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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조윤선···朴·李정부 인사 줄줄이 '특활비' 재판

박근혜·이명박 정부 '정조준'…특활비 재판 줄줄이 시작  
 
조윤선 전 정무수석이 1월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중앙포토]

조윤선 전 정무수석이 1월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중앙포토]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를 전용해 뇌물로 수수한 혐의를 받는 박근혜, 이명박 정부 인사들에 대한 재판이 13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 정계선)은 이날 박근혜 정부 시절 정무수석을 지낸 조윤선(52), 현기환(59) 전 수석과, 김재원(54) 자유한국당 의원이 연루된 특활비 수수 의혹 사건의 첫 재판을 열었다. 조 전 수석과 현 전 수석은 이병기(71) 국정원장 시절 국정원으로부터 각각 4500만원, 5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김 의원은 현 전 수석과 함께 2016년 4ㆍ13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국정원 자금으로 여론조사 대금을 지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친박계 후보들의 당선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불법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조사 업체에 비용을 지급하지 않다가 뒤늦게 국정원에게서 받은 5억원으로 밀린 비용을 갚았다는 게 검찰 기소 내용이다.
 
조 전 수석 측 변호인은 이날 법정에서 ”특활비 부분은 뇌물죄 성립에 대해 법리적으로 다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현 전 수석은 혐의를 부인했고, 김 의원은 “변호사를 선임한 뒤 다음 기일에 의견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서울 국가정보원 건물 앞 [중앙포토]

서울 국가정보원 건물 앞 [중앙포토]

특활비 수수 의혹은 검찰이 박근혜 정부 시절 벌어진 국정농단 사건의 국면을 ‘특활비 뇌물 구도’로 확대한 변곡점이었다.
 
기밀 유지가 필수인 각종 활동에 사용되는 국정원 특활비는 다른 정부 예산과 달리 용처를 정확히 남기지 않아도 돼 ‘검은 돈’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국정원의 특활비 예산 규모는 2017년을 기준으로 4930억8400만원에 달한다. 이 특활비를 지난 두 정부 청와대에서 상납받아 유용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주요 인사는 물론 현직 국회의원, 당시 국정원장들이 ‘특활비 소용돌이’에 휘말린 상태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특활비 수십억 원을 상납받은 혐의로 구속된 이재만(왼쪽),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 [중앙포토]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특활비 수십억 원을 상납받은 혐의로 구속된 이재만(왼쪽),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 [중앙포토]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뒤 번번이 수사의 칼날을 피해갔던 안봉근(52)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과 이재만(52) 전 총무비서관이 구속된 계기도 특활비 수수 의혹이었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에게 특활비를 전달하고 일부는 본인들이 직접 사용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14일에는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경환(63) 자유한국당 의원의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이 열린다. 최 의원은 2015년 국정원 예산안 편성 당시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특활비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런 특활비를 대준 혐의로 기소된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장 ‘3인방’ 남재준(74), 이병호(78), 이병기 전 국정원장에 대한 재판도 15일 중앙지법 형사32부(부장 성창호)의 심리로 진행된다.
 
국정농단 사건과 마찬가지로 특활비 의혹 역시 정점엔 박근혜(66) 전 대통령이 자리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재임 기간 국정원으로부터 약 35억원의 특활비를 상납받아 기(氣) 치료, 주사비용으로 쓰거나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의 휴가ㆍ명절비 등으로 지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활비 재판은 16일부터 시작되는데 검찰은 이 재판과 별도로 진행 중인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지난 2월 27일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왼쪽)과 김진모 전 민정2비서관. [중앙포토]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왼쪽)과 김진모 전 민정2비서관. [중앙포토]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서 일했던 인사들도 ‘특활비 유탄’을 맞고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김진모(52)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은 이명박 정부 시절 불거진 민간인 불법사찰과 관련된 폭로를 입막음하기 위해 국정원 자금 5000만원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때 이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렸던 김백준(78)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은 2008년과 2010년 각각 2억원씩 총 4억원의 특활비를 뇌물로 받은 혐의가 있다. 이들은 이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되는 14일 첫 재판을 받는다.
 
검찰은 당시 이명박 정부 청와대로 흘러간 특활비 규모가 약 17억5000만원인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사람 외에도 장다사로(61)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박재완(64) 전 청와대 정무수석, 김희중(50) 전 청와대 부속실장 등이 각각 특활비를 상납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검찰은 이같은 특활비 상납이 이 전 대통령의 지시로 이뤄졌고, 이 중 일부가 이 전 대통령에게 흘러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에선 특활비 수사의 칼날이 조만간 이 전 대통령을 겨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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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