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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중복 가입은 그만… 단체 실손, 퇴직 땐 개인 전환

실손보험 중복가입 이제 그만 
'국민보험' 실손의료보험에 연계제도가 도입된다. [중앙포토]

'국민보험' 실손의료보험에 연계제도가 도입된다. [중앙포토]

 
대기업에 다니는 신모(40)씨는 5년 전 개인실손보험에 가입해 꼬박꼬박 보험료를 내고 있다. 직장을 통해 단체실손보험에 이미 가입돼 있지만 중복 가입을 선택했다. 신 씨는 “나중에 퇴직한 뒤에는 개인실손보험에 가입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며 “지금 당장은 개인실손보험이 필요 없지만 나중을 위해 대비해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씨처럼 단체실손보험과 일반 개인실손보험에 중복 가입한 사람은 약 118만명(2016년 말 기준). 전체 단체실손 가입자(428만명) 4명 중 1명은 개인실손보험을 들었다. 실손의료보험은 여러 개에 가입해도 실제 부담한 의료비만 보장해주기 때문에 중복 가입하면 그만큼 보험료를 손해 본다. 대부분 가입자는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퇴직 이후를 대비해 이중 가입을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는 단체보험 가입자들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개인실손보험에 중복 가입할 필요가 크게 줄어든다. 올 하반기부터 단체실손보험 가입자가 은퇴하면 이를 개인실손보험으로 전환해주는 ‘실손의료보험 전환제도’가 도입되기 때문이다. 이미 중복 가입한 직장인을 위한 ‘실손보험료 납입·보장 중지제도’도 함께 시행된다. 금융위원회는 6일 이러한 내용의 실손의료보험 연계제도를 발표했다.
 
단체실손, 퇴직하면 개인실손으로 '전환'
 
우선 5년 이상 단체실손보험에 가입한 직장인은 퇴직할 때 기존 단체실손과 같은 개인 실손보험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게 된다. 퇴직한 뒤에 연령이나 치료이력 등을 이유로 개인실손 가입이 거부 당해 보장 공백이 생길 우려가 크게 줄어든다.
 
단, 모든 단체실손 가입자가 무조건 일반실손으로 전환되는 건 아니다. 일정 기준을 충족한 가입자에 한해 심사 없이 갈아탈 수 있다. 일정 기준이란 5년간 수령한 실손보험금이 200만원 이하이고, 5년간 10대 중대질병 발병 이력이 없는 경우다. 금융위에 따르면 전체 단체실손 가입자의 97%가 여기에 해당한다(2016년 기준).
 
자료:금융위원회

자료:금융위원회

 
이 기준에 맞지 않는 단체실손 가입자는 심사를 거친 뒤 보험사가 개인실손으로 전환해줄지 말지를 정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단체실손은 심사 없이 가입이 되기 때문에, 다른 일반 실손가입자의 보험료 상승을 방지하려면 (전환할 때) 최소한의 심사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실손보험 전환신청은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퇴직자는 단체실손이 종료(퇴직)된 뒤 1개월 이내에 단체보험 가입 보험회사에 전환신청을 해야 한다. 굳이 1개월로 신청 기간을 제한한 건 나중에 질병이 발생한 뒤에 뒤늦게 전환신청을 하는 역선택 가능성을 막기 위해서다. 따라서 퇴직자들은 이 전환신청 기간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중복 가입자는 개인실손 '중지'를
 
그렇다면 이미 단체실손과 개인실손에 중복 가입한 직장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제라도 개인실손을 해지해야 하는 걸까. 이런 고민에 빠진 직장인들을 위해 ‘실손보험 중지제도’도 마련한다. 중복 가입한 경우 언제든지 일반 보험료 납입과 보장을 중지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중지 신청을 하면 이후 발생한 의료비는 단체실손보험이 보장해준다. 
 
또 언제든 퇴직으로 인해 단체실손 계약이 끝나면 기존에 중지했던 일반실손을 재개할 수 있다. 이 경우엔 이미 가입한 기존 실손계약을 재개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심사가 원칙이다. 이직으로 인해 여러 차례 단체실손에 가입했다가 계약이 종료되는 경우에도 횟수 제한 없이 일반 실손을 중지·재개할 수 있다.
 
자료:금융위원회

자료:금융위원회

 
단, 실손보험 중지제도 역시 신청기한을 제한한다. 퇴직으로 단체실손 보장이 종료된 뒤 기존에 중지했던 일반실손을 재개하고 싶다면 퇴직한 지 1개월 이내에 이를 신청해야만 한다. 혹시 퇴직 뒤 일부러 무보험 상태로 지내다가 질병이 발생하면 그때야 일반실손을 재개하는 ‘도덕적 해이’ 가능성을 막기 위해서다.
 
실손보험 전환·중지제도는 보험회사의 시스템 구축작업이 끝나는 올 하반기 중 시행된다. 금융당국은 단체실손과 일반 개인실손에 중복 가입한 118만명에게 이러한 제도를 상세하게 안내하겠다는 계획이다. 손주형 금융위 보험과장은 “그간 보장공백에 놓여있던 은퇴자가 실손의료보험을 통해 의료비 리스크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퇴직 뒤 단체실손에서 일반 개인실손으로 전환하면 보험료도 동일한가.
그렇진 않다. 일반적으로는 단체가 더 싸다. 일반 개인실손은 개인실손 가입자의 위험률을 따져서 보험료를 산정하고, 단체실손은 단체실손 가입자의 위험률만 가지고 보험료를 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체실손에서 개인실손으로 전환하는 경우, 보험료가 다소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미 단체실손과 개인실손에 중복 가입해있다. 개인실손을 해지하는 것이 나을까, 중지하는 것이 나을까.
해지보다는 중지가 유리하다. 만약 개인실손을 해지했는데, 이후 퇴직 직전 5년 동안 큰 질병이 발생한다거나 하면 나중에 퇴직해서 개인실손으로 전환하려고 할 때 전환을 거부 당할 수도 있어서다. 개인실손을 중지할 경우엔 회사 재직 기간 동안은 단체실손으로 보장을 받고, 퇴직한 뒤엔 중지했던 개인실손을 재개하면 된다.
 
그럼 단체보험 가입자가 일반 개인실손 계약을 맺고, 가입 직후에 중지를 해버리면 되지 않나.
그러한 일을 막기 위해 일반 개인실손보험을 최초로 가입한 뒤 1년 이상 유지한 경우에만 중지신청을 할 수 있도록 제한한다. 혹시 계약자가 질병이력 등 고지사항을 충실히 알리지 않고 개인실손에 가입하고, 그 직후 중지해버리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단체실손과 개인실손에 중복 가입해있다. 개인실손을 중지하려고 보니까 단체실손의 보장 범위가 너무 작아서 아쉬운데, 이런 경우는 계속 유지해야 하나.
단체실손과 보장이 중복되는 부분에 한해 중지할 수 있다. 이 경우 중지된 부분에 대한 보험료는 내지 않아도 된다. 예컨대 단체실손은 상해입원만 보장하는 데 비해, 기존에 가입한 개인실손은 상해·질병 입원·통원을 모두 보장한다면, 개인실손의 상해입원만 중지하면 된다. 그러면 개인실손보험료가 그만큼 낮아진다.
 
실손보험 전환·재개신청을 퇴직 뒤 1개월 이내로 제한했는데, 자칫 이 신청 기간을 놓치는 퇴직자들이 발생할 수 있지 않나.
그렇다. 하지만 신청 가능 기간을 너무 길게 두면 도덕적 해이, 역선택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퇴직할 때 가급적 바로 실손보험 전환·재개 신청을 할 수 있도록 사업주가 이를 안내하는 방안을 만들 예정이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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