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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희생시키는 실험은 그만!…개구리 배아로 대체해 연구

자생 무당개구리 배아로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연구기법이 개발됐다. 사진은 자생 무당개구리와 수정란.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자생 무당개구리 배아로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연구기법이 개발됐다. 사진은 자생 무당개구리와 수정란.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국내 자생하는 무당개구리의 배아를 활용해 호흡기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연구 기법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실험용 쥐를 희생시키는 동물실험을 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호흡기 질환 치료에 효과적인 물질을 찾는 과정에 자생 무당개구리 배아(胚芽, embryo)를 이용하는 연구 기법을 최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지난해부터 울산과학기술원 박태주 교수팀과 공동으로 ‘자생 양서류를 이용한 기능성 유효물질 탐지기법’ 연구 사업을 진행해 왔다. 배아는 개구리의 수정란이 올챙이로 부화하기 전까지 세포분열을 시작한 초기 단계 상태를 말한다.
 
이번에 개발한 연구기법은 실험실 내에서 인공으로 산란한 무당개구리의 배아를 이용, 사람의 폐·침샘 등의 점막에서 분비되는 끈적한 점액 물질인 뮤신(Mucin)의 양을 측정하는 게 핵심이다.
뮤신은 감기·천식 등 호흡기 질환이 발생하면 과도하게 분비되기 때문에, 뮤신의 양을 측정해 나라신(Narasin) 등 유효물질(뮤신 분비 조절제)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를 탐색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양서류 배아 표피의 점막이 인간의 기관지 점막과 유사하기 때문에 호흡기 질환 관련 실험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무당개구리 배아가 다른 자생 양서류보다 배아의 뮤신 측정이 용이한 피부 상피조직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제로 미세먼지에 노출한 무당개구리 배아에 호흡기 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나라신·비쿠쿨린 등 뮤신 분비 조절제 4종을 처리한 결과, 뮤신 분비가 10∼16%가량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윤리 논란’ 포유류 실험 대체
자생 무당개구리 배아로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연구기법이 개발됐다. 사진은 자생 무당개구리와 수정란.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자생 무당개구리 배아로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연구기법이 개발됐다. 사진은 자생 무당개구리와 수정란.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그동안 호흡기 질환에 대한 유효물질 탐색 실험에는 일반적으로 인간의 구강세포나 설치류 등의 포유동물을 이용했다. 그러나 구강세포 실험은 비용이 비싼 데다가 생체 밖에서 세포만 측정하는 실험으로 재현성의 한계가 있었다.
 
포유류를 이용한 동물실험 역시 윤리 문제가 끊임없이 논란이 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2016년도 동물실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1년간 288만 마리(하루 평균 7900마리)의 동물이 실험을 통해 희생됐고, 이 중 쥐 등 설치류가 전체 실험동물의 91%를 차지했다.
2013년 유럽연합(EU)이 화장품 동물실험 전면금지법을 통과시킨 뒤, 국내에서도 지난해부터 화장품 동물실험을 금지하는 등 동물실험을 줄이고자 노력해 왔다.
하지만, 포유류 대체 실험 종으로 국내에서 많이 쓰이는 아프리카발톱개구리 역시 국내 생태 교란의 위험 때문에 2015년 12월에 ‘위해 우려종’으로 지정됐다.
이번에 개발된 무당개구리 배아 활용 기법은 인공 산란을 유도할 수도 있어 비용이 적게 들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어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여주홍 유용자원분석과장은 “전 세계적으로 동물실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추세에 맞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가 포유류나 외래종을 이용한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생 무당개구리 배아.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자생 무당개구리 배아.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이번 연구기법을 지난달 26일 특허출원했으며, 관련 분야 해외 학술지인 ‘몰레큘러 뉴트리션 앤드 푸드 리서치(Molecular Nutrition & Food Research)’에 이달 말에 투고할 예정이다. 최종원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활용부장은 “이번에 개발한 연구기법을 표준시험법으로 확립해 관련 학계와 기업에서 신약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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