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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차 가해, 공작설 … 미투 피해자를 두번 울리지 말라

‘미투(#MeToo)’ 운동 확산 속에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가 줄을 잇고 있다. 피해자들에 대한 악의적인 신상털기와 허위 정보 유포에 ‘미투 음모론’까지 가세하고 있다.
 
최근 한 현직 법조인은 7년 전 정봉주 전 의원의 성희롱 의혹을 폭로한 여성에 대해 “7년 전 일을 장소와 시간별로 막 나눴던 대화처럼 기억하고 있다. 이런 천재는 흔치 않다”는 비아냥조의 트윗을 올려 논란을 낳았다. 이에 네티즌들은 자신의 성폭력 피해 경험을 털어놓으며 “나는 천재”라는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의혹을 폭로한 전 정무비서 김지은씨도 12일 자필 편지를 통해 2차 가해의 자제를 촉구했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를 통해 공개한 편지에서 김씨는 “저는 평범한 사람이다. 저를 비롯한 저희 가족은 어느 특정 세력에 속해 있지 않다. 더 이상 악의적인 거짓 이야기가 유포되지 않게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김씨는 또 “(폭로) 이후 저는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숨죽여 지내고 있다. 신변에 대한 보복도 두렵고, 온라인을 통해 가해지는 무분별한 공격에 노출돼 있다”며 “저에 대해 만들어지는 거짓 이야기들(…) 누구에 의해 만들어지고, 누가 그런 이야기들을 하는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누구보다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한편 진보 성향의 시사평론가 김어준씨는 거듭 ‘미투 음모론’을 펴 비판을 받았다. 김씨는 11일에도 “안희정에 이어 봉도사(정봉주 전 의원)까지… 이명박 각하가 (관심에서) 사라지고 있다”며 ‘미투 기획설’을 반복했다. 권김현영 성공회대 외래교수는 “진보 진영에서 성폭력 피해 고발이 더 많이 나오는 이유는 진보 진영에 더 많은 페미니스트 여성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미투 운동에 공작설을 제기한다는 것 자체가 진보 남성들 스스로가 강간문화를 반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김철근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특정 진영, 특정 세력만을 지목해 누군가 미투 운동을 조종하는 것이 가능해 보이는가?”라며 “피해자들과 국민들께 사과하고 방송에서 즉시 떠나라”고 말했다.
 
‘미투 기획설’ 등 2차 가해는 자신의 전 생애를 걸고 대중 앞에 과거의 고통을 힘겹게 드러낸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행위다. 아니, 지금 전 세계적으로 불붙고 있는 ‘미투’ 흐름 속에서 정치적 목적을 위해 거짓 성폭력 피해를 연출한다는 발상 자체가 여성을 정치 도구화하는 후진적 정치의식을 토로하는 일이다. 김어준씨 등이 소속된 ‘나꼼수’ 멤버들은 과거 팟캐스트에서도 여성비하적 발언과 태도로 수차례 비판받은 바 있다.
 
“한국 여성 90% 이상이 성희롱, 성추행 경험이 있다.” 배우 김여진씨의 말처럼 그간 은폐돼 온 구조적 권력형 성폭력 피해들이 일시에 터져나오는 것이 지금 ‘미투’의 본질이다. 미투 피해자를 두 번 울리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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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