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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스파이 피격, 러시아 개입 확인땐 월드컵 불참" 경고

  전직 러시아 스파이가 영국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 것과 관련, 영국 정부가 러시아가 개입된 점이 확인되면 6월 열리는 러시아 월드컵에 참석하지 않는 것을 고려하는 등 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 [AFP=연합뉴스]

영국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 [AFP=연합뉴스]

 영-러 관계 파장 “강경 대응” VS “러시아혐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의회에 출석해 “만약 크렘린 개입에 대한 의혹이 확인되면 영국은 러시아가 주최하는 여름 월드컵에 불참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정치적 공방에 불을 붙였다고 가디언과 CNN 등 외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만 영국 외무부 측은 존슨 장관의 발언에 대해 선수가 아닌 정부 관료들의 불참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존슨 장관은 “솔즈베리에서 일어난 일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면서도 “두렵게도 러시아는 여러 면에서 사악하고 파괴적인 세력이 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러시아 측은 사건 연루 의혹을 부인하면서 즉각 반발했다. 디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사건에 대해 “어떤 정보도 없다”고 일축했다. 외무부는 특히 영국 측 반응에 대해 ‘히스테리’라고 비난하면서 부적절한 ‘러시아혐오(Russophobia)’라고 지적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솔즈베리 쇼핑몰 벤치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 세르게이 스크리팔(왼쪽)과 그의 딸 율리아 스크리팔. [CNN 캡처]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솔즈베리 쇼핑몰 벤치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 세르게이 스크리팔(왼쪽)과 그의 딸 율리아 스크리팔. [CNN 캡처]

 앞서 지난 4일 영국 솔즈베리에 있는 한 쇼핑몰 벤치에서 전직 러시아 정보요원 세르게이 스크리팔(66)과 그의 딸 율리아 스크리팔(33)은 알 수 없는 물질에 노출된 뒤 의식을 잃고 발견됐다. 이들은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지만,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크리팔 사건 수사는 지역 경찰이 아닌 대테러 전담 조직이 맡게 됐다. 가디언은 영국 정보 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현장에서 수집한 독극물에 대한 검사 결과가 향후 사건을 수사하는데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CCTV 확인하니…“길 걷다 갑자기 쓰러져”
 
 목격자들은 당시 상황에 대해 딸 율리아 스크리팔은 이미 기절해 있었고, 아버지 세르게이 스크리팔은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고 매체에 전했다. 솔즈베리 주민 프레야 처치는 “그들이 괜찮은지 확인하려고 눈을 쳐다봤는데 그들은 보지 못하는 듯했다”고도 말했다.  

 
 경찰이 인근 폐쇄회로TV(CCTV)를 분석한 결과 스크리팔 부녀로 추정되는 남성과 여성은 4일 오후 4시 즈음 피트니스 센터를 지나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갑자기 쓰러졌다. 인근 술집에서 일하는 한 직원은 부녀가 그날 오후 들러 즐겁게 술을 마시고 떠났다면서 그때까지만 해도 “모든 것이 정상처럼 보였다”고 언론에 전했다.
 
 
 스크리팔 부녀가 발견된 솔즈베리 쇼핑몰 벤치. [AP통신=연합뉴스]

스크리팔 부녀가 발견된 솔즈베리 쇼핑몰 벤치. [AP통신=연합뉴스]

 스크리팔, 기밀 넘긴 대가로 “최소 1억여 원 받아”  
 
스크리팔은 러시아군 정보총국(GRU) 소속 전직 장교로 2006년 러시아 정보기관 인물들의 신원을 영국 해외담당 정보기관인 비밀정보국(MI6)에 넘긴 혐의로 기소돼 13년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2010년 미국과 러시아의 첫 대규모 스파이 맞교환 때 풀려나 영국으로 넘어왔다.  
 
스크리팔은 1990년대에 주로 유럽에서 비밀리에 활동한 그의 전직 동료들의 신상과 비밀 회의장 주소 등에 대한 기밀을 MI6에 전달했고, 1999년 은퇴 이후에도 관계를 지속했다고 CNN은 전했다. 러시아 현지 언론들은 그가 정보를 넘기는 대가로 최소 10만 달러(약 1억700만원)를 받았다고도 보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스크리팔의 아내는 2012년 암으로 죽었다. 그의 아들은 지난해 러시아 세인트 피터스버그에서 사고를 당해 43살의 나이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크리팔의 딸은 2010년 부모를 따라 영국으로 넘어왔다가 이번 사고를 당했다. 
 
 가디언은 “크렘린의 개입과 상관없이 스크리팔 사건은 러시아 요원들에게 MI6나 미국 중앙정보국(CIA)와 협력하는 것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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