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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채용비리 누가 제보?···'최흥식 음해론' 확산

하나은행-금융당국 공방 '갈수록 태산'...'음모론'도 확산 
 
하나은행 채용비리를 둘러싼 금융 당국과 은행 측의 공방이 ‘갈수록 태산’이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사임한 배경에 대한 ‘음모론’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누군가 ‘불순한 의도’를 갖고 최 원장의 채용비리 의혹을 언론에 제보했고, 그 결과 최 원장을 낙마시킨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최종구 금감위원장.

최종구 금감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3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작심 발언’을 했다. 심상정 의원의 질의에 대해 최 위원장은 “(채용비리 의혹 관련) 보도 내용을 보면 하나은행 내부가 아니면 확인하기 어려운 것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다면 하나은행 경영진도 이러한 것들이 제보된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봐야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 일반적인 추론”이라고 덧붙였다.
 
최 위원장은 또 "최 원장은 잘못을 시인하고 그만둔 것이 아니다"라며 "제기된 사안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있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본인이 걸림돌이 되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의 발언은 타오르는 불길에 기름을 부은 셈이 됐다. 이른바 ‘언론 제보 사전 인지론’이다. 하나은행 경영진이 직접 기획해서 언론에 제보한 것이 아니라도, 최소한 미리 알고 있지 않았느냐는 주장이다. 사실이라면 하나은행 경영진은 최 원장의 낙마에 간접적으로 기여한 셈이 된다.
 
언론 보도를 보면 은행 내부의 핵심 관계자가 아니면 알기 어려운 내용이 포함돼 있다. 특히 금융권에선 이 대목에 주목한다.
 
“최 원장이 L씨를 추천한 근거 자료는 하나은행의 데이터 저장소에 지금도 보관돼 있는데, 당시 지원자 L씨의 채용 서류에는 ‘추천자 최흥식 부사장’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최 원장은 당시 ‘사장’으로 재직 중이었으나 인사팀 직원의 오기로 ‘최흥식 부사장’으로 서류에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도의 구체적인 내용은 핵심 관계자가 아니면 알기 어렵다. 제보자가 직접 지원자 L씨의 채용 서류를 봤거나, 직접 본 사람에게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파악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하나금융지주와 은행 측은 펄쩍 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솔직히 우리가 제일 큰 피해자”라며 “지금 최 원장이 그만둔다고 우리에게 무슨 득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누군가 김정태 회장을 음해해서 연임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은행 내부에 이런 세력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음해 세력설’이다.
 
 하나금융은 오는 23일 주주총회를 열고 김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선 이변이 없다면 김 회장의 연임을 기정사실로 보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최 원장의 낙마 이후 하나금융을 바라보는 금융당국의 시선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현재 문제가 된 사안은 2013년 최 원장이 하나금융 사장 시절에 벌어진 일인데, 김 회장은 당시에도 회장이었다. 
 
청와대는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원론적인 수준 외에는 언급을 피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금감원장 사임은) 인사혁신처에서 공식 보고하면, 대통령께서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의중까지는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 외경

금융감독원 외경

금감원은 내부적으로 부글부글하는 분위기다. 최 원장의 사임 계기가 된 2013년 하나은행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해 곧바로 특별검사에 착수했다. 최성일 전략감독담당 부원장보가 단장을 맡은 특별검사는 다음 달 2일까지 이뤄진다. 
 
검사 대상은 채용 비리 의혹이 불거진 2013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다. 필요하면 조사 기간과 대상은 얼마든지 연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은 보도자료에서 “검사 후 최종 결과만을 감사에게 보고함으로써 독립성 및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며 “채용과 관련한 비위행위가 발견되면 관련 자료 일체를 검찰에 이첩하여 검찰 수사에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 착수 단계부터 ‘검찰 수사’를 언급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이런 보도자료는 처음 봤다”고 말했다. 그는 “통상적으로 검사 착수 단계에선 잘 밝히지 않고, 어쩌다 밝혀지더라도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였다”며 “이번 보도자료는 내부적으로 이번 사태를 얼마나 엄중하게 보는 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주정완 기자 jw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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