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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를 범죄자로 둔갑시킨 터키TV 15일 만에 사과…한국과 악연도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을 살인 용의자로 잘못 쓴 터키 쇼TV 방송 화면. [사진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을 살인 용의자로 잘못 쓴 터키 쇼TV 방송 화면. [사진 연합뉴스]

지난달 25일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을 살인 용의자의 모습으로 방송한 터키의 방송사 ‘쇼(show) TV’가 사과 방송을 했다고 외교부가 12일 밝혔다. 사과 방송은 지난 11일 이 방송사의 메인 저녁 뉴스 프로그램인 ‘아나 하베르(Ana Haber)’를 통해 방영됐다. 문제의 뉴스가 전파를 탄 지 15일 만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 뉴스 프로그램의 앵커는 저녁 뉴스 후반부에 “한국과 한국 문재인 대통령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겠습니다. 저희 뉴스에서 실수로 문 대통령의 사진을 사용했습니다. 전혀 의도치 않게 이뤄진 이 실수에 대해 형제의 나라 한국 대통령과 국민께 사과드립니다”라는 사과문을 읽었다. 방송 시간은 약 24초였다. 
 
외교부 당국자는 “방송사 측에서 사장 명의의 공식 사과 서한을 보내오긴 했지만 우리는 방송을 통한 공개 사과 보도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쇼TV는 터키의 억만장자 투르가이 지네르가 설립한 '지네르 미디어 그룹'이 소유한 채널로 드라마ㆍ예능ㆍ보도를 다룬다. 터키 국내 시청률 2~3위를 다투는 인기 채널이며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된다고 한다. 
터키 쇼TV의 인터넷 홈페이지. 문재인 대통령의 얼굴을 살인 용의자 사진으로 잘못 써서 11일 정정 보도를 했다. [인터넷 캡처]

터키 쇼TV의 인터넷 홈페이지. 문재인 대통령의 얼굴을 살인 용의자 사진으로 잘못 써서 11일 정정 보도를 했다. [인터넷 캡처]

지난달 25일 이 방송사가 보도한 내용은 쿠웨이트의 백만장자 부부가 필리핀인 가사도우미를 살해한 뒤 시체를 1년간 자택 냉동고에 은닉했다던 사건이었다. 약 1분 40초간 이어진 이 리포트에서 쿠웨이트 백만장자 부부의 사진으로 등장한 건 문 대통령과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이 지난달 23일 청와대 만찬장에서 악수하는 모습이었다. 이 리포트는 이어 문 대통령의 얼굴 사진과 피살된 29세 가사도우미의 얼굴 사진을 나란히 등장시키는 등 문 대통령 사진을 모두 8차례 썼다.
 
터키 주재 한국대사관은 이런 사실을 보도 당일 인지했고 다음 날인 26일 공식 항의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저녁 뉴스였던 관계로 다음 날 바로 초동 조처를 했다”고 말했다. 사과 및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내용의 항의 서한은 최홍기 주터키 대사 명의로 쇼TV 사장에게 발송했다고 한다.
 
쇼TV 측은 이달 5일에서야 “큰 실수를 저질렀다. 사과한다”는 내용의 답신을 보냈다. 해당 영상은 인터넷 등에서 삭제했으나 공개 사과 및 정정보도는 하지 않았다. 외교부가 거듭 정정 보도를 요청하자 15일 만에 관련 보도를 한 것이다. 
 
명백한 실수에 대한 공개 정정보도가 늦어진 것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수차례 항의하며 사과 방송을 요구했지만, 정정보도를 하는 것에 인색한 것이 (터키의) 문화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쇼TV는 이런 일이 왜 발생했는지 명확한 책임 소재도 밝히지 않고 “단순 방송 사고였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해당 방송국 제작진 중에서 뉴스를 잘 알지 못하고 당시 데이터베이스에 있던 (문 대통령) 사진을 갖다 쓰는 실수를 한 것 같다는 설명”이라고 말했다. 주요 뉴스였던 문 대통령 관련 소식을 다루면서 편집 담당자가 실수한 것 같다는 얘기다.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방송사의 황당한 실수에 소유주인 지네르와 한국과의 악연도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네르는 미디어 그룹뿐 아니라 에너지ㆍ광물업도 해 왔는데 2016년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 때 4개월째 용선료를 받지 못 한 일이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지네르 해운의 최고경영자가 “이런 행태는 한국에 대한 평판뿐 아니라 앞으로 한국 기업들과 사업을 하려는 외국 기업들의 인식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는 한진해운 사태와 쇼TV 오보의 관련성에는 선을 그었다. 외교부 관계자는 “어떤 의도를 갖고 악의적으로 편집한 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쇼TV 측에서도 이번 방송사고로 상당히 곤란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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