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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화성-14형과 15형 발사 지점에 기념비 건설

지난해 11월 29일 북한은 화성-15형 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지난해 11월 29일 북한은 화성-15형 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북한은 체제 선전을 위해 대형 조형물을 많이 만들었다. 그 노하우가 상당해 다른 나라로 수출도 한다. 북한의 만수대창작사는 아프리카 세네갈에 50m짜리 동상을 팔아 2700만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이기도 했다.
 
북한의 만수대창작사가 만든 세네갈의 '아프리카 르네상스 기념상'. [중앙포토]

북한의 만수대창작사가 만든 세네갈의 '아프리카 르네상스 기념상'. [중앙포토]

 
그런데 북한이 이번엔 좀 색다른 체제 선전 조형물을 세우려는 듯하다. 바로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성공 기념비다.
 
미국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비확산센터의 데이브 슈멀러 연구원은 지난 10일(현지시간) 핵ㆍ미사일 전문가들의 온라인 매체인 암스콘트럴웡크(Arms Control Wonk) 기고문에서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인 화성-14형과 화성-15형 발사 지점에 기념비를 건설했거나 건설 중이라고 밝혔다. 

 
슈멀러 연구원은 지난달 10~17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 지점의 상업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근처에서 공사가 한창인 사실을 발견했다. 슈멀러는 기고문에서 “처음엔 내가 착각한 게 아닌가 싶었다”고 썼다. 이어 “공사는 미사일 발사 이외 용도로 시작했다는 것을 깨달았고, 미사일 발사 성공 기념비로 판단했다”고 적었다.
 
지난 11일 상업 인공위성이 촬영한 화성-15형 발사 지점. 기념비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사진 플래닛랩스ㆍ데이브 슈멀러]

지난 11일 상업 인공위성이 촬영한 화성-15형 발사 지점. 기념비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사진 플래닛랩스ㆍ데이브 슈멀러]

 
북한은 지난해 11월 29일 오전 3시 18분 평양 북부 지역의 평남 평성에서 화성-15형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정점고도 4475㎞, 사거리 950㎞를 53분간 비행했다고 북한의 관영매체들이 일제히 밝혔다. 발사 지점은 대형 트럭 등 자동차를 생산하는 ‘3월16일 공장’의 근처였다. 공장 북동쪽으로 4㎞ 떨어진 곳이다. 좌표상으론 북위 39.316320°, 동경 125.882683° 이었다.
 
김정일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발사에 앞서 3월16일 공장을 방문했다. 이 공장에서 화성-15형 이동형 미사일 발사대(TEL)를 생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화성-15형 시험발사 성공을 지켜 본 김정은이 “오늘 비로소 국가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켓 강국 위업이 실현됐다고 긍지 높이 선포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화성-15형 시험발사 성공 이후 개발에 참가한 과학자와 기술자들을 평양으로 불러 대규모 음악회를 열고 기념 우표도 발행했다. 그러나 미사일 발사 성공 기념비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슈멀러 연구원이 설명했다.
 
화성-14형 발사지점에도 기념비 건설
 
슈멀러는 북한이 또 다른 장거리 미사일인 화성-14형 발사 성공 기념비도 세웠는지 궁금해했다. 그래서 지난해 7월 4일 이 미사일을 처음으로 쏜 발사 지점을 살펴봤다. 당시 발사 지점은 평북 구성의 방현 비행장에서 6.8㎞ 남동쪽(북위 39.872153°, 동경 125.269192°)이었다.
 
지난해 10월 30일 상업 인공위성이 촬영한 화성-14형 발사지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지점과 발사 지점에 각각 기념비가 세워졌다. [사진 디지털글로브ㆍ데이브 슈멀러]

지난해 10월 30일 상업 인공위성이 촬영한 화성-14형 발사지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참관한 지점과 발사 지점에 각각 기념비가 세워졌다. [사진 디지털글로브ㆍ데이브 슈멀러]

 
그런데 해당 지역의 상업 인공위성 사진에서 두 개의 건축물이 발견됐다. 슈멀러 연구원에 따르면 하나는 김정은이 발사 현장을 참관한 곳에 세운 기념비, 다른 하나는 발사 지점에 지은 미사일 시험발사 성공 기념비로 보인다.
 
북한은 국가적으로 화성-14형과 15형 시험발사 성공을 기념하려는 의도를 가진 듯하다. 그만큼 북한에서 장거리 미사일은 국가적 사업이라는 게 슈멀러 연구원의 분석이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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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