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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부부 위해…학교 10곳 중 6곳 "학부모 저녁 상담해요"

초등학생 자녀의 손을 잡고 함께 하교하는 학부모들. [중앙포토]

초등학생 자녀의 손을 잡고 함께 하교하는 학부모들. [중앙포토]

서울 미동초등학교는 집중상담주간을 학기마다 3주씩 운영한다. 학부모 일정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서다. 이 기간에는 맞벌이 부모가 편하게 학교를 찾을 수 있도록 저녁 상담도 진행한다. 교사와의 상담은 온라인으로 언제, 어디서나 신청할 수 있다. 상담 가능 시간도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대구 장동초는 저녁 7~9시에 아빠ㆍ자녀가 참여하는 학부모 교육과 학교 교육 설명회를 운영한다. 만족도가 92%에 달할 만큼 인기가 높다. 울산 달천고 등은 한부모 가정과 맞벌이 부부 등을 위해 사전 협의를 거쳐 학교에서 저녁 상담을 하거나 담임 교사가 직접 가정을 방문해 상담하기도 한다.
 
전국 초ㆍ중ㆍ고교 10곳 중 6곳은 올해 학부모를 위한 저녁 상담을 운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맞벌이 등 낮에 학교를 방문하기 여의치 않은 학부모를 배려하는 학교가 많다는 의미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ㆍ교육부는 지난달 19일~이달 9일 현황 파악을 거쳐 이러한 내용을 14일 공개했다. 학부모 저녁 상담 학교 통계를 집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녁에도 학부모와 교사가 상담할 수 있는 학교가 10곳 중 6곳으로 조사됐다. [사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저녁에도 학부모와 교사가 상담할 수 있는 학교가 10곳 중 6곳으로 조사됐다. [사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정부에 따르면 올해 저녁 상담을 운영하는 학교는 총 6511곳(제주 제외)으로 나타났다. 전체 학교의 61.1%가 늦은 시간에도 학교 문을 열고 상담을 이어가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6040곳에서 471곳(7.8%) 늘어난 수치다. 
 
이상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문화혁신팀 서기관은 "통계로 잡히는 것보다 실제로 저녁 상담을 운영하는 학교는 더 많을 것으로 본다"면서 "맞벌이 학부모의 학교 교육 참여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는 학교가 늘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기존 학교 중심의 상담에서 학부모의 편의를 고려한 수요자 중심의 상담으로 가는 건 긍정적인 변화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저녁 상담이 필요한 맞벌이 가구는 꾸준히 늘고 있다. 18세 미만 자녀를 둔 가구 중 맞벌이 비율은 절반 가까운 48.5%(지난해 기준)에 달한다. 또한 초등 자녀를 둔 취업 여성의 62.3%(2014년 기준)는 오후 6시 이후에 퇴근한다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조사도 있다. 대구의 한 여고 교사는 "요즘 직장생활을 하는 학부모들이 많아서 몇 년 전부터 저녁 상담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녁 시간 상담이 어려울 경우 직장인 부모는 여러 어려움을 겪는다. 학교 방문 시마다 연가를 써야 하는 일이 많다. 연가 사용도 어려울 때는 전화ㆍ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로 교사와 상담해야 한다.  
충북 괴산고는 맞벌이 부부 등을 위해 야간에 학부모총회를 연다. [사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충북 괴산고는 맞벌이 부부 등을 위해 야간에 학부모총회를 연다. [사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저녁 상담을 하지 못 하는 학교들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 외벌이 비율이 매우 높은 경우엔 맞벌이 부모들도 학부모 간 네트워킹에 참여하기 위해 주간 상담을 선호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통학로 조명ㆍ안전시설이 충분하지 않으면 방문객 안전 확보를 위해 저녁 상담을 지양하기도 한다.
 
정부는 이들 학교가 우수 사례를 참고해서 연중 1~2일이라도 맞벌이 부부를 위한 저녁 상담이나 방문 상담 등을 운영하길 기대했다. 이러한 상담이 활성화되면 조퇴ㆍ연가 사용이 어려운 학부모가 보다 편하게 학교를 방문할 수 있고, 엄마와 아빠 모두 상담에 참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정인순 교육부 학생지원국장은 "앞으로 학부모 상담의 좋은 사례를 찾고 알려서 가정과 학교가 함께 자녀 교육을 고민하며 힘을 모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학부모의 학교 교육 참여가 더 활성화되려면 돌봄 휴가의 자유로운 사용 등 직장 문화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부원장(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간위원)은 "학교가 맞벌이 학부모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는 만큼 직장에서도 자녀 교육과 돌봄을 위해 눈치 보지 않고 돌봄 휴가를 쓸 수 있도록 권장해야 한다. 온 사회가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함께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범 서기관은 "현실적으로 연중 내내 학교에서 저녁 상담을 할 수 없다. 상담할 일이 있으면 그때그때 직장에서 편하게 휴가를 쓸 수 있는 문화가 함께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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