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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1000원에 네 곡 ‘나가수’, SNS 팬과 공감 무대

나도 뮤지션
단돈 1000원에 노래방을 즐기고, 홀로 노래하는 모습을 1000명이 보고, 흥얼거리기만 해도 악보가 만들어지고…. 
음악 콘텐트가 다양해지며 진화를 거듭한다. 대중이 음악을 더 적극적으로 즐기고 더 나아가 스스로 음악을 만드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음악 창작은 전문가의 영역이란 틀도 깨졌다.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만들어낸다. 그간 멀게만 보인 음악의 세계에 대중이 빠져들었다.
 
 
한 곡당 250원인 코인노래방 이 젊은 층에서 인기다. 황진 현(왼쪽)?성밝음씨가 서울 신 촌의 코인노래방에서 노래하 고 있다.

한 곡당 250원인 코인노래방 이 젊은 층에서 인기다. 황진 현(왼쪽)?성밝음씨가 서울 신 촌의 코인노래방에서 노래하 고 있다.

1990년대 동전 노래방 모습.

1990년대 동전 노래방 모습.

# 취업준비생 성밝음(25·서울 마곡동)씨는 서울 신촌에서 스터디 모임이 끝나면 코인노래방에 간다. 3000원을 내고 12곡을 혼자 부른다. 성씨는 코인노래방에서 열창하는 자신의 모습을 스마트폰 동영상으로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데, 조회수가 1000회를 넘길 때가 많다. 직장인 황진현(27·서울 연희동)씨의 별명은 ‘코귀’(코인노래방 귀신)다. 퇴근길에 매일같이 들르는 코인노래방에서 가수 이적의 ‘빨래’를 완창하면 하루의 스트레스가 말끔히 씻긴다고. 그는 코인노래방을 못 가는 날엔 유튜브에서 MR(Music Record·목소리 없는 반주)곡을 검색해 틀고 집에서 홀로 노래를 부른다.
 
 
미러볼 달린 블루투스 마이크 인기
블루투스 마이크.

블루투스 마이크.

 
음악이 대중에게 한걸음 더 다가왔다. 서울 신촌·건대·대학로 등 대학가를 중심으로 코인노래방이 빠른 속도로 생겨나고 있다. 일반적인 시간제 노래방은 같이 갈 친구를 찾아야 하거나 여러 사람 앞에서 자신의 노래 실력이 들통난다는 점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 늘면서다. 코인노래방은 대부분 한두 명이 이용한다. 건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하지현 교수는 “내가 좋아하거나 잘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친구들과 다를 수 있다”며 “노래 부르는 것을 사회적 활동으로 본다면 마치 골프장(일반 노래방)에 가기 전 골프연습장(코인노래방)에 가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코인노래방의 이용요금은 1~2인실을 기준으로 500원에 2곡 또는 1000원에 3~4곡 수준이다. 노래방 기기에 동전을 넣거나 노래방 입구에서 미리 계산하면 금액만큼 노래를 부를 수 있다. 한 곡만 부르고 나와도 된다. 1만원 이상 돈을 내야 하는 시간제 노래방보다 비용 부담이 적다. 주머니가 얇은 10~20대 사이에서 코인노래방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혼코노’란 말도 등장했다. ‘혼자 코인노래방을 간다’는 뜻이다.
 
사실 코인노래방의 시초는 1991년 부산 로얄오락실에 마련된 ‘동전노래방’이다. 500원에 한 곡을 부를 수 있었다. 당시 서민은 비싼 가라오케보다 저렴하게 노래를 부르기 위해 동전노래방을 찾기 시작했다. 이후 동전노래방은 요즘의 시간제 노래방으로 자리 잡으면서 한동안 자취를 감췄다. 그러다 최근 혼자 있고, 혼자 즐기고 싶어 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단지 저렴해서 찾던 동전노래방이 혼자만의 노래 공간인 코인노래방으로 부활한 것이다.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1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혼자 음악을 즐기는 문화도 덩달아 확산되고 있다”며 “특히 최근 ‘미투’ 열풍이 불면서 노래방에서의 단체회식이 줄고 코인노래방에서 오롯이 자신만의 노래를 즐기는 트렌드가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지난 4일 JTBC ‘효리네 민박2’에선 집주인 이효리씨가 ‘이것’을 들고 기상송을 부르며 손님을 깨웠다. 바로 블루투스 마이크다. 실제로 이 제품은 올 들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미러볼이 달린 블루투스 마이크도 인기몰이 중이다. 무겁고 비싼 앰프 필요 없이 애플리케이션만 연동하면 언제 어디서든 마이크 효과를 낼 수 있다. 위메프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3월 4일 블루투스 마이크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33.09%나 증가했다.
 
대중도 음악에 더 다가갔다. 20세기엔 라디오·TV에서 내보내는 노래를 대중이 일방적으로 들었다면 21세기엔 음원 사이트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노래를 선택해 듣는다. 최근엔 이에 더해 대중이 음악을 쉽게 만들 수 있는 콘텐트가 다양하게 개발됐다. 음악을 더 적극적으로 즐기는 준전문가가 많아진 배경이다.
 
지난 2일 오승익 씨가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의 턴테이블에 서 디제잉 체험을 하고 있다.

지난 2일 오승익 씨가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의 턴테이블에 서 디제잉 체험을 하고 있다.

 
# 오승익(27·서울 종암동)씨는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만큼은 남다르다. 중학교 때부터 전기기타를 익혔고 대학 시절엔 자신이 만든 곡으로 ‘유재하 가요제’에 출전했다. 그는 얼마 전 SNS의 유료 동영상 서비스에 가입했다. 전기기타 연주 동영상을 중간 광고 없이 보고 스마트폰 화면을 끄거나 다른 앱을 작동시켜도 백그라운드(배경음악) 재생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든 독학
 
이처럼 SNS상의 동영상 서비스는 악기를 배우거나 음악을 좀 더 깊이 있게 배우려는 사람에게 인기다. 동영상을 통해 MR에 맞춰 언제 어디서든 노래할 수 있다. 또 프로 연주가의 연주 실력을 보며 악기를 독학하는 사람도 늘었다. 국내의 이 같은 반응에 유튜브는 2016년 12월 프리미엄 유료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 레드’와 음악 동영상 앱 ‘유튜브 뮤직’을 출시했다.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이자 아시아에선 최초로 선보인 것이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원하는 악기를 얼추 연주할 수 있다. 기타·피아노·색소폰·아코디언 등 셀 수 없이 많은 악기가 전용 앱으로 나와 있다. 악상이 떠오르지만 악보를 그리지 못해도 걱정할 필요 없다. 허밍만으로도 악보를 그려주는 앱도 있기 때문. 이처럼 음악 콘텐트가 대중과 가까워진 이유는 뭘까.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음악을 잘 아는 ‘엘리트(전문가)’만 음악을 누렸던 과거의 ‘문화 엘리티즘’에서 이제는 문턱이 낮아져 누구나 쉽게 참여하고 즐기는 ‘프리스타일’로 음악 콘텐트가 변신을 거듭한다”며 “하고 싶은 말을 다 쏟아내는 프리스타일 힙합이 대중에게 각광받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관계기사 2면
 
 
글=정심교 기자(simkyo@joongang.co.kr), 사진=프리랜서 김동하,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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