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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 미술관이 된 강릉해변, 문화올림픽 열기 잇는다

삶과 죽음을 경건하게 대한다는 뜻이 담긴 권정호 작가의 ‘염원’. [박진호 기자]

삶과 죽음을 경건하게 대한다는 뜻이 담긴 권정호 작가의 ‘염원’. [박진호 기자]

동해에 떠오르는 일출 이미지를 형상화한 ‘영혼의 사원-2개의 태양’, 욕심을 내려놓고 삶과 죽음을 경건하게 대한다는 뜻이 담긴 텅 빈 두개골 형상의 ‘염원’.
 
국내외 조각가와 화가들이 참여한 ‘파이어 아트 페스타 2018’ 작품을 2018 평창겨울패럴림픽(3월 9~18일) 기간에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강원도는 강릉 경포 해변에 설치된 파이어 아트 페스타 작품 20여 점을 패럴림픽이 폐막하는 18일까지 전시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당초에는 겨울올림픽이 끝나는 지난 25일 모두 철거하기로 했었다.
 
지난 4일 강원도 강릉시 경포해변. 관광객들이 5m 높이의 대형 조형물을 감상하고 있었다. 일부 관광객은 여행용 가방 형태의 작품 ‘시간을 담다’ 안에 들어가 기념사진을 찍었다. 또 한쪽에선 소원지에 한 해 소망을 적어 작품에 묶기도 했다. 경기도 안양에서 온 김은희(53·여) 씨는 “탁 트인 바다와 함께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자연과 예술의 조화’를 추구하는 예술제인 파이어 아트 페스타는 대형 조각 작품 23개를 해변에 설치한 뒤 겨울올림픽 기간 주말마다 2~3개 작품을 불태우는 파이어 퍼포먼스(Fire Performance)를 할 계획이었다.
 
동해 일출을 형상화한 한중 아트프로젝트팀 의 ‘영혼의 사원-2개의 태양’. [박진호 기자]

동해 일출을 형상화한 한중 아트프로젝트팀 의 ‘영혼의 사원-2개의 태양’. [박진호 기자]

기존 예술 작품이 ‘불멸’을 추구하는 것과 반대로 작품을 불에 태워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역발상’이 이번 전시의 핵심이어서다. 일부 작품은 불에 타야만 안에 숨겨진 또 다른 작품이 나타난다. 이 때문에 재료는 불에 타기 쉬운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다. 나쁜 기운을 막는 귀면(鬼面)을 표현한 작품 ‘전설’의 재료는 짚과 나무, 용의 꼬리를 표현한 작품 ‘난 화가 났어!’는 갈대가 주재료다.
 
지난달 10일엔 행사 취지에 맞게 3개의 작품을 태우는 파이어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당시 경포해변을 찾은 관광객들의 반응도 좋았다. 하지만 다음날인 11일 강릉과 인접한 삼척 노곡과 도계에서 산불이 발생하면서 파이어 퍼포먼스는 연기됐다.
 
나쁜 기운을 막는 귀면(鬼面)을 표현한 K2팀의 ‘전설’. [박진호 기자]

나쁜 기운을 막는 귀면(鬼面)을 표현한 K2팀의 ‘전설’. [박진호 기자]

파이어 아트 페스타는 과거 강원도 화전민이 불을 피워 밭을 만들고 씨를 뿌려 생존한 것처럼 문화올림픽을 기점으로 지역의 문화예술이 불꽃처럼 부흥하기를 바란다는 뜻이 담겨 있다. 행사엔 국내 작가 14명과 2개 팀, 다국적 2개 팀과 국외 작가 5명 등 총 34명의 예술가가 참여했다.
 
작가들은 강원도 강릉과 삼척이 배경인 삼국유사의 향가 ‘헌화가(獻花歌)’를 ‘헌화가(獻火歌)’로 차용해 지역의 정체성, 문화적 상상력, 예술적 창조성을 엮어 다양한 예술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강원도는 강릉시, 강원문화재단과 협의를 통해 패럴림픽 기간 1~2회에 걸쳐 작품을 불태우는 파이어 퍼포먼스 진행할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김형석 예술감독은 “일부 작품은 나무로 만든 작품 안에 철 작품이 숨겨져 있어 불타야만 완성된다. 이 퍼포먼스를 통해 예술가의 분신인 미술품이 산화하며 새로운 작품으로 완성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창조적인 예술가들의 시대정신과 현대미술의 새로운 형식, 미학적 메시지를 읽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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