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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노부모 샌드위치, 5060 '더블 케어' 덫에 빠지다

'더블 케어' 상태인 5060세대가 늘고 있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제공]

'더블 케어' 상태인 5060세대가 늘고 있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제공]

 아래로는 성인 자녀, 위로는 노부모. 이중의 부양 부담을 지는 ‘더블 케어’의 덫에 빠진 5060세대가 늘고 있다. 청년층의 구직난·만혼과 고령층의 수명 연장이란 추세로 나타난 새로운 사회현상이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12일 발간한 『행복한 은퇴발전소 4호』에서 이러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성인 자녀를 두고 있으면서 양가 부모님 중 한 분 이상이 살아 있는 50~69세 남녀 2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5060 3가구 중 1가구는 ‘더블 케어’ 중
설문 결과 5060세대 세 집 가운데 한 집(34.5%)은 성인 자녀와 노부모 모두를 부양하거나 지원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주로 5060세대 중 출산이 늦어 상대적으로 자녀의 나이가 어리거나, 자녀가 독립하지 않은 채 부모와 함께 사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했다.  
자료: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자료: 미래에셋은퇴연구소

더블 케어 가구 중 71.1%는 성인 자녀에 노부모 모두에게 매달 생활비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목돈·간병 지원 제외). 이들 가구는 성인 자녀에겐 월 평균 78만원, 노부모엔 월 40만원을 주고 있다고 답했다. 월 평균 소득(579만원)의 20.4%를 더블 케어에 쓰고 있다. 특히 50대(자녀 75만원, 노부모 39만원)보다 60대(자녀 89만원, 노부모 42만원)가 더 많은 생활비를 지원했다. 반면 소득은 50대가 60대보다 더 많았다.  
 
노부모 간병 시 부담 더 늘어
노부모를 간병해야 하는 더블 케어 가구의 부담은 이보다 더 컸다. 성인 자녀와 노부모에 생활비를 지원하면서 간병까지맡고 있는 가구의 경우, 더블 케어에 쓰는 돈이 월평균 170만원에 달했다(자녀 생활비 월 75만원, 노부모 생활비 월 40만원, 간병비 월 55만원). 가구소득 평균(562만원)의 30.2%에 해당한다.  
 
심현정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구원은 “생활비와 간병비는 소득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절하기 어려운 비용”이라며 “더블 케어에 드는 비용이 고정비용화돼5060세대의 가계 지출 구조까지 변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성인 자녀 지원, 더 늘리고 싶다”
성인이 됐지만 여전히 부모에 의존하는 캥거루족 자녀는 5060세대에 부담이다. 구직난이 심화하고 내 집 마련도 쉽지 않다보니 성인 자녀의 독립은 늦어지게 된다. 더블 케어 중인 5060세대는 생활비뿐 아니라, 학자금·결혼자금·주택자금 등 목돈도 지원하고 있다. 항목별 지원 금액은 주택자금이 평균 638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학자금은 평균 3140만원이었다.
자료: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자료: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적잖은 금액을 이미 지원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블 케어 중인 5060세대 10가구 중 6가구(59%)는 앞으로도 성인 자녀를 경제적으로 지원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향후 결혼자금이나 주택자금을 대주겠다는 응답이 특히 많았다. 더블 케어로 인한 부담이 크지만 성인 자녀를 힘닿는 데까지 돕고 싶어하는 5060세대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노부모 간병, 이중 삼중의 부담
더블 케어 중인 5060세대는 노부모를 어떻게 간병하고 있을까. 네 가구 중 한 가구는 본인이나 형제자매가 집에서 간병하는재택 택했고, 절반 이상(54.2%)은 병원이나 요양시설에 부모를 모시는 시설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택 하는 이유는 주로 부모님이 병원이나 요양시설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38.1%). 시설 하는 이유로는 병원이나 요양시설에 모셔야 할 정도로 부모님 상태가 좋지 않아서(62.2%)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재택은 평균 간병기간 약 21.3개월, 총 비용이 2524만원이었다. 시설은 약 22.5개월 동안 계속되고 있고 비용은 2727만원으로 조사됐다. 시설이 재택보다 총 비용은 많이 들지만 본인 가계가 부담한 비용을 비교하면 시설 747만원, 재택 943만원으로 오히려 적었다. 아무래도 시설에 모시면 노부모 간병비를 형제자매들과 나눠 내는 경우가 많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집에서 간병하면 주된 간병자가 비용의 상당 부분을 부담할 가능성이 크다.
 
노부모 간병으로 인한 부담은 간병비에 그치지 않는다. 재택 시 어려움을 물었을 때 ‘간병 담당자의 시간 사용과 활동이 제약’(47.6%, 복수 응답)되는 어려움과 ‘기약 없는 간병에 대한 막막함’(47.6%)을 가장 많이 호소했다. 시설간병을 하는 경우엔 ‘요양시설에 모신 것에 대한 죄송함’(53.3%)과 ‘의료비·간병비 내는 것에 대한 어려움’(52.8%)을 표시했다.
 
자칫하면 ‘트리플 케어’도 각오해야
5060세대의더블 케어 부담은 시간이 지나면 해소될까. 그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겠다. 오히려 새로운 부양 부담을 지게 될지 모른다. 황혼 육아가 그것이다.
 
자료: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자료: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이번 조사에서 현재 손주가 있는 더블 케어 가구로 좁혀 보면 10가구 중 4가구꼴로 ‘자녀 부양+노부모 부양+손주 양육’의 트리플 케어 상태로 나타났다. 이들이 손주를 돌봐준 기간은 평균 26.5개월이다. 게다가 이 중 자녀에게 손주 양육 수고비를 받는 가구는 28.2%에 그쳤고, 수고비는 월 평균 55만원 수준이었다.  
 
트리플 케어는 일부만의 얘기가 아니다. 더블 케어 가구의 절반(48.9%)은 향후에 손주를 돌봐줄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심현정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구원은 “수명 연장과 저성장 시대를 사는 5060세대 누구에게나 더블 케어 상황이 닥칠 수 있고, 자칫 트리플 케어로 번질 우려도 있다”며 “40대부터 미리 부양에 대한 기준을 설정하고 재정적 준비를 해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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