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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 중국 장군 기리는 섬마을 아시나요

이순신대교가 보이는 전남 여수시 묘도 ‘도독마을’에 세워진 진린 장군 석상. [프리랜서 장정필]

이순신대교가 보이는 전남 여수시 묘도 ‘도독마을’에 세워진 진린 장군 석상.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여수와 광양 사이의 바다인 광양만 한가운데에는 작은 섬 하나가 있다. 11.43㎢ 면적에 지난해 말 현재 583가구, 1254명의 주민이 사는 여수 묘도다. 북쪽으로는 이순신대교로 광양과 연결돼 있으며, 남쪽으로는 묘도대교를 이용해 여수와 오갈 수 있다.
 
묘도에는 이순신 장군과 함께 중국의 장군을 기리는 마을이 있다. 이순신대교의 한쪽 끝 옆에 위치한 도독마을이다. 30세대 안팎의 주민 60여 명이 거주한다. 도독(都督)은 명나라 때 일종의 수군 총지휘관 직책이다.
 
도독마을이라는 이름은 실제 명나라 수군 도독인 진린 장군에서 따왔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4년 7월 서울대 특강에서도 한·중 우호에 관해 얘기하며 언급한 적 있는 진린 장군은 이순신 장군과 특별한 우정을 맺었다. 정유재란 때 노량해전에서 전사한 이순신 장군의 시신을 수습해 장례를 치른 이가 진린 장군이다.
 
묘도는 조선과 명나라가 연합군을 형성해 왜군과 싸운 곳이다. 1598년 9월부터 묘도에서 왜군을 수차례 공격한 진린 장군의 수군은 그해 11월 이순신 장군과 조·명 연합군을 꾸려 퇴각하는 왜군과 대규모 전투를 벌였다. 진린이 묘도에 진을 친 27일간 조·명 연합군의 사령부가 있었던 곳이 도독마을이다. 조선과 명나라 수군의 우정과 구국정신이 남아 있는 현장인 셈이다.
 
임진왜란 당시 모습을 그린 도독마을의 벽화. [프리랜서 장정필]

임진왜란 당시 모습을 그린 도독마을의 벽화. [프리랜서 장정필]

도독마을에는 두 장군과 임진왜란을 기리기 위한 몇 가지 상징물이 있다. 이순신 장군과 진린 장군의 얼굴을 표현한 석상이 대표적이다. 똑같은 크기의 두 장군 석상은 왜군으로부터 주민들을 보호하듯, 파도를 막아주는 방파제 역할의 시설물에 마을을 바라보며 나란히 세워져 있다. 이 시설물에는 이순신 장군이 전투 때 띄워 암호처럼 썼던 다양한 연 조형물도 부착돼 있다.
 
이 마을에는 역사 자원을 활용한 벽화 거리도 조성돼 있다. 마을 주민들이 사는 집 벽면을 활용해 조성한 곳이다. 임진왜란 당시 해전 모습과 조선 수군의 보직별 복장 및 무기 종류, 조선과 명나라 군대의 군복 모습 등 볼거리가 그려져 있다.
 
도독마을을 비롯한 묘도 일대는 조·명 연합 수군을 테마로 한 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3만1769㎡ 규모의 공간에 70억원의 국·시비를 들여 광장과 사계절 꽃 정원, 전망 데크, 쉼터 등을 만드는 게 골자다.
 
전남에서는 이순신 장군과 진린 장군을 기념하기 위한 다른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완도 묘당도 관왕묘 재건사업이 대표적이다. 묘당도 관왕묘는 1598년 조·명 연합군의 승리를 기원하며 건립됐지만, 일제강점기에 훼손됐고 6·25 때 이순신 장군을 모시는 충무사가 됐다. 중국의 진린 장군 후손들은 2015년 10월 충무사를 찾기도 했다. 해남에는 진린 장군의 하사품이 전시된 명량대첩 해전사 기념관도 있다.
 
진린 장군의 후손들은 전남에도 뿌리를 내렸다. 전남 해남군 산이면 황조마을은 이들의 집성촌이다. 명나라가 망하고 청나라 때 조선에 들어온 진린 장군의 손자를 시작으로 광동 진(陳)씨들이 이곳에 살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도 해남을 찾은 적이 있다. 여수시 관계자는 “도독마을이 있는 묘도는 조·명 연합군의 이야기 등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관광자원이다”며 “묘도 일대에 테마 공원이 조성되면 지역 관광 활성화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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