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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운동, 중요한건 남성과의 동행

2018 글로벌 비즈니스 평화상 수상자인 ‘EBW 2020’의 밴더벨트(왼쪽)와 맥코이 공동대표. [최승식 기자]

2018 글로벌 비즈니스 평화상 수상자인 ‘EBW 2020’의 밴더벨트(왼쪽)와 맥코이 공동대표. [최승식 기자]

“미투운동은 남성들에게 더 좋은 기회가 될 겁니다. 남성을 쫓아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남녀가 함께 행복하게 일하기 위한 거니까요.”
 
미국 여성 기업가 잉그리드 밴더벨트(47)는 미투 운동에 대해 꼭 하고 싶은 말이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평창 겨울패럴림픽을 맞아 지난 7~8일 서울에서 열린 2018 글로벌 비즈니스 평화상 시상식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한국에서 미투운동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라면서 “아직 갈 길은 멀고, 중요한 것은 남성과의 동행”이라고 말했다.
 
밴더벨트는 여성 창업가의 대선배격이다. 27세이던 1998년 첫 IT 회사를 창업한 뒤 부침을 겪으며 자리를 잡았고, 2011년부터 컴퓨터 제작 기업인 델에서 3년간 초빙기업가로 일했다. 델의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델이 기업 경영 효율화를 위해 직접 영입했다. 같은 미국 텍사스 출신 친구이자 부동산 사업으로 자수성가한 친구 애나 맥코이(52)와 함께 2015년엔 여성 기업가를 돕기 위한 재단 ‘EBW 2020(Empowering a Billion Women by 2020)’을 설립해 공동 대표를 맡았다. “2020년까지 전세계 10억명의 여성 리더를 양성하겠다”는 게 재단의 이름이자 모토다. 세계 각지의 여성 기업가들이 요청을 보내오면 직접 찾아가 멘토링 및 재무계획 컨설팅을 지원해준다. 여성 사업가를 돕겠다는 취지로 컨설팅 비용은 저렴하게, 때론 무료로 책정했다. 자메이카의 양계장이며 나이지리아의 치과 의사까지, 성과도 다양하다. 밴더벨트는 “목표인 10억명을 달성하려면 오래 걸리겠지만 꿈을 원대하게 꿔야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꾸리는 EBW2020은 여성의, 여성을 위한, 여성에 의한 재단이지만 중요한 축은 남성이라고 밴더빌트는 강조했다. 그는 “미투운동이 한국에서도 양성 평등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길 바란다”며 “남성과 여성이 서로를 존중하고 격려할 때 진정한 발전이 있다. 미투운동은 당장은 삼키기 어렵지만 인류의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약”이라고 강조했다. 맥코이도 “내가 젊은 창업가였을 시절, 미투운동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며 거들었다. 그는 특히 최근 ‘펜스룰(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의 ‘부인이 아닌 여성과 단둘이 식사 등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펜스룰은 결국 남녀를 분리하는 퇴보적인 조치일 뿐”이라며 “미투운동은 남녀가 모두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돼야 하며, 그 노력은 남녀가 모두 기울여햐 한다”고 강조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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