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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주총 시즌 화두는 '주주가치 제고'…KT&GㆍKB금융은 치열한 표싸움 예고

주총시즌이 하이라이트로 접어들고 있다. 현대차ㆍLG그룹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의 주주총회가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열린다. 이사진 선임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KT&GㆍKB금융지주 등은 주총에서 주주 간 치열한 표 대결을 예고했다.
 
가장 큰 관심을 끄는 기업은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다. 23일 열릴 주총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나서 향후 경영 방향과 지배구조 개편 등 굵직한 사안을 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5일 석방된 이후 현재까지 외부 노출을 삼가고 있다. 하지만 첫 공식 행보로 예상됐던 평창 겨울올림픽은 물론 지난달 열린 이사회, 화성공장 기공식 등에 불참한 만큼 이번에도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외국인과 여성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50대1 액면분할 등의 주주 친화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다. 액면분할 건이 통과되면 신주권은 오는 5월16일 상장된다.  
 
주요 대기업의 올해 주총시즌 주요 화두는 주주 친화정책 강화다. 지배구조를 선진화하고,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자리 잡게 하는 등의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통해 기업가치와 주주권익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올해 주총시즌 기업별 주요 안건 [자료: 각 사]

올해 주총시즌 기업별 주요 안건 [자료: 각 사]

 
주요 계열사들이 16일 주총을 개최하는 현대차그룹은 주주들로부터 주주권익 보호 담당 사외이사 후보를 직접 추천받아 선임하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SK그룹은 주주가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도 전자적인 수단을 이용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전자투표제’를 시행한다. 주주가 의결권을 보다 쉽게 행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SKㆍ한화ㆍCJㆍLS그룹 등은 주요 계열사의 주총을 분산 개최한다. 주주총회 날짜를 겹치지 않도록 해 주주들의 참여율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낙하산 인사 등 외압을 막을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KT)하고, 경영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조직을 신설(대림산업ㆍ현대백화점)하며, 중간배당제를 도입(SKC)하는 안건 등도 주총에 올라왔다.  
 
한 대기업 고위 임원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 불공정 내부 거래 해소 등을 요구하는 정부의 압박이 거세진 데다,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가 시행되고, 섀도보팅의 폐지로 의결 정족수 채우기가 쉽지 않은 점도 주총 분위기를 바꾸는 데 영향을 미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대표이사 자리 등을 놓고 벌이는 피 말리는 '표 대결'도 이번 주총시즌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KT&G는 오는 16일 정기 주총에 상정된 백복인 KT&G 사장 연임 안건을 놓고 ‘큰손’ 주주들이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KT&G의 주요 외국인 투자기관은 2015년 취임한 이후 탁월한 경영 성과를 올린 백 사장의 연임을 밀고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지분 9.09%)에 이은 2대 주주(지분 6.93%)인 기업은행은 연임에 반기를 들고 있다.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분식회계 의혹으로 검찰에 고발된 점이 반대 이유다. KT&G 노조는 “정부가 지분 51.8%를 보유한 기업은행을 통해 KT&G 경영 개입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국제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백 사장 연임 안건에 찬성을 권고하고,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ㆍ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반대 의견을 내는 등 의결권 자문기관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23일 주총을 여는 KB금융지주는 노사 간 표 대결이 불가피하다. 이 회사 이사회는 노조가 제안한 정관변경(정관계 인사의 이사 선임 제한 등)과 사외이사(권순원 숙명여대 교수) 등 3개 안건에 반대 의견을 밝혔다. 이사회와 노조는 모두 주주들로부터 의결권 위임을 받아 표 대결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경영권 분쟁 조짐이 일고 있는 한국가구, 기관투자자로부터 배당금을 크게 늘리라는 주주제안을 받은 삼천리ㆍKISCO홀딩스, 소액주주들로부터 감사위원 선임과 액면분할ㆍ배당확대 등을 요구받은 BYCㆍ아트라스BX 등도 표 싸움이 예상된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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