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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끼로 휘어잡는 무대

[사진 DECCA]

[사진 DECCA]

호주 출신의 소프라노 다니엘 드 니스(Danielle de Niese)가 15일 LG아트센터에서 루체른 페스티벌 스트링스 협연으로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모차르트 오페라 아리아와 번스타인 뮤지컬을 조합한 프로그래밍과 아티스트의 신선도에서 진정한 의미의 ‘신춘’을 알리는 공연이다. 
 
드 니스는 1979년 멜버른 태생으로 스리랑카계 부친과 네덜란드계 모친 슬하에 자랐다. 어려서 나간 TV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휘트니 휴스턴의 팝 넘버를 불러 최다 득표를 기록했을 만큼 끼가 넘쳤다. 신장도 크고 달리기도 빨라서 “음악을 안 했으면 옥사나 바이울(1994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금메달) 같은 피겨 스케이터가 됐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건강한 몸매와 카메라를 대하는 자연스러운 표정이 어우러져 오페라 무대에서 존재감이 극대화된다. 드 니스의 전막을 보고 있으면 고급 뮤지컬을 보는 느낌이다. 가창면에서 그녀를 앞지를 대안이 있지만 라이브 중계를 시도하는 메이저 오페라 극장들이 드 니스 캐스팅을 경쟁하는 이유다. 드 니스 역시 초기에는 바로크 앨범 출시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최근에는 DVD나 영상물 발매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2005년 대타로 출연한 영국 글라인드본 페스티벌 ‘줄리오 체사레’에서 호평받으며 데카와 계약했고, 페스티벌을 주최한 크리스티 가문의 승계자, 거스 크리스티와 가정을 이루며 글라인드본 저택이 거처이자 일자리가 됐다. 프롬스 진행과 출연, 로열 오페라 주역, 런던 심포니 협연으로 이어지는 최근의 활동을 보면, 오늘날 영연방을 대표하는 소프라노로 손색이 없다. 
 
드 니스 역시 일찍부터 뉴질랜드 출신의 전설적인 소프라노 키리 테 카나와가 유럽에서 업적을 쌓은 과정을 주목해서 그를 닮으려 노력했다. 결혼 전까지는 미국 서부에서 자란 왈가닥 이미지를 그대로 미디어에 노출했지만, 출산 이후에 넘치는 기품으로 주변을 대하는 태도는 마치 테 카나와가 전성기에 독일 오페라를 대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마오리와 백인 혼혈의 테 카나와가 클래식계 정상을 유지한 과정을 참고해, 드 니스도 혈통의 다문화적 요소가 가수에겐 더 큰 축복임을 증명하는 식으로 향후 활동을 전개 중이다. 
 
드 니스 목소리의 매력은 유연함에 있다. 성량이 크지 않지만 모차르트 오페라에서의 미세한 콜로라투라의 조절부터 바로크오페라를 대할 때의 학구적인 자세, 번스타인 뮤지컬을 맞이하는 천연덕스러움이 자연스레 분화된다. 기법상으로 서로 부딪히지만 결과를 보면 드 니스가 가진 천성에 역할들이 수렴하는 형태다. 가수들이 나이가 들면 성질(聲質)이 변하면서 캐스팅을 고민하는데, 드 니스는 부군이 제작하는 축제에 바로 출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판 신데렐라 스토리가 완성된다. 지금은 리릭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파악하지만, 스핀토 성격의 ‘마농’에 곧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일류 가수들에게 서울은 에너지를 북돋는 최고의 도시로 소문이 자자하다. 유럽 대극장 전막을 위해 아시아 투어에서 몸을 사렸다가는 소셜미디어릍 통해 소문이 세계로 퍼질 각오를 해야 한다. 드 니스는 “학창 시절에 여러 한국 친구와 만나면서 정다움과 가족의식, 충실한 신앙심으로 다가온 벗들에게 일체감을 느꼈다”고 했다. 2018년 우리 관객도 그런 가치에 충실한 삶을 살고 있는지 서로가 서로를 돌아보는 자리가 될 것이다.  
 
 
글 한정호 클래식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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