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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사람 반+기계 반’ 시대 온다 … 영원불멸의 꿈 과연 이뤄질까

트랜스휴머니즘

트랜스휴머니즘

트랜스휴머니즘
마크 오코널 지음
노승영 옮김
문학동네
 
인생이 아름답고 애틋한 이유는 언젠가는 끝나기 때문이다. 달달한 서정시나 에세이에서 가끔 마주치는 문장이다. 과연 그런가? 혹시 누구에게나 오차 없이 닥쳐올 죽음의 공포를 짐짓 모르는 척하는 위선적인 포즈 아닌가. 이런 사변 자체가 아무런 소용이 없는 건지도 모른다. 지구상의 생물 종 상당수가 절멸하는 여섯 번째 대멸종이 머지않아 닥친다고 하지 않나.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있을까. 과거 같으면 종교였겠지만 지금은 과학이 답이다. 그런 신념에 따라 실제 행동에 나선 사람들을 탐사한 책이다. 책의 원제 ‘To Be a Machine’은 이들의 기술만능주의 철학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여러모로 불완전한 육신을 벗어던지고 절반 기계가 돼서 죽음을 극복하고 지구의 위기도 넘어가자는 얘기다. 한국판 제목은 하나의 운동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트랜스휴머니즘 현상의 성격을 포착한 표현이다. 아직까지 운동 초창기라는 단서를 달긴 하지만.
 
기술로 죽음 극복, 을 표방하는 트랜스휴머니스트들의 개별활동은, SF 영화나 소설, 해외토픽 등에서 본 듯한 기시감이 들긴 하지만, 한데 모아놓으니 다채롭다. 더블린에 사는 저자는 저널리스트이자 작가다. 그래서 생생하고 깊이가 있는 트랜스휴머니즘 현장 편력기다.
 
이 운동의 슈퍼스타는 역시 레이 커즈와일을 꼽아야 할 것 같다. 2005년 베스트셀러 『특이점이 온다』에서 기술발달이 인간 한계를 따라잡는 특이점이 다가온다고 점친 기술 유토피아 신봉자 말이다. 한 인간의 모든 정신활동을 차가운 컴퓨터 플랫폼에 되살려 정신적 영생을 도모하는 업로딩, 부활의 날을 꿈꾸며 시체를 냉동 보존하는 미국의 상업회사 알코어, 자기 팔뚝에 큼지막한 칩을 심는 바이오해커를 소개한다. 성병 등이 두려워 섹스봇이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며 순결을 지키는 괴짜 청년까지 등장한다. 몸 따로, 정신 따로라는 이원론적인 발상, 그동안 신의 영역이었던 죽음 이후를 정복할 수 있다는 오만한 시도들이다.
 
저자는 이런 운동의 배경에 급진적 기술낙관론이라는 실리콘밸리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고 진단한다. 실제로 막대한 자금이 이들에게 흘러든다는 거다. 레이 커즈와일은 IT 공룡 구글의 기술이사다. 트랜스휴머니즘이 현대판 돈키호테들의 엉뚱한 돌진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들은 인간 두뇌를 “고깃덩어리로 된 기계”라고 표현한다. 그나마 대부분의 사고가 독창적이지 않고 보잘것없다고 꼬집는다. 내심 반발하다 그러려니 하게 된다. 어쨌든 방향은 인간의 기계화인 것 같아서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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