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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도정 8년, "전화번호 노출 꺼려, 통화한 기자 거의 없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左)ㆍ공보비서 김지은씨(右). [중앙포토ㆍJTBC]

안희정 전 충남지사(左)ㆍ공보비서 김지은씨(右). [중앙포토ㆍJTBC]

‘전임 지사가 해오던 핵심 사업을 계승해 도정의 안정을 유지했지만, 8년 동안 굵직한 사업을 한 게 없다.’ 여비서 성폭행 의혹으로 지난 6일 사퇴한 안희정 충남지사에 대한 도민들의 평가다.
 
안 전 지사는 2010년 6월 처음 지방선거에서 당선됐다. 당시 지방선거는 이완구 지사가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추진에 반발, 2009년 12월 사퇴함에 따라 현직 도지사가 없는 상태에서 치러졌다. 민주당 안희정 후보가 42.25%를 득표, 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39.94%)를 2.31%포인트의 근소한 차로 꺾고 당선됐다. 한나라당(박해춘) 후보까지 나와 보수진영이 분열한 상태에서 어부지리 승리라는 평가도 있었다. 안 전 지사는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일한 것 이외에는 이렇다 할 공직을 맡은 경험이 전무한 상태여서, 당선 직후부터 도정을 제대로 수행할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안 전 지사가 김지은씨와 주고받은 텔레그램 내용. [연합뉴스, 중앙포토]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안 전 지사가 김지은씨와 주고받은 텔레그램 내용. [연합뉴스, 중앙포토]

안 전 지사는 취임 이후 전임 지사가 결정해온 사업을 대부분 계승했다. 대표적인 게 도청이전신도시 조성이었다. 안 전 지사가 취임했을 때는 이미 도청사 이전 사업이 상당 부분 추진됐기 때문에 사업을 수정하기 곤란한 면도 있었다. 충남도 관계자는 “당시 안 전 지사는 전임 지사가 한 사업이라도 방향이 옳다고 판단되면 그대로 추진하려고 했다”고 했다.
2010년 9월 18일부터 10월 17일까지 부여·공주·논산 등에서 열린 지역의 대규모 행사였던 대백제전도 성공적으로 치렀다. 안 전 지사는 직접 서울역 등을 다니며 대백제전을 홍보하기도 했다.  
 
지난해 1월 12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당시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17년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 출범식 및 분권과 혁신 새로운 대한민국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해 1월 12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당시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17년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 출범식 및 분권과 혁신 새로운 대한민국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중앙포토]

하지만 안 전 지사는 이렇다 할 굵직한 업무 성과는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충남참여연대 이상선 공동의장은 “민주적 마인드를 갖춘 것은 이전 도지사와 다른 점이지만 행정혁신, 자치혁신, 3농혁신 등 안 지사가 강조한 혁신 과제가 지지부진했다”고 했다. 3농혁신은 친환경·고품질 농산물 생산, 지역 식품(local food) 소비 체계 구축, 도농 교류 활성화 등을 말한다. 충남도청 과장급 직원은 “안면도 개발사업 등 숙원 사업은 해결된 게 없다”고 했다.
 
  
안 전 지사는 또 지역 간 분쟁이나 갈등을 관리하는 데 대단히 소극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두고 한 도의원은 “안 전 지사는 충남도와 다른 시·도가 첨예하게 대립할 때는 나 몰라라 한 경향이 있다”며 “이는 대권을 염두에 둔 그가 가능하면 다른 지역에서도 인기를 잃지 않으려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6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부로 도지사 직을 내려놓겠다, 일체의 정치 활동도 중단하겠다“며 ’피해자 김지은 씨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입장을 밝힌 페이스북. [뉴시스]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6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부로 도지사 직을 내려놓겠다, 일체의 정치 활동도 중단하겠다“며 ’피해자 김지은 씨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입장을 밝힌 페이스북. [뉴시스]

대표적인 게 당진·평택항 매립지 관할 결정 문제다. 이는 2015년 행정안전부가 중앙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당진·평택항 매립지(총 96만2350. 5㎡)가운데 28만2760㎡(29%)만 당진 땅으로 결정하며 발생했다. 나머지 71%는 평택 땅으로 인정했다. 이에 당진 시민들이 크게 반발했지만 안 전 지사는 적극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서천군이 금강하구둑의 일부를 헐어 바닷물과 강물이 교류하도록 하는 사업을 추진했지만, 안 전 지사는 충남과 금강을 사이에 둔 전북의 반발을 의식해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전북은 금강 물을 새만금지구에 끌어다 써야 한다며 반발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의혹에 분개한 한 시민이 6일 충남 홍성읍 도지사 관사에 야구방망이를 던져 유리창이 파손됐다. [연합뉴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의혹에 분개한 한 시민이 6일 충남 홍성읍 도지사 관사에 야구방망이를 던져 유리창이 파손됐다. [연합뉴스]

안 전 지사는 취임 초기부터 이미지 관리에 지나치게 치중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도정보다는 대권후보로서 이미지 쌓기에 주력해 왔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특강정치다.
안 전 지사의 특강 정치 논란은 취임 이후 줄곧 제기됐다. 충남도에 따르면 안 전 지사는 1년에 10건 이상의 외부 특강을 했다. 대권 후보로 본격 거론된 2016년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동안은 43건이나 됐다. 지금까지 받은 강연료도 1억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도 의회에서는 “도지사가 살림을 팽개치고 이미지 관리만 했다”고 비판했다.  
안 전지사는 2011년 충남도청에 미디어센터라는 생소한 조직을 만들었다. 센터 기능은 주로 안 전 지사 와 지지세력 관리였다. 미디어센터에서는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을 이용해 안 전 지사를 홍보하는 데 주력했다.
 자유한국당 신보라 원내대변인이 지난 6일 서울 국회 정론관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 사태와 관련해 기자회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신보라 원내대변인이 지난 6일 서울 국회 정론관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 사태와 관련해 기자회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 전 지사는 정치인이나 행정가라기 보다는 철학자 이미지가 강했다. 그는 동아시아의 평화와 여성민 소수자 인권, 민주주의, 혁신 등 늘 거대 담론을 말해왔다. 
안 전 지사의 권위적인 태도도 늘 논란거리였다. 지난 8년 동안 안 전 지사와 직접 전화통화를 해봤다는 기자들은 거의 찾기 어렵다. 안 전 지사의 직통 전화번호를 아는 사람도 핵심 측근 몇몇을 제외하고는 없다. 한 기자는 "안 전 지사와 통화하려고 비서관에게 전화했더니 정식으로 인터뷰 요청을 하라는 말을 들었다"며 어이없어했다.  
 
최근에는 잦은 해외 출장으로 구설에 올랐다. 충남도에 따르면 안 전 지사는 민선 6기인 2014년 7월 1일부터 지금까지 모두 22차례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해당 기간에 모두 수행비서가 동행했다. 특히 지난해 7월 우호협력도시인 러시아 레닌그라드주 방문과 스위스 UN인권이사회 참석, 9월 중국 방문 등 3차례 해외 방문에 성폭행 의혹을 폭로한 정무비서 김지은씨가 동행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정무비서 김지은씨를 지난 8개월간 4차례 성폭행하고 지속적인 성추행을 했다는 폭로에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6일 충남도의회의장에게 안 지사의 사임통지서가 제출됐다. 프리랜서 김성태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정무비서 김지은씨를 지난 8개월간 4차례 성폭행하고 지속적인 성추행을 했다는 폭로에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6일 충남도의회의장에게 안 지사의 사임통지서가 제출됐다. 프리랜서 김성태

 
 
홍성=김방현·신진호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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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