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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릿 댄서와 장애인 하나로 뭉쳤다

패럴림픽 개회식에서 한국·현대·휠체어 무용단 등과 콜라보 무대를 펼친 위너스크루. [사진 위너스크루]

패럴림픽 개회식에서 한국·현대·휠체어 무용단 등과 콜라보 무대를 펼친 위너스크루. [사진 위너스크루]

“저희 춤만 생각하고 살았어요. 그런데 이번에 다른 장르 단체들과 협연하면서 상생과 공존의 뜻을 배웠어요.”
 
9일 평창 겨울패럴림픽 개회식 공연에 나선 한국 스트릿 댄스팀 ‘위너스크루’의 박성진(45) 단장은 이렇게 소회를 밝혔다.
 
그는 열네 살부터 스트릿 댄서들의 춤을 따라 춘 ‘춤꾼’이다. 스물여덟 살 되던 2001년에는 해외까지 나가 춤을 배웠다. 박 단장은 “프랑스·미국을 찾아가 마이클 잭슨을 트레이닝 시킨 ‘팝핀 타코’에게 춤을 배웠다. 그를 한국에 초청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예전 한국 댄스계는 비디오만 보고 따라 하다 보니 용어나 움직임이 잘못된 경우가 있었다. 팝핀 같은 스트릿댄스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박성진

박성진

위너스크루는 박 단장이 1999년에 만든 댄스팀이다. 비보잉·힙합·팝핀 등에 능한 전문 댄서로 이뤄졌다. 박 단장은 이번 개회식에는 직접 출연하지 않았다. 안무를 하고 팀 연습을 감독하는 역할을 했다. 무대에는 전문 댄서 32명과 박 단장에게 스트릿 댄스를 배우고 있는 서울종합예술학교 무용학과 학생 70명이 위너스크루라는 이름으로 함께 했다.
 
박 단장은 지난해 6월쯤 패럴림픽 관계자에게 섭외 전화를 받고 흔쾌히 수락했다. 그는 “한국은 전 세계에서 3~4개 손가락 안에 드는 스트릿 댄스 강국이다. 여러 K팝 아이돌이 스트릿 댄스를 선보여 왔기 때문에 많은 분이 좋아해 주는 장르고, 우리의 세계적 수준을 보여줄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번 무대를 위해 5개월 동안 기획·구성 회의를 했다. 안무 연습에 본격적으로 들어간 건 지난해 12월이다. 지난 1~2월에는 일산 킨텍스 내 대형 공간에서 연습했다. 평창에는 지난 2일 입성했다. 막바지 리허설을 하기 빠듯한 시간이었다. 박 단장은 “지난해 섭외를 받은 후 이 일에만 매진하다시피 한 정성을 들인 공연”이라고 강조했다.
 
30여 년간 스트릿 댄스에만 빠져 살던 박 단장에게 이번 패럴림픽 개막식 준비는 춤에 대한 시야를 넓혀준 기회였다. 그는 “현대 무용가들, 휠체어 무용단들과 공연을 위해 끊임없이 교감하니 자연스레 공감이라는 감정이 생겨났다”며 “이 공감을 통해 좀 더 발전된 예술적 표현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개회식 무대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공존’이라고 했다. 위너스크루가 전혀 다른 구성으로 세 차례 무대에 올랐지만 무대마다 추구하는 가치는 똑같아서다. 팀의 첫 번째 무대에서는 장애를 가진 한 소녀의 꿈을 미디어 아트와 스트릿 댄스가 어우러져 표현했다. 두 번째 무대는 현대 무용가들과 휠체어 무용단이 함께 나왔다. 마지막 무대는 전체 공연의 피날레로 구준엽과 강원래의 클론, 한국·현대·휠체어 무용단이 모두 나와 전자댄스음악(EDM)으로 편곡된 ‘옹헤야’ ‘강강술래’에 맞춰 어우러졌다.
 
박 단장은 “개막식 무대의 주인공은 장애인들이다. 하지만 그들만의 무대가 아니라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하나 된 무대’라는 걸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공연을 준비하면서 이들과 우리 춤이 어우러졌을 때 감동했다. 잊지 못할 기억”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막식 무대의 여러 스토리에 우리 춤이 녹아들어 전 세계인에게 울림을 줄 수 있다는 게 뿌듯하다”며 “앞으로 다른 장르와 어우러지는 새로운 콘텐트를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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