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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 겉으론 환영하면서도 내심은 복잡한 중국...

 남북 정상회담 합의를 바라보는 중국의 속마음이 복잡하다. 일촉즉발로 치닫던 한반도 위기가 일단 대화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 것을 환영하면서도 속마음으로는 대화 국면에서 중국의 역할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차이나 패싱’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 정부와 관영 언론의 논조는 환영 일색이다. 겅솽(耿爽) 외교부 정상 회담은 7일 정례 브리핑에서 “남북 양측이 적극적인 성과를 거둔데 대해 무척 기쁘다”며 “(남북정상회담 합의가) 한반도 전체 인민과 관련 각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며 이 지역 평화 안정에 유리하다고 여긴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정의용 특사의 방북 성과가 발표된 6일에도 이례적으로 심야 시간대에 환영 담화를 내놓았다.  
 
중국이 남북 대화를 환영하는 이유는 전쟁 발발 가능성까지 거론되던 위기가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가게 됐다는 점에서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말한 대로 중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서도 안되고 혼란도 안된다 (不戰不亂)”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자기 집 대문 앞에서 소란이 일어나는 걸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또 한가지 이유는 중국에 부담스런 미 트럼프 행정부의 압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독자적인 대북 제재 수위를 높일 때마다 중국 기업들이 포함됐다. 선박ㆍ무역 업체에 이어 다음 차례의 제재 대상은 중국의 은행이란 예상까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차례 경고한 제3자 제재(세컨더리 보이콧)가 점차 현실화되면서 중국은 압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이 마냥 환영만 하기에는 당혹스런 측면도 있다. 이른바 ‘차이나 패싱’ 우려다.  
남북 대화로 시작해 북미 대화로 이어질 수 있는 국면 전환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중국이 한 역할이 없었고, 앞으로도 당분간 중국의 역할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중국은 늘 “북핵 문제의 직접 당사자는 미국과 북한”이라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이는 중국이 대북 압력을 강화해야 문제가 풀린다는 ‘중국 역할론’을 회피하는 의도가 담긴 것이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

중국은 2005년 6자회담에서 합의된 9ㆍ19 공동성명을 끌어낼 때와 같은 적극적인 중재 역할은 물론 6ㆍ25 참전국에다 한반도 인접국인 이해당사자로의 발언권을 갖기 원한다. 하지만 지금의 중국은 대북 영향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시 주석 특사 자격으로 방북한 쑹타오(宋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지 못한 게 단적인 예다. 
 
이는 북ㆍ중 관계 냉각으로 지렛대가 상실된 점도 한 원인이다. 더구나 북한 김정은 체제가 중국을 배제하고 미국과의 직접 담판을 추구할 경우 ‘차이나 패싱’은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 한반도 문제를 최대 관심사로 삼아온 환구시보가 7일 사설에서 “한국의 힘은 제한적이어서 곧 시험을 받게 될 것"이라며 "평화와 비핵화 기세를 유지하려면 중국과 러시아, 유엔 안보리의 지지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역할론을 내세우면서도 중국의 배제에 대한 우려도 읽힌다.   
 
이와 관련, 겅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끌어 내기 위해 마땅한 노력과 역할을 계속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역할에 대한 질문이 재차 나왔으나 그는 같은 대답을 반복하는 데 그쳤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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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