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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로봇이 TV뉴스 진행 … 고령화 농촌엔 자율주행 콤바인

다음달 뉴스진행자로 등장하는 일본의 인공지능 로봇 ‘에리카’. [연합뉴스]

다음달 뉴스진행자로 등장하는 일본의 인공지능 로봇 ‘에리카’. [연합뉴스]

지난달 23일 일본 도쿄 미나토구(港區) 소니 본사 2층 전시관으로 들어가자 로봇 애완견 ‘아이보’가 반갑게 손님을 맞는다. 별도로 마련된 작업실에서는 동작 감지 센서를 이용해 펜이나 PC 없이 손동작으로 건물·자동차를 설계할 수 있다. 소니 관계자는 “미래 스마트홈에 대한 소니의 제안”이라며 “소니만의 문화·브랜드에 새로운 기술력·디자인을 더하면서 고객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한때 기술·시스템에 자만하다가 세계 시장에 뒤처졌던 일본 기업들이 과감한 체질 개선과 기술 투자로 ‘메이드 인 재팬(Made in Japan)’의 부활을 노리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에 따르면 4~12월 실적을 발표한 일본 619개 상장사 가운데 69%의 순이익이 전년보다 증가했다. 일본은 3월 결산이라 2017회계연도는 2017년 4월부터 올 3월까지다. 상장사 전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2017회계연도 전체 순익이 평균 21%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 신문은 “기업 실적은 지난 연도에 이어 2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무엇보다 ‘잃어버린 20년’에서 교훈을 얻어 절치부심한 결과다. 2001년만 해도 카메라 필름 등 이미지 관련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6%였던 후지필름은 이 비중이 10%대 남짓으로 줄었다. 필름 사업을 통해 축적한 핵심 화학 관련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화장품 및 제약업체로 탈바꿈한 결과다.
 
무인 자율주행으로 벼 수확이 가능한 구보타의 자율주행 콤바인. [연합뉴스]

무인 자율주행으로 벼 수확이 가능한 구보타의 자율주행 콤바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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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조원의 영업적자, 2010년 대규모 리콜 사태를 겪었던 도요타는 ‘생산성·품질 향상 등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화두를 내세워 위기를 극복했다. 경쟁사보다 일찍 시작한 친환경차 전략도 성공적이었다. 도요타의 지난해 글로벌 신차 판매 대수는 전년보다 2.1% 증가한 1038만6000대로 역대 최고 판매치 기록을 다시 썼다. 이 밖에 새로운 개념의 게임 콘솔 ‘스위치’를 내놓은 닌텐도, 기술력을 접목해 다양한 고기능성 신소재를 개발한 도레이, 가격 거품을 빼고 신소재로 승부한 유니클로 등 성공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완제품 일부는 한국·중국에 밀렸다지만, 부품·소재와 기초과학 분야에서 일본은 여전히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유지해 왔기 때문에 언제든 치고 나갈 저력이 있다”며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제조업 대부분이 어려운 상태에 빠져 있는 한국은 세계시장에서 힘겨운 경쟁을 펼쳐야 할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혁신으로 재무장한 일본 기업은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기술로 평가받는 인공지능(AI)·로봇·자율주행차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의 AI 로봇 에리카는 오는 4월 일본에서 TV뉴스 진행자로 데뷔한다. 안면 인식 기술을 도입, 인간의 목소리와 움직임을 인식하며 눈과 입 주변 등을 움직여 다양한 표정을 짓는다. 구글의 ‘알파고’와 유사한 머신러닝 기술을 탑재해 사람과 대화를 나눈다. 세계 최초로 시민권을 획득한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의 일본판인 셈이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

일본 도쿄도는 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에 택시 일부를 자율주행차로 개조해 운행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노쿠마 준코(猪熊純子) 도쿄도 부지사는 “자율주행 택시를 최첨단 기술의 으뜸 케이스로 발전시켜 올림픽의 유산으로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이미 일본의 농기계 대기업 구보타는 자율주행 콤바인을 개발해 선보였다.
 
고령화로 농사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들의 고민을 덜어 주기 위해 개발된 이 콤바인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활용해 운전자 없이도 논에서 스스로 작업을 한다. 쌀 수확량이나 당분 성분을 계측할 수 있는 센서도 내장하고 논의 장소별 수확 상황 차이를 파악, 다음해 모내기 때 비료의 양을 조정한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요시다 켄이치(吉田健一) 소프트뱅크로보틱스 사업추진본부장은 “과거 일본은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보다 발전 속도가 뒤졌으나 이젠 비슷한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앞으로 3년 뒤면 로봇이 단순 노무는 물론 교육·서비스 같은 고객 업무까지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해용 기자, 도쿄(일본)=김유경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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