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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 함께 … 39세 매키버 5회 연속 황금빛 꿈

5회 연속 금메달을 꿈꾸는 매키버가 캐나다 국기를 들고 웃고 있다. [사진 캐나다 패럴림픽위원회]

5회 연속 금메달을 꿈꾸는 매키버가 캐나다 국기를 들고 웃고 있다. [사진 캐나다 패럴림픽위원회]

시각 장애 노르딕 스키 선수 브라이언 매키버(39)는 지난 9일 열린 2018 평창 겨울패럴림픽 개회식 때 캐나다 선수단의 기수를 맡았다. 그는 “선수 인생이 끝나가는 상황에서 이런 기회를 얻어 매우 짜릿했다. 영광스러웠다”며 기뻐했다. 종점을 향하는 그의 선수 인생은 패럴림픽 역사의 빛나는 한 페이지다.
 
매키버는 평창 패럴림픽에 참가하는 49개국 선수 중에서 가장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부터 2014년 소치 대회까지, 패럴림픽에서 4회 연속 금메달을 땄다. 네 차례 대회에서 딴 금메달만 10개다. 지난해 독일 핀스테라우에서 열린 장애인 노르딕 스키 크로스컨트리 세계선수권에서도 3관왕에 올랐다. 불혹을 앞뒀지만 “매년 성장하는 나를 보면서 스키를 타는 즐거움을 느낀다”는 그다.
 
매키버는 19세였던 1998년, 희귀 유전자 질환인 스타르가르트병으로 시력을 잃었다. 시력을 잃기 전엔 청소년대표로 뽑힐 만큼 캐나다 크로스컨트리의 기대주였지만, 앞을 보지 못하게 되면서 절망했다. 매키버는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함께 크로스컨트리를 했던 친형 로빈 매키버(45)가 있었기 때문이다. 1998년 나가노 겨울올림픽에 캐나다 대표로 출전했던 형 로빈은 동생 브라이언의 눈이 되기로 결심하고, 2001년부터 함께 달렸다.
 
2010년 밴쿠버 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캐나다의 노르딕 스키선수 브라이언 매키버(오른쪽). 왼쪽은 가이드인 형 로빈. [사진 위키피디아]

2010년 밴쿠버 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캐나다의 노르딕 스키선수 브라이언 매키버(오른쪽). 왼쪽은 가이드인 형 로빈. [사진 위키피디아]

크로스컨트리 시각 장애 부문 경기엔 가이드 러너가 있다. 가이드 러너는 시각 장애 선수의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올림픽을 뛰었던 형과 올림픽을 꿈꿨던 동생의 동행은 환상적인 조화를 이뤘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패럴림픽에 출전한 브라이언은 크로스컨트리 5㎞ 클래식과 10㎞프리에서 2개 금메달을 땄다.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도 2관왕에,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선 3관왕에 올랐다. 매키버 형제가 합작한 패럴림픽 메달만 10개(금 7·은 2·동 1)였다. 동생은 “달릴 때마다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 형이 이끌면서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매키버 형제는 2011년 캐나다 장애인스포츠협회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브라이언은 도전을 즐기는 사나이로도 유명하다. 그는 2007년 크로스컨트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비장애인 선수들과 경쟁해 21위를 차지하며, 패럴림픽이 아닌 올림픽 출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10% 정도 남은 시야와 기억에 의존해 홀로 레이스를 펼쳤다. 2009년 12월 캐나다 국내 대회에서 우승한 그는, 2010년 1월 밴쿠버 겨울올림픽 캐나다 대표로 선발됐다.
 
실력으로 대표가 됐지만, 브라이언은 올림픽 무대에 서지 못했다. 당시 대표팀 코치가 메달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을 앞세워 경기 직전 브라이언을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브라이언을 응원했던 캐나다 국민은 코치와 일부 선수를 비난했다. 도전은 무산됐지만, 브라이언은 “올림픽과 패럴림픽의 간격을 좁히는 데 기여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브라이언은 지난해 4월에는 스웨덴에서 열린 220㎞노르딕 스키 마라톤대회에서 완주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브라이언은 이번 평창패럴림픽에서 1.5㎞ 스프린트 클래식과 10㎞ 클래식, 20㎞프리 등 세 종목에 출전한다. 목표도 금메달 3개다. 첫 출전경기는 12일 열릴 20㎞프리다. 나이가 들면서 브라이언의 경기력이 더욱 좋아지자, 형 로빈은 2011년부터 전문 러너에 자신이 해왔던 가이드 러너 역할까지 맡겼다. 이번에 그를 돕는 가이드 러너는 2014년 소치 패럴림픽 때 호흡을 맞춰 3관왕을 합작했던 니시가와 그레이엄(35)이다. 형 로빈은 캐나다 팀 코치로 또 한 번 동생 곁을 지킨다. 브라이언은 “지난 영광은 잊고 초심으로 돌아가 달리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평창=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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