감소하면서 다소 숨통이 트이게 된다.  
청년 일자리 대책

청년 일자리 대책

 
지금도 일자리가 부족해 취업 문이 바늘구멍인 상황에서 이들까지 구직 시장에 뛰어들면 사태 악화는 불가피하다. 이대로 방치했다가는 39만명 중 14만명이 실업 상태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게 정부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이미 지난해 9.8%까지 상승한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2%대까지 추가로 치솟을 수 있다. 
청년 일자리 대책

청년 일자리 대책

 
이 때문에 이번 대책은 철저하게 에코붐 세대 구하기에 초점을 맞췄다. 주요 세부 대책들이 3~5년의 한시적 시행 조건을 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범위가 크게 확대된 청년추가고용장려금 제도는 3년, 중소기업 취업 34세 이하 청년에 대한 소득세 전액 면제는 5년, 전·월세 보증금 저리 대출은 4년 동안만 시행된다.   
 
중소기업과 중소기업 취업자들에 대한 지원을 핵심으로 하는 건 현실적으로 중소기업이 일자리를 많이 공급할 수 있어서다. ‘9988’, 즉 전체 기업 중 99%가 중소기업이고 전체 근로자 중 88%가 중소기업 종사자라는 말이 있을 정도지만, 청년층의 외면으로 중소기업은 한국인 근로자 구하기가 어려운 ‘미스매치’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중소기업 미스매치 일자리가 20만개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많이 취업하게 되면 일자리 문제는 상당 부분 해결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청년층의 중소기업 기피 이유 중 첫 번째로 꼽히는 게 급여 문제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중소기업의 평균 대졸 초임은 2500만원으로, 3800만원인 대기업에 비해 1300만원 정도 적다. 이번 대책의 핵심 중 핵심, 즉 정부가 중소기업 취업 청년에 대한 1000만원 이상을 직접 지원키로 한 것도 이런 격차를 줄여 중소기업 지원자를 늘리기 위한 차원에서다.  
청년 일자리 대책

청년 일자리 대책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번 대책을 통해 실업 위기에 놓일 14만명을 구제하는 것은 물론이고 청년실업률을 1~2%포인트 낮춰 4만~8만명이 더 실업상태에서 벗어나도록 한다는 게 정부의 목표라고 말했다. 18만~22만명을 더 취업시키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목표 달성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일단 한시성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3~5년만 시행하고 지원을 끊으면 그다음은 어쩔 거냐는 얘기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몇 년 지원하고 말 거라면 효과가 있겠나. 기업 입장에서는 사람을 한번 고용하면 중간에 그만두게 할 수 없기 때문에 몇 년 지원한다고 해서 사람을 선뜻 뽑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정부지원이 한시적이라는 걸 다 알기 때문에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주도 인위적 일자리 대책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이미 과거 정부들도 재정 지원을 골자로 하는 일자리 대책을 숱하게 내놓았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김 부총리도 최근 "2008~2017년까지 정부가 총 21회에 걸쳐 청년고용대책을 추진했지만, 효과는 미흡했다"고 말했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재정지출을 통한 일자리 창출은 정말 많이 시도해본 방식이지만 효과가 없었다. 돈을 써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면  벌써 해결됐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한시적 지원이 아니라 중소기업 경쟁력 살리기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순서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중소기업 경쟁력을 살려 대기업 못지않게 좋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갈 것”이라며“몇 년 간 돈을 좀 더 쥐여준다는 내용의 깊이 없는 대책으로는 근본적 문제 해결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국가재정에 부담만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정책의 추진이나 노동개혁 등 보다 근본적인 일자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강성진 교수는 “시장에서 만들어지는 일자리는 연간 30만개 정도인데 노동공급은 60만명이 넘는다. 이 간극은 성장을 통해 메워야 하는데 이 정부에는 성장정책이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보다 적극적으로 규제 완화와 성장정책을 펴야 하고, 특히 서비스업 규제를 많이 풀어서 국내 관광산업 등 서비스업을 키워야 한다”며 “성장을 통해 노동공급을 흡수해야지 정부에서 흡수하는 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윤창현 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기업을 밀어붙이기만 할 게 아니라 국정 파트너로 생각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아우르는 혁신성장의 테마를 만들어야 한다. ‘전경련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대기업을 일자리 창출 주체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남성일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본적으로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지 근로자가 만드는 게 아니다. 근로자한테 자금 지원을 해줄 테니 일단 중소기업에 취업하라고 해도 기업에서 안 쓰겠다고 하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일자리를 못 만드는 건 고용 관련 비용이 크기 때문”이라며 “프랑스나 독일, 스페인 등은 단기계약직을 쓰기 쉽게 하고 있고 유연한 해고도 가능하도록 하고 있는데 우리는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 반대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세종=박진석·심새롬 기자, 허정원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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