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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377t 짜리 은진미륵은 어떻게 세웠을까?

 
흔히 얼굴이 큰 사람을 은진미륵에 비유하곤 한다. 그래서인지 은진미륵은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은진미륵(恩津彌勒)은 충남 논산시 은진면 관촉사(灌燭寺)에 있는 거대한 석불이다. 이 은진미륵이 국보가 된다. 1963년 보물(제218호)로 지정된 지 55년 만이다.
문화재청은 은진미륵을 오는 4월께 정식 국보로 지정할 예정이다. 은진미륵은 국보 지정 소식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국내 최대 석불로 일명 은진미륵(恩津彌勒)으로 알려진 충남 논산 관촉사의 석조미륵보살입상(石造彌勒菩薩立像)이 국보로 승격 된다. 관광객들이 석조미륵보살입상 앞에서 불공을 드리고 있다. 은진미륵 앞에는 보물 제 232호 석등이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국내 최대 석불로 일명 은진미륵(恩津彌勒)으로 알려진 충남 논산 관촉사의 석조미륵보살입상(石造彌勒菩薩立像)이 국보로 승격 된다. 관광객들이 석조미륵보살입상 앞에서 불공을 드리고 있다. 은진미륵 앞에는 보물 제 232호 석등이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 10일 관촉사를 찾았다. 논산 시내에서 자동차를 타고 643번 지방도를 따라 10분 정도 가니 도착했다. 관촉사는 해발 100m의 나지막한 반야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다. 관촉사란 이름은 은진미륵 이마의 백호(푸른 빛의 구슬)에서 나는 빛이 밝아 송나라 지안대사가 빛을 따라 찾아와 예배하면서 지어졌다고 한다.
이날 관촉사에는 500여명이 찾았다. 주지인 혜광 스님은 “국보 지정 소식이 알려지면서 관람객이 10%이상 늘었다”며 "은진미륵을 보기 위해 찾는 관람객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관람객 권애훈(58·충남 부여군)씨는 “은진미륵은 역사적 가치로 볼 때 훨씬 더 일찍 국보가 돼야 했다”고 말했다.
 
은진미륵(恩津彌勒)이 있는 충남 논산 관촉사 경내. 프리랜서 김성태

은진미륵(恩津彌勒)이 있는 충남 논산 관촉사 경내. 프리랜서 김성태

은진미륵의 공식 이름은 석조미륵보살입상(石造彌勒菩薩立像)이다. 은진면에 있어 ‘은진미륵’으로 불린다. 화강암으로 만든 불상은 높이가 18.12m(폭 9.9m)로 국내에서 가장 크다. 은진 미륵은 몸통·팔 등 7개 돌조각으로 만들었다. 전체 무게는 부피와 재질 등을 고려해 계산하면 377t쯤 된다는 게 관촉사측의 설명이다.
미륵보살(彌勒菩薩)은 석가에 이어 미래에 출현하는 부처를 말한다. 한국에서는 미륵신앙이 현세를 구원하는 희망의 신앙으로 수용돼 유행했다.  
논산 관촉사를 찾은 관광객들이 은진미륵(석조미륵보살입상)을 구경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논산 관촉사를 찾은 관광객들이 은진미륵(석조미륵보살입상)을 구경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은진미륵이 세워진 것은 1006년이다. 고려 말 승려 무외(無畏)가 쓴 ‘용화회소(龍華會)’와 조선 시대 인문지리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1530년)', 고려 문인 이색(李穡·1328∼1396)의 ‘목은집(牧隱集)’ 등에 기록이 나온다. 고려 광종(949∼975)의 명에 따라 승려 조각장 혜명(慧命)이 만들기 시작해 37년 만에 완성했다고 한다.   
논산 관촉사 미륵전 모습. 프리랜서 김성태

논산 관촉사 미륵전 모습. 프리랜서 김성태

 
당시는 거중기 같은 장비가 없었는데 어떻게 거대한 불상을 올렸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은진미륵 바로 앞에 있는 미륵전(법당) 벽을 보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미륵전엔 은진미륵 조성 과정을 묘사한 4개의 벽화가 있다. 그림 내용은 이렇다. 혜명스님이 돌덩이를 쌓을 방법을 찾아 고민하고 있을 때 마침 동자 스님들이 냇가에서 놀고 있었다. 동자스님은 돌 하나를 세워놓고 돌 위와 주변을 흙으로 덮은 뒤 다른 돌을 그 위로 끌어올리는 놀이를 했다. 혜명 스님은 이 장면을 보고 “바로 이거다”라며 무릎을 쳤다. 그는 이 놀이에 착안해 흙을 쌓고 불상 조각을 차례로 올리는 방식으로 은진미륵을 세웠다고 한다.
관촉사 미를전에 그려진 벽화. 혜명스님이 은진미륵을 세울때 힌트를 얻은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김방현 기자

관촉사 미를전에 그려진 벽화. 혜명스님이 은진미륵을 세울때 힌트를 얻은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김방현 기자

 
은진미륵은 좌우로 빗은 머릿결 위로 높은 원통형 보관(寶冠·불상의 머리에 얹는 관)을 썼고 두 손으로 청동제 꽃을 들고 있다. 널찍하고 명료한 이목구비는 멀리서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인상적이다.    
관촉사 은진미륵의 하단 모습. 발가락과 옷자락까지 섬세하게 조각돼 있다. 김방현 기자

관촉사 은진미륵의 하단 모습. 발가락과 옷자락까지 섬세하게 조각돼 있다. 김방현 기자

 
은진미륵은 불교가 귀족 중심에서 민중 신앙으로 진화한 선종불교(고려시대)의 대표 불상이다. 통일신라 시대까지 불상은 아름답고 정교하게 다듬어 만든 게 특징이었다. 이후에는 은진미륵처럼 규모가 크면서 투박한 모습을 하고 있다. 불상을 평범한 민중의 모습과 비슷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시대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한다.    
관촉사에 있는 배례석(유형문화재 제 53호). 부처님께 예를 올리던 곳에 놓인 받침들이다. 고려시대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김방현 기자

관촉사에 있는 배례석(유형문화재 제 53호). 부처님께 예를 올리던 곳에 놓인 받침들이다. 고려시대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김방현 기자

관촉사 문화관광해설사 유유철(63)씨는 “은진미륵은 한국의 불교 신앙과 조각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문화유산”이라며 “국보로 지정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관촉사 석등(보물 제232호)도 은진미륵만큼 큰 규모를 자랑한다. 전남 구례 화엄사 각황전 앞 석등 다음으로 크다. 석등 앞엔 4층 석탑이 있고 그 앞에 부처님께 합장하고 예를 갖추는 배례석(고려시대·도지정유형문화재 제53호)이 놓여있다.
정갈한 미가 돋보이는 충남 논산 명재고택. 고택 주변에 장독 수백 개가 줄지어 있다. [중앙포토]

정갈한 미가 돋보이는 충남 논산 명재고택. 고택 주변에 장독 수백 개가 줄지어 있다. [중앙포토]

지난 18일 딸기 주산지인 충남 논산시 한 딸기하우스에서 농민들이 탐스럽게 익은 딸기를 수확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8일 딸기 주산지인 충남 논산시 한 딸기하우스에서 농민들이 탐스럽게 익은 딸기를 수확하고 있다. [뉴스1]

 
관촉사 인근에는 문화유산이 많다. 명재고택, 돈암서원 등이 대표한다. 명재고택(국가민속문화재 190호)은 숙종 때 학자인 윤증(尹拯)의 고택이다. 사랑채와 축대, 샘, 연못, 장독대가 어우러진 고즈넉한 풍경이 멋스럽다. 지금은 후손이 한옥스테이를 한다.
돈암서원은 조선 인조 12년(1634)에 조선 중기 대표적인 예학파 김장생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세워졌다. 오는 4월 4일부터 8일까지 논산천 둔치에서는 딸기축제가 열린다. 은진면을 중심으로 논산은 전국적인 딸기 주산지다.  
 
논산=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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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