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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한국GM노조, 그들만을 위한 그들의 장벽

유지수 국민대학교 총장

유지수 국민대학교 총장

인간은 누구나 유토피아를 꿈꾼다. 경쟁도 없고 줄서기도 없으며, 누구나 다 공평하고 편안하며 풍요롭게 사는 세상을 꿈꾼다. 그러나 경쟁은 인간사회의 숙명이다. 숙명을 피하고자 인간은 경쟁 없는 사회를 인위적으로 만든다. 그 방법의 하나가 장벽을 쌓아 경쟁요소를 배제하는 것이다.
 
노조도 노조원을 보호하기 위해 장벽을 만든다. 노조의 필요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노조가 있어야 노조원의 권리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조가 쌓은 보호의 벽이 너무 두꺼워서 노조원이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벽이 두꺼워 과보호 벽이 되면 그 안에 그들만의 리그가 만들어진다. 우리나라 노조의 보호벽은 매우 두껍다. 저성과자 해고는 물론이고 작업의 전환배치, 노동시간 조정, 생산라인 속도 개선, 임금조정 등 모든 사안은 노조가 합의해야만 가능하게 되어 있다. 세상의 경쟁과 격리된 장벽은 생산성 향상에 대한 의욕을 저하한다. 구태여 힘들여 기업의 경쟁력을 향상하려 애쓸 필요가 없게 된다. 결국 경쟁을 막는 장벽은 경쟁력을 악화시킨다. 한국GM 사태를 보면 경쟁을 차단하는 보호벽이 얼마나 경쟁력을 저하하는지를 알 수 있다.
 
일부에서는 디트로이트 GM 본사가 일감을 안 주어서 생산성이 떨어졌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GM이 한국공장에서 생산하면 이익이 남는 데도 일감을 안 줄 리는 없다. 근본적으로 생산성 대비 인건비가 높은 것이 문제다.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면 타국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이익이 덜 나니 일감이 우리나라에 안 오는 것이다. 싸게 생산할 수 있는 국가에서 생산하는 것이 기업으로써는 당연한 선택이다. 또 혹자는 매출액에서 인건비가 차지는 하는 비중이 작기 때문에 인건비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출의 10%대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자동차회사는 매출이 크기 때문에 인건비가 몇%이라도 이익은 크게 차이가 난다.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출대비 도요타는 7.8%이고 우리나라 5사 평균은 12.2%이다. 4% 정도의 인건비가 차이 난다고 할 경우, 매출이 1조원이면 400억, 10조이면 4000억, 100조이면 4조의 영업이익 차이가 나게 된다. 단 몇%의 차이라도 큰 손익으로 연결되는 구조이다.
 
우리나라 노동법은 만리장성 같은 보호 장벽을 만들 수 있게 되어 있다. 우리나라 완성차 5사의 연간 평균 임금은 2016년 기준으로 9213만원이다. 독일의 폴크스바겐은 8040만원이고 일본 도요타는 9104만원이다. 독일과 일본보다 더 많이 받고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회사의 임금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런데 생산성은 어떤가? 자동차 생산하는 데 1대에 투입되는 노동시간이 우리나라는 26.8시간으로 도요타의 24.1시간보다 11.2%가 더 들어간다. 생산라인의 속도가 떨어지거나 혹은 더 많은 사람이 라인에 투입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쉽게 풀이하면 천천히 일하고 임금은 더 많이 받는다는 말이다. 저생산성, 고임금으로 결국 경쟁력을 상실하게 되었는데 국민의 세금으로 그들만의 안락한 세상을 지원하겠다는 것이 과연 정의로운 것일까? 국민이 이를 납득할 수 있는 것인가?
 
외국에서도 한국GM 같은 사태가 발생했었다. 2000년대 초에는 폴크스바겐, 2000년대 후반에는 르노의 스페인공장, 2011년에는 피아트 등의 회사가 한국GM과 같은 상황이었다. 고임금에 생산성은 낮고 물량은 줄어들어 공장폐쇄의 위험에 직면했었다. 그러나 이들 회사가 이제는 경쟁력을 회복하고 공장이 잘 돌아가고 있다. 국가가 이들을 구원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나? 아니다. 이들 회사의 노조가 전환배치 수용, 임금삭감, 성과급 중심의 임금체계, 중복할증 폐지, 근로시간 유연화 등을 통해 경쟁력의 초석을 다시 다졌기 때문이다. 결국 노조의 장벽을 낮추지 않으면 국민 세금을 쏟아붓더라도 줄줄 새는 독에 물을 붓는 격이다. 경쟁력 회복이 전제조건이다. 아니면 국민 세금이 정의롭지 못하게 쓰인다. 이제는 그들만을 위한 그들의 장벽을 낮출 때가 되었다.
 
유지수 국민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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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