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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의 호수’ 변신한 세미원 … 몽골 가기 전 269마리 휴식

12일 오전 11시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용담리 팔당호 옆에 있는 꽃과 물의 정원 ‘세미원’. 200여 마리의 백조(큰고니)가 유유히 헤엄치며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틈틈이 물구나무서기를 하듯 머리를 물속에 넣는다. 하늘로 솟아오르기도 했다.
 
김금옥 세미원 사무국장은 “낙동강 을숙도 등지에서 겨울을 나는 백조 떼가 팔당호 세미원에 집단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한 달 전 큰고니가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일주일 전부터는 떼로 날아와 머물고 있어 신기할 뿐”이라고 했다.
 
이날 세미원을 찾은 윤무부 경희대 (조류학) 명예교수는 “세미원에 머무는 큰고니들은 몽골 습지에서 우리나라까지 2600㎞를 날아왔다”며 “국내에서 월동 후 서식지이자 번식지인 몽골로 돌아가는 중간 경유지로 먹이가 풍부하고 넓은 팔당호 세미원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용담리 팔당호 옆에 있는 꽃과 물의 정원 ‘세미원’이 ‘백조의 호수’로 변했다. 남부 지방에서 월동한 뒤 몽골로 돌아가던 큰고니 200여 마리가 한 달 전부터 머물며 체력을 보충하고 있다. [사진 윤무부 경희대 명예교수]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용담리 팔당호 옆에 있는 꽃과 물의 정원 ‘세미원’이 ‘백조의 호수’로 변했다. 남부 지방에서 월동한 뒤 몽골로 돌아가던 큰고니 200여 마리가 한 달 전부터 머물며 체력을 보충하고 있다. [사진 윤무부 경희대 명예교수]

윤 교수는 “현재 세미원 일대에는 269마리의 큰고니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큰고니 떼가 올해 집단으로 머무는 것을 보면 내년부터 더 많은 큰고니 떼가 봄철에 서식지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세미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큰고니는 오릿과에 속하는 물새로 겨울에 우리나라를 찾는 철새다. “고니~ 고니~” 하는 소리를 낸다고 해서 큰고니라는 이름이 붙기도 했지만 ‘백조’로 더 알려져 있다. 1968년 천연기념물(제201-2호), 2012년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호수와 늪, 하천, 해안 등에서 무리를 이루며 지낸다. 월동지에서는 수생식물의 뿌리와 줄기 등 식물성 먹이를 주로 먹는다. 밭에서 보리 종자를 먹거나 물이 차 있는 논에서 떨어진 볍씨를 먹기도 한다. 현재 세미원에 머무는 큰고니 떼는 일대에 자라는 달짝지근한 맛의 갈대 및 연꽃 뿌리와 새순을 먹이로 삼고 있다. 팔당호 세미원은 20만㎡ 크기로 큰고니의 먹이가 되는 각종 수생 식물이 풍부하다.
 
윤 교수는 “이번에 세미원 일대를 찾아온 큰고니 떼에는 통상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야 할 새끼의 수가 3분의 1가량밖에 발견되지 않아,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멸종위기에 처한 큰고니의 생태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큰고니를 잘 보존하면서 생태학습 및 생태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경우 관광자원을 개발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세미원에 머무는 큰고니 떼는 앞으로 일주일~열흘 정도 후에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지의 서식지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금옥 사무국장은 “세미원 일대에는 큰고니 외에도 청둥오리·쇠기러기·쇠물닭·흰뺨검둥오리 등 많은 조류가 서식한다”며 “앞으로 세미원에 서식하는 조류를 정밀 모니터링하고, 조류서식 실태에 관한 교양 강좌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교 양평군수는 “팔당호 세미원의 귀한 손님인 큰고니 떼의 서식환경을 잘 보호한 뒤, 큰고니 떼를 양평 팔당호와 수도권 지역을 대표하는 생태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양평=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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