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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 중앙일보 부동산팀장

고물가 돌발변수로 분양가 상한제 제동?…집값 뛰고 거래 급증했는데

수도권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서울 집값이 크게 오르고 매매거래도 급증하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여건이 무르익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서울 집값이 크게 오르고 매매거래도 급증하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여건이 무르익고 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아파트. 2006년 지어진 3000여 가구의 대단지다. 지난해 8·2부동산대책 후 매매 거래량이 한 달에 6건까지 줄었다. 지난해 말부터 다시 크게 늘어 올해 들어선 월간 거래 신고 건수가 30~40건에 달한다.  
 
가격도 많이 올랐다. 지난해 8월 14억 원대인 전용 84㎡가 요즘은 17억 원대까지 3억원가량 상승했다. 현재까지 신고된 실거래 최고가는 17억7000만원이다.  
 
5600여 가구로 이뤄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도 마찬가지. 같은 기간 거래량이 월 10여건에서 20~30건으로 배 이상 증가했다. 11억 원대이던 전용 59㎡가 14억원을 찍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집값이 1월(0.86%)보다 상승폭을 키우며 0.94% 올랐다. 월간 상승률로 2009년 9월(1.12%) 이후 8년 5개월 만에 가장 높다. 2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다.  
 
지난달 주택매매거래량도 1만6000여건(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잠정 집계)으로 2006년 집계 시작 이후 최다다. 앞서 가장 많은 거래는 주택 매매 거래량이 120만건에 달했던 해인 2015년의 2월 1만2000여건이었다.  
 
2월 서울 집값 1% 가까이 뛰어
 
서울 주택시장이 올해 들어 가격 급등·거래 급증 현상을 보인다. 강남권이 주도하며 상승세가 강북지역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강남권은 월간 1% 넘는 상승률을 이어가는 가운데 한강 북쪽의 강북권 상승률이 1월 0.45%에서 지난달 0.67%로 높아졌다.  
 
올해 1~2월 서울 집값 상승률과 거래량 성적은 과열이 심했던 2000년대 중반 수준을 넘는다.    
 
가격이 뛰고 거래가 크게 늘면서 정부가 지켜보고 있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에 대한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택지지구 등 공공택지 이외 도심의 분양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상한제 기준을 완화해 적용 범위를 넓혔다. 분양가상한제는 기존 집값에 대한 견제 목적도 있다.   
자료: 국토교통부

자료: 국토교통부

상한제 적용 주요 요건이 집값과 거래량이다. 직전 3개월간 소비자물가상승률의 2배가 넘는 집값 상승률이 필수요건이다. 여기다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20% 넘게 늘어난 직전 3개월간 주택매매거래량 등을 추가로 충족하면 상한제 지정 요건을 갖추게 된다. 상한제 지역으로 지정되면 주변 시세와 상관없이 땅값과 정부가 정한 건축비 이하로 분양가를 정해야 한다. 업계는 상한제 시행으로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10% 가량 떨어질 것으로 본다.  
 
2월 집값 급등으로 3개월 단위의 서울 집값 상승률이 높아졌다. 지난해 11월~올해 1월 1.83%에서 지난해 12월~올해 2월에는 2.41%였다. 서울 25개 구 중 17곳이 1%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달 거래량 급증으로 거래량 요건에 맞는 지역이 크게 늘었다. 서울 25개 자치가 가운데 14곳의 지난해 12월~올해 2월 거래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 넘게 증가했다. 지난달에는 거래량 요건에 맞는 곳이 강남구와 성동구 두 곳뿐이었다.   
 
이에 따라 서울지역 대부분이 상한제 포위망에 들어올 것 예상됐다.  
 
2월 물가상승률 크게 올라
 
그런데 예상치 못했던 물가 변수가 터졌다. 지난해 하반기 서울이 하락세까지 보이며 저물가를 이어왔다. 상한제 적용에 물가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다 지난겨울 한파로 농산물가격이 급등하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전국 0.77%, 서울 0.71%다. 2월 상승률로 2000년 이후 최고다.  
 
2월 물가가 뛰면서 직전 3개월간 서울 물가상승률이 1.36%로 집계됐다.  
자료: 한국감정원 통계청

자료: 한국감정원 통계청

2월 집값보다 물가가 훨씬 더 많이 오르다 보니 당초 예상보다 집값 요건에 맞는 지역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에서 집값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1.2배를 초과하는 지역은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권과 강동·성동·양천·용산·마포 등 8곳으로 나타났다.  
 
1월까지 기준으로는 서울 25개 구 모두 해당했다. 3개월간 물가상승률이 0.09%에 불과했고 같은 기간 서울에서 가장 낮은 집값 상승률이 노원구 0.48%였다.  
 
여기다 집값과 거래량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곳은 강동과 마포를 제외한 6곳으로 더 줄어든다. 강동구 집값은 물가 상승률의 3배가 넘는 4.59% 올랐지만 비교 기간 거래량은 되레 10% 줄었다. 마포도 집값 요건엔 맞는데 거래량이 20%에 못 미치는 12% 늘어났다.  
 
마포·강동 거래량 요건 안 맞아
 
거래량 외에 다른 선택적 요건인 청약경쟁률을 적용해도 마포와 강동은 벗어난다. 분양이 있었던 직전 2개월 청약경쟁률이 각각 5대 1 이상이어야 한다. 마포는 지난해 8월 경쟁률이 35대 1이었는데 그 이전인 2016년 12월엔 4.8대 1이었다. 강동구는 청약경쟁률 고공행진을 이어오다 올해 1월 경쟁률이 2.4대1로 뚝 떨어졌다. 강동구 천호동에서 현진리버파크가 81가구 모집에 191명이 신청했다.  
 
서울 이외 수도권에서 투기과열지구인 성남시 분당구와 과천시는 모두 집값·거래량 요건에 맞다. 거래량이 2배가 넘었고 집값도 물가상승률(1.51%)의 3배 넘게 올랐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분당 집값이 5.52%, 과천은 4.56% 각각 올랐다.  
자료: 한국감정원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 한국감정원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물가가 뛰면서 서울의 상한제 후보가 줄었지만 기세가 더욱 커지는 강남권에 대한 정부의 고민은 더 깊어질 것 같다.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4차례 연속해 상한제 적용 범위에 든 강남권을 상한제 지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그 사이 집값은 더욱 오르고 거래도 날개를 달았다.  
 
분양가 상승률은 낮아  
 
강남권을 비롯한 주요 지역의 상한제 여건이 무르익었지만 정부는 상한제 카드를 꺼낼지 미지수다.  
 
다음 달 시행에 들어가는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지난 5일 공포된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효과를 지켜볼 가능성이 있다. 양도세 중과는 다주택자 수요를 위축시키고 안전진단 강화는 꿈틀거리는 목동 등의 집값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자료: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감정원

자료: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감정원

분양가상한제의 직접적인 타깃인 분양가는 집값과 달리 아직 잠잠한 편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간접 규제 등으로 강남권 분양가는 제자리걸음이다. 이달 분양예정인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자이개포는 이전보다 낮춘 3.3㎡당 4160만원에 분양가를 정했다. 이 일대 최근 분양가는 지난해 9월 인근 개포동 옛 개포시영 재건축 단지(래미안강남포레스트) 3.3㎡당 4243만원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서울 분양가가 1월 기준으로 1년간 2.68% 올랐다. 이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6% 넘게 상승했다. 
 
하지만 정부는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예상 밖 고강도 규제를 도입하고 있기 때문에 전격적으로 상한제를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  
 
민간택지 상한제 지역 지정 여부는 주택매매거래량 등의 공식 통계가 나오는 중순 이후 정해질 전망이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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