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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디플레 탈출 선언 … 잃어버린 20년 끝났다

일본 기업들이 ‘잃어버린 20년’을 털어내며 다시 날아오르고 있다. 일본금융청에 따르면 일본 10대 기업의 2017 회계연도 매출은 123조1020억 엔, 당기순이익은 7조1700억 엔으로 전년 대비 2.1%, 25.5% 각각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당기순이익은 2년 연속 사상 최대다. 금융회사인 일본우정·간포생명의 부진에도 전년보다 실적이 좋아졌다. 제조업의 실적 호조 속에 일본 경제는 지난해 4분기 전 분기 대비 0.4%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8분기 연속 플러스를 이어갔다. 이는 2001년 이후 16년 만의 최장기 성장세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일본 경제의 고질병과도 같던 디플레이션도 사실상 종언을 고했다.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1.4% 오르며 1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1월 일본의 실업률도 2.4%를 기록하며 1993년 4월(2.3%)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주말 기자간담회에서 “디플레이션이 없어졌다”며 “기업 수익은 사상 최고 수준이고, 노동시장은 거의 완전고용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

 
일본 기업 부활의 원동력은 여러 가지다. 2012년 말 출범한 아베 정부는 엔저(低)를 바탕으로 수출 드라이브에 나섰다. 최고 37%였던 법인세율을 20%대로 내리고, 각종 규제를 폐지하는 등 친기업 정책으로 뒤를 받쳤다. 덕분에 기업의 생산이 늘어나며 2013년 10위까지 떨어진 글로벌 제조업경쟁력지수는 4위까지 다시 올랐다.
 
무엇보다 기업 스스로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한 덕이 컸다. 핵심 역량에 중점을 두는 식으로 사업을 재편했고, 투자를 통해 기술력을 끌어올렸다. 한때 파산 우려까지 낳았던 소니는 2017 회계연도에 70년 역사상 최대인 8조5000억 엔(약 85조원)의 매출과 4800억 엔의 당기순이익을 올릴 전망이다. 당기순이익은 2012년의 11배가 넘는다.
  
소니는 2015년 조달한 4000억 엔 대부분을 이미지 센서 설비투자에 쓰며 역량을 집중했다. 여기에 제품 소형화·경량화 기술력이 시너지를 냈다. 후카가와 유키코(深川由起子) 와세다대 정치경제학부 교수는 “정부는 구조개혁에 드라이브를 걸었고, 기업은 새 비즈니스 및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며 발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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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이 안 되는 사업은 과감히 도려내고 새 성장 동력을 찾는 구조조정도 일본 기업 부활을 이끈 또 다른 힘이다. 파나소닉은 2000년대 그룹의 성장을 이끌었던 반도체·디지털카메라 등을 매각하고, 2차전지·자동차 전장·태양광 등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바꿨다. 히타치는 경쟁력 낮은 TV, 디스플레이, PC부문을 팔고 전력시스템 등 산업인프라 부문에 역점을 두어 세계 3대 인프라 기업으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도쿄(일본)=김유경 기자, 하현옥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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