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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 간 성폭력 #미투 나와…"우리 사회에 많은 남성 피해자 있어"

[사진 페이스북 페이지 '경북대 대나무숲']

[사진 페이스북 페이지 '경북대 대나무숲']

'미투' (#MeToo) 운동이 확산 중인 가운데 '교실 내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한 20대 남성의 고백이 눈길을 끌고 있다. 

 
10일 페이스북 페이지 '경북대학교 대나무숲'에는 "미투. 교실 내 성폭력. 7년 전 경험담"이라고 시작하는 장문 글이 올라왔다.
 
"올해 24살 되는 남성이다"라고 본인을 소개한 네티즌 A씨는 "2차 가해를 감당할 수 없어 익명으로 고백한다. 누군가를 공개 저격하기 위해 쓰는 글이 아니다"라며 글을 시작했다.
 
그는 "7년 전 교실에서 가해자 네 명에게 약 일 년 동안 지속적인 성적 학대를 당했다"며 "학교에서 '남창'이라고 불렸다. 남들보다 성장이 느려 작은 키와 허약한 몸이 그들에겐 좋은 먹잇감이 된 것 같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그들은 마치 짐승처럼 저를 물고 핥고 빨았다.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지라고 강요하기도 했다. 내 몸 어느 부위도 그들의 손길을 피할 수 없었다"며 "이 일은 한 학우가 선생에게 말한 후 멈추게 됐다"고 주장했다.
 
A씨는 "7년이 지난 후 미투 운동의 물결을 보며 그제야 내가 당한 행위들이 '젠더 폭력'임을 알게 됐다"며 "'젠더 폭력'이라는 단어가 곡해될까 무섭다. 이는 권력의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남성 피해자인 나를 보라"며 "그들(가해자)에게 사냥감이 된 이유는 남성성이 결여돼 있다고 그들이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라며 "마초적이지 못하거나, 신체적으로 취약하거나, 여성스러운 언행이나 취미를 가지거나, 남성문화에 동조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들에게 너무도 쉽게 표적이 된다"고 했다.
 
그는 "서지현 검사로부터 이어진 문학·연극·영화·정치계의 사례들을 보면서 숨쉬기 힘들어 많은 밤을 뜬눈으로 보냈다"며 "나 자신이 너무도 비참하고 혐오스러웠던 나날들을 그녀들 또한 겪었을 것이라 생각하니 견디기 힘들었다"고 했다.
 
A씨는 "미투 운동은 우리에게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언어를 돌려주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그녀(She) 또는 그(He)만을 아닌 우리(We)에게다"라면서 "미투 운동의 목적은 '펜스룰'처럼 남성과 여성 간의 장벽을 만드는 게 아니라 성폭력을 겪은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 정말 많은 남성 피해자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다. 절대 자신을 탓하지 말라. 우리 함께 목소리를 내서 우리를 얽매고 있는 이 억압을 깨트립시다"라고 했다. 
 
이 글은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후 잔잔한 반향을 끌어냈다. A씨는 다시 글을 올리고 "저에게 보내준 많은 지지와 연대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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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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