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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북·미 정상회담 승낙, 걸린 시간은 고작 45분


트럼프 "회담장 빨리 떠날 수도, 가장 위대한 합의 만들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밤 펜실베이니아주 하원의원 보궐선거 유세에서 "북한이 더이상 미사일을 쏘지 않고 비핵화를 원한다고 한다"며 "가장 위대한 합의를 이뤄내길 바란다"고 말했다.[유튜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밤 펜실베이니아주 하원의원 보궐선거 유세에서 "북한이 더이상 미사일을 쏘지 않고 비핵화를 원한다고 한다"며 "가장 위대한 합의를 이뤄내길 바란다"고 말했다.[유튜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나는 (회담장을) 빨리 떠날 수도 있고, 아니면 앉아서 가장 위대한 합의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월 안에 열기로 한 북ㆍ미 정상회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겠느냐”고 하면서다. 김정은 북한 위원장과 핵 담판이 성공할 가능성과 실패할 가능성 모두 열어 둔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펜실베이니아주 하원의원 보궐선거 지원유세에서 “북한을 포함해 전 세계의 모든 나라를 위해선 위대한 합의를 만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고위 대표들을 통해 북한은 미사일을 쏘지 않겠다고 했고 비핵화를 바란다고 했는데 나는 그 말을 믿는다”며 “그들은 화해를 원하며, 그럴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우리는 거대하고 강력한 힘을 보여줬고 이것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정은과 회담은 북한이 가장 큰 문제라고 했던 오바마 대통령은 물론 클린턴, 부시 등 지난 30년간 전임자들이 하지 못한 일”이라고 자랑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기자들이 “왜 북한과 만나러 가냐”고 묻자 “북한이 아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우리는 엄청난 성공을 거둘 것”이라며 “이것(정상회담)이 매우 성공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수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며 “북한은 그사이에 미사일을 쏘지 않을 것이며 비핵화 방안도 찾을 것이라 약속했다”고 말했다.
 
NSC "샌더스, 비핵화 약속 지키고 핵·미사일 시험 말라는 것"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는 이날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통해 전한 약속 외에 정상회담의 새로운 전제조건은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NSC 관계자는 중앙일보가 ‘새라 샌더스 대변인이 북한에 요구한 구체적 행동ㆍ조치가 무엇이냐’고 질문하자 “김정은이 한국 특사단을 통해 전달한 메시지는 ①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고, ② 핵 실험 및 미사일 시험을 자제하며 ③ 정례 한ㆍ미 연합훈련을 계속한다는 걸 이해한다는 것이었고, 가능한 한 빨리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열망을 표시했다. 이를 토대로 대통령도 김정은의 초청을 수락한 것”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샌더스 대변인은 김정은의 메시지대로 정상회담 전까지 비핵화 약속을 지키고 핵 실험과 미사일 시험을 하지 말라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 이외의 별도 메시지의 내용을 묻는 데 대해선 “특사단의 발언에 대해선 한국 정부에 문의해달라”며 답변을 피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전날 워싱턴 특파원들에게 “정의용 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상회담 초청 이외 김 위원장의 별도의 메시지를 전했다”며 “정상회담을 위한 신뢰구축의 일환으로 비핵화와 직접 연관되지 않은 매우 포괄적 내용이며 이를 전해 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에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이 억류 중인 김동철 목사 등 한국계 미국인 3명을 석방하겠다는 “깜짝 선물”을 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미정부 고위 관리도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 특사단 면담 이후 브리핑에서 억류 미국인 석방이 메시지에 포함됐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한국을 통해 전달한 말들을 행동으로 옮기는 걸 시작하리라고 기대하고 만나자는 초청을 수락한 것”이라고만 했다.
 
백악관 NSC와 국무부는 탐색 대화, 실무 협상을 건너뛴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결정에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회담 장소를 평양, 워싱턴 또는 비무장지대(DMZ) 내 판문점 또는 스위스·스웨덴같은 제3국으로 할지부터가 조율이 쉽지 않은 과제다. 미 정부 관계자는 기자에게 “장소가 어디가 좋다거나 북한과 어떻게 조율할지에 대해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경화 외교장관이 오늘 16일 워싱턴을 방문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회담할 예정이어서 이 자리에서 북ㆍ미 정상회담을 위한 후속 대책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외교 소식통도 “판문점에서 한 달 앞서 열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3차 남북 정상회담이 북ㆍ미 정상회담 조율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매티스·맥매스터 '리스크 많다'에도 Yes!"  
뉴욕 타임스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정의용 실장 등 한국 특사단과 면담하는 동안 북ㆍ미 정상회담을 즉석에서 수락한 것을 “역사를 바꿀 수 있는 45분”이라고 보도했다. 정 실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사상 유례없는 북ㆍ미 정상회담을 참여하면 우리는 역사적 돌파구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며 정상회담 초청 메시지를 전했다. 이에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김정은과 바로 만나는 건 리스크(위험 요소)와 불리한 면들이 있다”고 경계심을 표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나도 알아"라고 무시한 채 바로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힘든 교착상태를 해결하겠다며 수십 년 전통을 깨고 충동적, 즉흥적으로 대담한 외교적 도박을 시작했다”며 “역대 어떤 대통령도 못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데 ‘협상 해결사’란 평판을 걸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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