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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뽕밭에 금배지 노리는 유명인 왜 몰릴까

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가 거론되는 자유한국당 배현진 전 아나운서와 바른미래당 박종진 전 앵커. 송파갑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중앙포토, 페이스북]

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가 거론되는 자유한국당 배현진 전 아나운서와 바른미래당 박종진 전 앵커. 송파갑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중앙포토, 페이스북]

[토요정담]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ㆍ보궐선거에서 서울 송파을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최승호 사장 취임 이후 MBC 뉴스데스크 앵커 자리에서 물러났다가 9일 자유한국당에 전격 입당한 배현진 전 아나운서의 송파을 전략공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배 전 아나운서는 이날 입당식에서 송파을 출마 여부에 대해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당에서 제게 어떤 직무를 맡겨주시든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배 전 아나운서의 영입은 송파을 보궐선거 투입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파을에는 종합편성채널에서 유명세를 얻은 박종진 전 앵커가 바른미래당의 예비후보로 이미 등록을 했다. 게다가 더불어민주당에선 방송기자 출신의 젊은 정치인을 전략공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만일 이런 구도가 현실화되면 송파을이 ‘방송인 대전(大戰)’으로 불릴 수 있게 된다.
 
흥미로운 건 갑·을·병으로 나눠진 송파구에 전통적으로 방송인이나 유명인이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자주 선택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 상실형이 확정돼 송파을 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최명길 전 의원도 MBC 기자 출신이다. 이웃 지역구인 송파병에선 2012년 19대 총선에서 탤런트 출신의 김을동 전 의원이 당선됐다. 15대 국회에서 송파을, 16~17대 국회에서 송파갑을 대표했던 맹형규 전 의원은 SBS 8시 뉴스 앵커를 지냈다.
 
배현진 전 아나운서를 영입한 홍준표 한국당 대표도 1996년 15대 총선 때 송파갑에서 당선돼 처음으로 금배지를 달았다. ‘모래시계 검사’로 유명했던 홍 대표는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15대 총선을 앞두고 신한국당에 영입한 인사였다. 하지만 4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999년 3월 의원직을 상실했다. 홍 대표의 바통을 이어받은 사람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였다. 이 전 총재는 1997년 12월 대선에서 패한 뒤 1999년 6월 송파갑을 통해 원내에 입성했다.
 
송파을은 이번 보궐선거 때도 ‘빅샷’의 싸움터가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많았다. 잇따른 성폭력 의혹으로 정치 인생의 위기를 맞기 전까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출마가 거론됐었고, 지난 1월 대구 북을 당협위원장으로 확정되기 전까지 홍준표 대표의 등판설도 나왔었다.
 
1978년 서울지하철 2호선 공사가 진행 중이던 서울 송파구 신천동 모습. [사진 서울시]

1978년 서울지하철 2호선 공사가 진행 중이던 서울 송파구 신천동 모습. [사진 서울시]

 
이처럼 송파에 유명 인사가 몰리는 이유는 뭘까. 송파구는 서울의 25개 자치구 중 인구가 가장 많다. 지난 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통계 기준으로 66만5279명에 달한다. 1970년 이후 개발된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까닭이다. 조선시대에는 뽕나무밭이 무성했고, 강남 개발 이전까지만 해도 논과 밭이 많았던 곳이어서 서울 구도심에 비해 상대적으로 토박이가 적다. 또한 서울지하철 2·3·5·8·9호선과 분당선, 올림픽대로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가 통과하는 교통의 요지이고 롯데월드와 석촌호수, 가락시장 등이 있어서 유동 인구도 많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지역 밀착형 정치인이 아니더라도 대중적으로 얼굴이 알려진 정치인이라면 도전할 수 있는 지역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수영 디아이덴티티 메시지전략연구소장은 “송파는 서울에서도 상대적으로 신시가지여서 지역 이해도와 연고성이 많은 인사보다는 명망가 위주의 공천이 그동안 많았던 것 같다”며 “오랫동안 롱런한 지역구 국회의원이 많지 않다는 게 이를 방증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한 특징 때문에 중앙 정치권의 대리전과 단기전이 전개되기 좋은 곳“이라고 덧붙였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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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