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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회담 앞두고 미국의 인권 문제 선긋기 나선 북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3일 국제사회의 대북 인권문제 제기에 대해 "제국주의자들의 내정간섭과 침략의 주된 목표는 반제자주적인 나라들"이라며 "(인권문제 제기는) 내정간섭과 무력침공의 구실을 만들자는데 목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날 ‘제국주의의 인권소동을 짓부셔야 한다’는 논평에서 "오늘의 세계에서 가장 엄중한 인권유린 행위는 주권 국가들을 반대하는 침략과 전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2000년 10월 미국을 방문한 조명록 북한 국방위 제1부위원장(가운데)이 윌리엄 페리 전 대북정책조정관(오른쪽)의 안내를 받아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을 나서고 있다 [중앙포토]

2000년 10월 미국을 방문한 조명록 북한 국방위 제1부위원장(가운데)이 윌리엄 페리 전 대북정책조정관(오른쪽)의 안내를 받아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을 나서고 있다 [중앙포토]

 
 노동신문은 "저들의 한심한 인권실태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반제자주적인 나라들에는 심각한 인권문제가 존재하는 것처럼 사실을 날조하고 외곡(왜곡)한다"며 "인권 피고로 몰아대는 제국주의자들의 이중 기준 역시 나라들 사이에 대립과 분쟁을 조장시킨다"고 밝혔다. 노동신문이 제국주의자, 반제자주적인 나라라는 표현을 썼지만, 이는 미국과 북한을 염두에 두고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관영 노동신문이 13일 국제사회의 대북 인권문제 제기에 대해 반발하는 논평을 실었다. [사진 노동신문]

북한 관영 노동신문이 13일 국제사회의 대북 인권문제 제기에 대해 반발하는 논평을 실었다. [사진 노동신문]

 특히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인권문제와 관련해 입장을 밝힌 건 미국의 대북 인권 문제 제기를 예상하고 견제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지난 5일 방북한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단에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밝히면서 북ㆍ미 사이에 대화의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측이 인권문제를 얹을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북한은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직후 북·미 관계 개선에 총력을 집중했는데 당시에도 인권문제로 인해 좌절된 경험이 있다고 한다. 당시 북미 협상 과정을 잘 알고 있는 전직 고위당국자는 "2000년 10월 조명록 국방위 제1부위원장(총정치국장)이 미국을 방문해 공동코뮤니케를 작성했다"며 "북한과 미국이 적대정책 해소의 일환으로 평양과 워싱턴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상당히 적극적으로 임했는데 미국 의회에서 '인권에 문제가 있는 나라(북한)와 관계를 개선하는 게 적절치 않다'며 브레이크를 걸어 중단됐다"며 "북한엔 뼈아픈 경험이었다. 이를 염두에 두고 이번 정상회담에선 비핵화 문제에 집중하면서 자신들의 의도대로 회담을 이끌고자 하는 일종의 포석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동신문은 이날 "사회주의 법무 생활 강화하는 것은 혁명의 승리적 전진을 위한 중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하는 등 남북, 북ㆍ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체제단속을 강화하는 움직임도 보였다. 사회주의 법무 생활은 "모든 사회성원들이 국가가 제정한 법규범과 규정의 요구대로 일하고 생활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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