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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러 스파이 공격 물질, VX보다 치명적인 '노비촉'

  전 러시아 스파이 부녀를 공격한 독극물은 40여 년 전 러시아에서 개발한 강력한 독성의 신경작용제인 것으로 확인됐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러시아 정부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믿을 만한 답변이 없다면 조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영국 BBC와 가디언 등 외신은 영국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 전 러시아 스파이 부녀 공격에 사용된 신경작용제는 러시아에서 군사용으로 개발한 노비촉(Novichok)으로 밝혀졌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노비촉은 생화학 무기 중에서도 독성이 가장 강한 물질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김정남 암살에 쓰인 신경작용제 VX보다 독성이 최대 8배가량 강하다는 보고도 있다.  
 
 BBC는 “러시아가 1970~80년대 폴리안트(Foliant) 프로그램을 통해 비밀리에 개발한 것”이라며 “노비촉 A230으로 불리는 물질은 VX보다 5~8배 독성이 강하다. 단 몇 분 만에 사람을 죽일 수 있다”고 전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EPA=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EPA=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와 관련해 이날 의회에 출석해 러시아를 배후로 지목했다. 메이 총리는 “13일(현지시간)까지 믿을 만한 대답이 없다면 영국은 러시아가 ‘불법적인 폭력을 사용한(unlawful use of force)’ 것으로 결론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정부는 런던 주재 러시아 대사를 불러 신경작용제가 발견된 데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메이 총리는 “러시아는 이전에도 신경작용제를 생산해왔고, 여전히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러시아가 직접 사용했거나 러시아 정부가 관리에 실패해 치명적인 신경작용제를 다른 사람 손에 들어가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로부터 적절한 설명이 없다면 하원에서 대응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도 했다. 
 
영국의 동맹국들도 이번 사건을 비판하고 나섰다. 미국 백악관은 영국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이번 공격은 무모하고 무차별적이고 무책임했다”고 지적했다.
 
전 러시아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의 자택. [BBC 캡처]

전 러시아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의 자택. [BBC 캡처]

 러시아는 ‘반 러시아’ 행위라며 즉각 반발했다. 마리아 자카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영국 의회의 서커스 쇼”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는 “결론은 명백하다”며 “도발에 근거한 정치적 캠페인”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언론도 가세했다. 뉴스쇼 ‘베스티 네델리’ 진행자 드미트리 키셀료프는 전 러시아 스파이 부녀가 올해 러시아가 주최하는 월드컵의 국제적 ‘보이콧’의 구실로 희생됐을 수 있다면서 영국이 스파이 사건을 음모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완벽한 특수 작전”이라고 꼬집었다.  
세르게이 스크리팔(오른쪽)과 그의 딸. [텔레그래프 캡처]

세르게이 스크리팔(오른쪽)과 그의 딸. [텔레그래프 캡처]

 앞서 지난 4일 전 러시아 정보 요원 세르게이 스크리팔(66)과 그의 딸 율리아 스크리팔(33)은 영국 솔즈베리 쇼핑몰 벤치에서 알 수 없는 물질에 노출돼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고 여전히 위중한 상태다. 스크리팔 부녀와 현장에 출동한 경사 등 이번 사건으로 모두 21명이 피해를 입어 치료를 받았다. 이중 닉 베일리(38) 경사만 현재까지 병원에 입원해 있다. 
 
 한편 사건 현장 인근 스크리팔 부녀가 들렀던 술집과 레스토랑 등에서도 신경작용제의 흔적이 발견됨에 따라 영국 당국은 500명의 관계자에게 당시 입었던 옷과 소지품을 소독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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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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