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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 2958표 반대 2표 … 비밀 보장 기표소도 없이 투표

1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제3차 전체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화인민공화국 헌법 개정안 초안 표결용지’라고 쓰인 투표용지를 함에 넣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제3차 전체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화인민공화국 헌법 개정안 초안 표결용지’라고 쓰인 투표용지를 함에 넣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의 길을 여는 개헌안이 사실상 만장일치로 중국의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확정 통과됐다. 이로써 마오쩌둥(毛澤東) 시대의 종신 집권과 개인 숭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1982년 마련된 중국 헌법의 3연임 금지조항이 36년 만에 공식 폐기됐다.
 
전인대는 11일 오후 3시(현지시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3차 전체회의에서 개헌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했다. 20여 분에 걸친 투표와 집계가 끝난 뒤 왕천(王晨) 전인대 부위원장은 “찬성 2958표, 반대 2표, 기권 3표로 헌법 개정안이 통과됐다”고 선포했다. 이번 개헌의 핵심은 헌법 79조에 들어 있던 “국가주석의 연속 재임은 2차례를 초과할 수 없다”는 단서조항을 삭제한 것이다.
 
중국 개헌안 투표용지. 한자와 한글 등 8개 언어로 찬성·반대·기권이 표시돼 있다. [AP=연합뉴스]

중국 개헌안 투표용지. 한자와 한글 등 8개 언어로 찬성·반대·기권이 표시돼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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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결 전부터 개헌안 통과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공산당의 결의안이 전인대에서 부결된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다. 그보다는 반대표나 기권표가 얼마나 나올지가 관심사였다. 지난달 25일 개헌안이 처음 공개된 이후 ‘장기 독재를 정당화하고 시대 변화에 역행하는 일’이란 비판이 국내외에서 강하게 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기권은 별다른 논란 없이 이뤄진 2004년 개헌(반대 10, 기권 17표) 때보다도 적었다.
 
이는 전인대 대표가 지방·조직별 엘리트와 모범당원들로 구성됐다는 점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또 이날 투표가 진행된 방식도 감안해야 한다. 표결장에 26개의 투표함이 설치되긴 했지만 비밀을 보장하기 위한 기표소는 없었다. 전인대 대표들은 각자 좌석에서 투표용지에 찬반을 표기한 뒤 순서에 따라 걸어 나가 투함(投函)했다. A4 크기의 투표용지는 접지 않고 그대로 투표함에 넣게 했다. 무기명 투표이긴 했지만 완전한 비밀투표라 보기 어려운 방식이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중국 당국은 ‘삼위일체의 확립’을 임기 규정 철폐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겸직하는 세 직책, 즉 공산당 총서기와 군사위 주석, 국가주석 가운데 국가주석만 연임 제한이 있어 통일성이 없던 것을 바로잡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집권 2기째인 시 주석의 현행 임기가 끝나는 2023년 이후에도 계속 세 가지 직책을 모두 유지할 것임을 암시하는 설명이기도 하다. 본인이 원할 경우 이론적으로는 종신 집권도 가능해진다.
 
연임 제한 이외에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중국의 국가 지도이념으로 공식화한 것도 이번 개헌의 핵심이다. 중국 지도자의 이름이 헌법에 명기된 것은 마오쩌둥과 덩샤오핑(鄧小平)에 이어 세 번째다. 이 밖에 시 주석이 내건 정치 노선이자 목표인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도 서문에 두 차례 인용됐고, 시 주석이 제시한 ‘인류운명공동체’란 용어도 새로이 헌법에 등장했다. 그만큼 이번 ‘시진핑 헌법’의 색채가 짙어졌다는 의미다.
 
이번 헌법 개정을 놓고 ‘셀프 개헌’ 논란도 일었다. 왕 부위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개헌 발의가 최초로 나온 건 지난해 9월 29일 시 주석이 주재한 당 정치국 회의에서였다.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의 길을 열어 준 개헌 발안 자체가 시 주석에게서 나왔다는 의미다. 이후 개헌은 일사천리로 이뤄졌고 반대여론은 묻혔다. 중국 최초의 헌법이 제정된 54년의 경우 초안 공개 이후 8개월 동안 전국에서 52만여 건의 수정 의견이 접수될 정도로 광범위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 것과 대조된다. 시 주석은 개헌의 전 과정을 주도했다. ‘시진핑을 위한, 시진핑에 의한, 시진핑의 헌법’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베이징=예영준·신경진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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