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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일본 점포 26만곳 암호화폐 받는다

지난달 22일, 일본 도쿄 시부야에 위치한 코인체크 본사 앞. 오가는 사람 하나 없었다. 한 달 전, 580억 엔 상당의 암호화폐를 도난당해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던 모습과는 달랐다. 건물 입구에는 ‘보도 관련 연락처’에 관한 안내문만 붙어 있다.
 
그리고 지난 8일, 일본 금융청은 거래소 2곳에 대한 영업정지 1개월과 함께 코인체크에 2차 업무 개선 명령을 내렸다. 이용자 보호나 자금 세탁 방지 대책 등이 불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일본 언론은 “이용자 보호를 우선하는 금융 당국의 강력한 법 집행”이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일본 금융청 관계자는 “지난해 4월 암호화폐 관련 자금결제법을 개정한 건 자금 세탁 방지와 소비자 보호라는 규제 울타리를 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불법을 적발하면 엄격하게 처벌한다. 대신 암호화폐와 관련한 기업의 적법 활동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시장에서 경쟁을 통해 산업 발전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법이 정비되니 일본에서 암호화폐 결제가 가능한 상점은 26만여 곳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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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라증권은 암호화폐 관련 산업 활성화를 통해 올해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이 0.3%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스위스는 암호화폐를 이용한 자금 모집, 이른바 ICO(Initial Coin Offering)에 적극적이다. ICO 업체들을 위한 생태계인 크립토밸리가 작은 소도시 추크에 조성됐다. 에스토니아는 세계 최초의 전자주민증 ‘이레지던스’를 도입했다. 이레지던스를 통해 국적을 불문하고 암호화폐 관련 창업자를 유치해 경제 성장을 도모한다는 태도다.
 
국내에서는 실명 거래와 자금 세탁 방지 의무를 강화했다. 이 결과 암호화폐 시장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암호화폐에 대한 정의조차 내리지 못했다. 당연히 산업진흥책은 엄두도 낼 수 없다.
 
‘암호화폐=유사수신 또는 투기’라는 부정적 인식만 강하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의 미래를 보고 창업한 벤처기업 등은 쪼그라들기만 한다. 비트코인을 활용해 해외 소액 송금업에 뛰어든 업체들은 개점휴업 상태다. 정부 차원의 태스크포스(TF)가 구성됐지만 그간 내놓은 대책은 투기 방지에 집중됐다. 1월 금융위원회 주도로 도입한 자금 세탁 방지 가이드라인이 그렇다. 거래소에서 해킹 사고가 나면 일본처럼 금융 당국이 거래소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 투자자는 방치된다. 암호화폐 비즈니스를 부가가치가 큰 산업으로 끌고 갈 청사진은 안 보인다.
 
시장에선 지금이야말로 진지하게 생산적 규제를 논의할 때라는 말이 나온다. 규제의 다른 말은 제도화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암호화폐 정의와 법을 정비해 투기라는 부작용을 막고 관련 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고란 기자, 추크·탈린=장원석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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