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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크, 5년 전에 이미 ‘크립토밸리’ 만들었다

암호화폐, 투기서 산업으로 <중> 
추크 메탈리 백화점에 사람들이 오가고 있다. 이 인근에는 5~6개의 블록체인 관련 기업이 모여 있다.

추크 메탈리 백화점에 사람들이 오가고 있다. 이 인근에는 5~6개의 블록체인 관련 기업이 모여 있다.

추크는 스위스의 경제 중심지 취리히에서 남쪽으로 30㎞ 정도 떨어진 소도시다. 투명한 추크 호수를 형형색색 지붕의 집이 둘러싼다. 그 뒤로 하늘과 닿은 알프스가 절경이다. 얼핏 관광지로 보이지만 이 도시의 진면모는 따로 있다.
 
2016년 UBS는 경제 구조와 혁신 역량, 노동시장 환경 등을 바탕으로 조사한 스위스 경쟁력 평가에서 26개 칸톤 중 추크를 1위로 꼽았다. 세계 최저 수준의 법인세율(8.6~14.6%)이 특히 매력적이다. 이 때문에 추크엔 일찌감치 정보통신기술(ICT)·헬스케어 클러스터가 들어서 지멘스·로슈·바릴라 등 많은 글로벌 기업이 둥지를 틀었다.
 
케빈 랠리 크립토밸리협회(CVA) 수석 매니저는 “스위스의 강점 중 하나는 중립적이고, 예측 가능한 정치 체제”라며 “분권화된 상향식 정치 문화는 블록체인 기술과도 닮았는데 추크는 이런 장점을 극대화한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CVA만 해도 총 5명인 이사회 멤버의 국적이 모두 다르다. 스위스 국적은 1명뿐”이라며 “이런 글로벌 인프라를 가진 곳은 흔치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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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크가 또 다른 변신에 나선 건 2013년이다. 추크는 5년 전 크립토밸리(Crypto Valley)를 만들어 블록체인 시대를 앞서서 맞았다. 2013년 비트코인 스위스가 설립됐고, 이듬해엔 암호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 재단이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엔 테조스(Tezos)가 크립토밸리 ICO 역사상 최대 규모인 2억3200만 달러(약 2500억원)를 끌어모았다.
 
지난해엔 한국에도 널리 이름을 알렸다. 국내 기업이 참여한 아이콘(ICON)·에이치닥(Hdac)이 수백억원 규모의 ICO에 성공하면서다. 블록체인 기업 ‘더루프’가 만든 아이콘은 ICO 이후 가치가 급상승해 시가총액이 3조원을 오갈 정도로 급성장했다. 시총 기준으로 20위권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거래 중인 암호화폐는 1300개가 넘는다. 에이치닥은 거래소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렇게 크립토밸리 설립 5년 만에 추크엔 170여 개의 암호화폐·블록체인 기업과 재단이 들어섰다. 현재 ICO를 준비 중인 업체도 40~50여 곳에 달한다. 추크에서 시작한 크립토밸리는 북쪽 취리히와 남쪽 슈비츠를 아우르는 동심원을 형성할 정도로 커졌다.
 
스위스는 ICO 프로젝트의 책임자가 검증된 금융인인지, 목적이 위험하지 않은지를 따져 도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다. 프로젝트 규모가 일정 금액 이하인 경우도 마찬가지다. 다만 세부 절차를 거쳐 ICO에 이르기까지 꽤 시간이 걸린다. 현지 법률자문 비용도 비싼 편이다. 
 
추크=장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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