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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수준 넘은 소음은 폭행" 군부대 앞 장송곡 시위 유죄

확성기 이미지. [중앙포토]

확성기 이미지. [중앙포토]

"합리적 의사 전달 수준을 넘어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는 음향은 폭행으로 인정된다."
군부대 앞에서 24시간 장송곡을 틀고 시위를 벌인 혐의(공동상해·공무집행방해)로 기소된 오모(64)씨 등 4명에 대해 1심 법원이 유죄를 선고했다. 

전주지법, 60대 4명에 집행유예 선고
공동상해 및 공무집행방해죄 인정
"음량 크기, 지속 시간, 의도 고려"

 
전주지법 형사4단독 노종찬 부장판사는 8일 오후 2호 법정에서 열린 오씨 등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시위를 주도한 오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서모(68)씨 등 나머지 3명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오씨 등이 장기간 임실군과 35사단 앞에서 장송곡 등을 반복 재생한 것은 제3자에 대한 의견 전달과 무관하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경찰과 군인,소방대원들이 참여한 '생물테러 재난대응 종합훈련'. 기사와는 무관함. 일산=최승식 기자

경찰과 군인,소방대원들이 참여한 '생물테러 재난대응 종합훈련'. 기사와는 무관함. 일산=최승식 기자

노 부장판사는 대법원 법리를 인용해 오씨 등이 시위 당시 일으킨 소음을 '폭행'으로 봤다. 대법원에 따르면 폭행 여부는 음량의 크기나 음의 높이, 음향의 지속 시간, 종류, 음향 발생 행위자의 의도, 음향 발생원과 직무를 집행 중인 공무원과의 거리, 음향 발생 당시 주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오씨 등은 2013년 12월 19일부터 2014년 1월 17일까지 전북 임실군 임실읍 육군 35사단 앞에서 "군부대가 전주에서 임실로 이전하는 것을 반대한다"며 장송곡 등을 44~74데시벨(㏈)로 틀고 시위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또 같은 이유로 2011년 3월 28일부터 2013년 12월 12일까지 임실군청 앞에서 장송곡 등을 72~81dB로 틀어 공무를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소음 측정 모습. 기사와는 무관함. [사진 서초구청]

소음 측정 모습. 기사와는 무관함. [사진 서초구청]

당시 오씨 등은 35사단 부대 울타리에서 10m 떨어진 도로변에 컨테이너를 놓고 그 위에 확성기 4개를 달았다. 확성기에서는 장송곡 소리(북망산천을 나는 가네. 어홍 어홍 어어야 어홍)가 장병 2000여 명이 생활하는 부대 안까지 크게 울려 퍼졌다. 이들은 부대 측이 방음벽을 설치하자 열흘간 밤낮없이 장송곡을 계속 틀었다.
 
검찰은 이들이 장송곡을 틀어 병사들의 업무와 훈련을 방해하고 군인 4명에게 스트레스와 이명(耳鳴) 등 상해를 입혔다고 봤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소음 기준은 주거 지역의 경우 주간 65㏈, 야간 60㏈이고, 기타 지역은 주간 80㏈, 야간 70㏈이다. 소음을 일으킨 시위자에게 상해 혐의 적용은 이례적이어서 2014년 5월 검찰이 기소할 때부터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는 의견과 "합법 시위를 가장한 악의적 행위"라는 의견이 맞서며 찬반 논란이 거셌다. 
 

전북 전주시 덕진동 전주지법 전경. [중앙포토]

전북 전주시 덕진동 전주지법 전경. [중앙포토]

그만큼 법원의 고민도 깊었다. 2014년 9월 첫 공판 이후 3년 6개월간 기일 연기·속행을 수차례 반복하며 1심 선고가 미뤄졌다. 그 사이 재판부도 이순형→김선용→노종찬 부장판사까지 세 차례나 바뀌었다.   
 
앞서 오씨 측 변호인은 지난 1월 11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집시법 범위 내에서 한 행위를 처벌하면 시위에 관한 자유는 형해(形骸·흔적이나 자취)화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오씨는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집회를 한 것이지 누구를 해치려 한 게 아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본래 목적을 벗어나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려는 의도의 집회·시위는 엄단해야 한다"며 오씨에게 징역 3년, 나머지 3명에게는 징역 1년을 구형했다. 1심 법원도 이런 검찰 주장을 받아들였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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