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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이

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이  
- 오규원(1941~)  
  
시아침

시아침

잠자는 일만큼 쉬운 일도 없는 것을, 그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어 두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는  
밤 1시와 2시의 틈 사이로  
밤 1시와 2시의 공상(空想)의 틈 사이로  
문득 내가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 그 느낌이  
내 머리에 찬물을 한 바가지 퍼붓는다.  
 
할 말 없어 돌아누워 두 눈을 멀뚱하고 있으면,  
내 젖은 몸을 안고  
이왕 잘못 살았으면 계속 잘못 사는 방법도 방법이라고  
악마 같은 밤이 나를 속인다.  
 
 
성인이 아닌 이상 잘사는 삶이 무언지 알기 어렵고, 그걸 알아도 실천하기 어렵다. 잘못 살고 있는 것 같은데 무얼 어떻게 잘못 살고 있는지 확실치도 않다. 그런 밤. 계속 잘못 사는 것도 하나의 살길이라고 자기를 속여 잠들고 싶은 밤. 그러나 더 깊이 더 철저히 자기를 심문하며, 오래 뒤척거려야 할 깊은 밤.
 
<이영광 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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