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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글로컬] 경북 지방선거 고질병 ‘문중선거’ 이번엔 끝내자

김정석 내셔널부 기자

김정석 내셔널부 기자

“성주는 특정 문중 간의 갈등 때문에 수십 년 반목의 세월을 가져왔다. 제가 3선에 도전하면 지역이 또 분열될 수밖에 없다.”
 
지난 1월 18일 김항곤 경북 성주군수가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며 한 말이다. 대개 현직 단체장이 불출마하는 이유는 중대한 실책을 저지르거나 강력한 적수가 나타나 당선이 불투명해져서인 경우가 많다. 특이하게도 김 군수는 ‘문중 간의 갈등’을 언급했다.
 
6·13 지방선거가 100일이 채 남지 않았다. 다른 지역에선 보기 힘든 이른바 ‘문중선거’도 경북에서 반복될 조짐이다. 정책이나 공약보다 어떤 문중 출신인지를 더 중요시하는 경북 지방선거만의 고질병이다. 이 고질병은 현직 군수가 직을 내려놓으면서 맞서야 할 정도로 단단히 뿌리박혀 있다.
 
지금까지 성주군은 성산 이씨와 김해 김씨가 번갈아가며 군수를 지내 왔다. 제1·2회 지방선거에선 김해 김씨인 김건영 군수가 당선됐다. 제3·4회 지방선거에선 성산 이씨인 이창우 군수가 당선됐다. 제5·6회 지방선거에선 다시 김해 김씨인 김항곤 군수가 당선됐다. 김 군수가 불출마를 선언했단 소식이 실린 언론 보도에 “종친회장 뽑느냐” 등 네티즌들의 씁쓸한 댓글들이 줄줄이 달린 이유다.
 
안동시도 특정 문중의 세력 다툼에서 빠지지 않는 지역이다. 안동의 양대 문중인 안동 김씨와 안동 권씨는 국회의원과 시장 자리를 놓고 선거 때마다 경쟁한다. 한 문중이 국회의원을 맡으면 다른 문중이 시장을 맡는다는 게 지역에선 공공연한 관행이란 말도 있다. 지금도 지역구 국회의원은 안동 김씨인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 시장은 안동 권씨인 권영세 시장이다.
 
문중선거는 당선인이 속한 문중 외에는 어떤 곳에도 득 될 것 없는 선거 형태다. 정당의 공천을 받기 이전에 ‘문중 공천’부터 받아야 하는 후보자는 지역민보다 문중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선거 때마다 정책이나 공약보단 패거리 짓기가 우선시된다.
 
1987년 6월 민주화 이후 30년 넘는 세월이 흘렀다. 강산이 세 번은 변했을 시간이다. 하지만 경북 선거판은 여전히 “지금이 무슨 조선 왕조냐”는 비아냥을 듣는 처지다.
 
지역에 깊게 뿌리내린 이 고질병은 어떻게 치유해야 할까.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도 중요하지만 문중 스스로가 깨달아야 한다. 사사로운 욕심을 내려놓고 대의(大義)를 따지는 것이 바로 문중이 대대손손 존경 받는 길이란 깨달음이다.
 
김정석 내셔널부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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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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