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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집무실 있는 성역, 노동당 본관 남측에 첫 공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 5~6일 방북한 대북특사단을 맞이하면서 선대(先代) 때와는 다른 자신만의 특색을 드러냈다. 특사단이 평양에 도착한 지 3시간 만에 전격적으로 접견과 만찬을 진행한 것이 그 사례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한국 특사에게 접견 직전 때까지도 면담 일정을 알려 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특사단은 사전에 북측과 김정은을 만날 시간·장소·형식에 대해 조율했고 대체로 일정대로 진행됐다. 김정은이 특사단을 자신의 집무실 건물에 불러 회담하고 만찬을 함께한 것도 특기할 대목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김정은) 접견과 만찬은 오후 6시부터 10시12분까지 4시간12분 동안 진행됐다”며 “노동당 본관에 있는 진달래관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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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김정은 집무실이 있는 노동당 본관(당 중앙위원회 건물)은 성역이나 마찬가지다. 한국 인사가 노동당 본관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0년과 2007년 남북 정상회담은 영빈관인 백화원 초대소 회의실에서 열렸다. 정부 당국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특사인 김여정을 청와대로 불러 회담하고 환대한 것에 대한 답례 차원일 수 있다”며 “김정은이 웃는 모습을 북한 언론에 공개하는 건 자신감의 표현이나 특사 일행에 대한 만족의 표시”라고 말했다. 또 김정은은 특사단과의 5일 만찬에 부인 이설주까지 참석하도록 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이번 특사단 방북을 통해 ‘우리는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정상국가’라는 이미지를 심어 주려는 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5일 만찬은 테이블 세팅에선 국제 기준을 의식한 흔적도 보였다. 서구식 정통 코스요리 차림새를 연상시키는 식기와 와인 잔이 구비됐다. 김정은이 각별히 좋아한다는 와인과 함께 수삼 삼로주(水蔘 蔘露酒) 등 인삼으로 담근 전통주도 올랐다. 이를 각각 담기 위한 와인 잔 4종이 나란히 놓였다.
 
김정은에게 이번 특사단 방북은 국제 외교무대에 공식적으로 데뷔한다는 의미가 있었다. 김정일이 사망한 2011년 12월 이후 권력을 잡은 김정은이 외국사절을 면담하고 그 결과를 공개한 것은 일곱 차례밖에 되지 않는다. 그마저 중국 공산당 대표와 쿠바·시리아 특사 등 우방국 대표단과의 의례적 접견이었다. 그동안 김정은이 한국 측 인사들을 만난 것은 김정일 사망 당시 조문을 위해 방북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의 짧은 조우가 전부였다.
 
김정은의 패션도 선대와는 달랐다. 김정은은 북한에서 ‘닫긴옷’이라고 부르는 인민복을 입고 나타났다. 깃이 목까지 올라오는 단추 5개짜리 옷으로, 인민복 중 예복에 해당한다. 김정일은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선 짙은 베이지색 야전 점퍼 차림이었다.  
 
정용수·전수진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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