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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해법을 찾아서(3)] 김정은을 밖으로 끌어내야 해결책이 보인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미국 말보르 담배와 일본 샷포르 맥주를 즐긴다. 미국과 일본에 대해 우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어린 시절 스위스 베른에서의 자본주의 경험이 현재 삶의 곳곳에 배여 있는 것이다. 김정은이 성장기에 경험한 스위스 베른과 평양은 북한의 미래를 어디로 끌고 갈 것인가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SLBM 시험 발사 장면을 지켜보면서 담배를 든채 미사일 성공을 주도한 이병철 당 제1부부장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SLBM 시험 발사 장면을 지켜보면서 담배를 든채 미사일 성공을 주도한 이병철 당 제1부부장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김일성·김정일에게서 물려받은 북한은 그에게 실망을 주었다. 그래서 김정은은 2012년 4월 첫 육성연설에서 “인민들의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할아버지·아버지가 하지 못했던 숙제를 해 보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그는 경제발전과 핵무력 건설의 병진노선을 강조했지만 핵무력 건설에 무게를 두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하고 핵무력 완성을 선포했다.
 
김정은은 올해 신년사에서 핵무력 완성을 토대 위에 사회주의 경제강국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에 총집중할 것을 피력했다. 정제유 축소(연간 200만→50만 배럴) 등 유엔 대북제재 강화로 핵무력 추가 도발에 적신호가 켜졌다. 그래서일까. 김정은은 병진노선의 한계를 받아들였는지 남북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고슴도치처럼 움츠리고 있었던 김일성·김정일보다 김정은은 밖으로 나오려고 한다. 과거 남북관계의 경험에서 오는 트라우마 때문에 김정은의 행동은 여전히 의심을 받고 있다. 김정은도 외부 세계가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 김정은은 대북 특사단과 면담에서 “대화 상대로서 진지한 대우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의 경험이 있는 그에게는 절박한 심정이었을 것이다. 
 
북한을 방문 중인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가 지난 5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있다. 오른쪽은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연합뉴스]

북한을 방문 중인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가 지난 5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있다. 오른쪽은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연합뉴스]

김정은은 집권 이후 현재까지 북한을 벗어난 적이 없다. 권력이 불안한 것도 있었지만 그를 불러주는 나라도 없었다. 한때 혈맹이었던 중국마저 그를 외면했다. 김정은은 2013년 5월 자신의 최측근인 최용해 특사를 중국에 보냈다. 불편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였다. 최용해는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 “후진타오 전임 주석 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전통”이라며 김정은의 중국 방문을 허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시진핑은 "상황이 허락하면 초대하겠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못 된다. 북한의 태도가 문제다. 북한이 태도를 바꾼다면 우리도 태도를 바꾼다”고 말했다. 시진핑의 마음 속에는 2012년 12월 미사일 발사와 2013년 2월 제3차 핵실험에 대한 불만이 가득 담겨 있었다.  
 
김정은은 2012년 집권 초반에 새로운 지도자로서 이미지를 주고자 모란봉악단을 창단해 그해 7월에 선보였다. 하이힐과 짧은 미니스커트에 미국 영화 주제가를 연주한 것은 파격적이었다. 그는 모란봉악단을 만들면서 관계자들에게 “새것, 새것, 또 새것을 창조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주문했다. 김정은은 김일성·김정일에게서 물려받은 유산으로 북한의 미래가 없다고 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AP=연합뉴스]

 
김정은은 강화된 대북 제재와 미국의 군사 압박으로 세상 밖으로 나오려고 한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를 밖으로 나오게 해야 한다. 그 다음에 국제사회는 북한을 도와주고 북한은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도록 해야 한다. 김정은은 북한을 더는 고슴도치 상태로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 국제사회는 그가 밖으로 겁먹지 않고 나올 수 있도록 지켜볼 필요가 있다. 
 
고수석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ko.soos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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