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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가는 정의용, 김정은 메시지로 트럼프 설득 가능할까

6일 평양에서 돌아온 대북 특사단의 다음 행선지는 미국이다. 북한이 “비핵화 문제 협의 및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수 있다”고 한 것이 이번 주 중 워싱턴을 방문하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미국을 설득할 단초다.
 
북한의 이런 입장은 핵은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에서 방향을 튼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향후 북·미 간에 진지한 대화가 시작될 수 있을 것(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하지만 미국을 북·미 대화로 끌어들이기는 여전히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정의용 실장은 “북측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했다”고 밝혔다. 이는 ‘핵을 포기할 수 있다’는 말로도 들리지만 ‘미국의 적대시 정책 때문에 핵을 보유할 수밖에 없다’는 기존 논리라고도 볼 수 있다. 외교 소식통은 “사실 이는 ‘미국 먼저 핵을 포기하라’며 모든 탓을 미국에 돌렸던 기존 북한의 입장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간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서 밝힌 원칙은 명확하다. ▶북한과 탐색적 대화는 가능하지만 ▶대화만으로 보상하는 일은 없고 ▶비핵화를 목표로 한다고 명시하지 않은 대화는 원치 않는다 등이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북한이 비핵화를 테이블에 올리기로 한 만큼 미국이 탐색적 대화까지 거부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하지만 대화를 하더라도 핵 포기를 강하게 압박하는 기존 입장을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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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또 북한과 대화를 하게 되더라도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 조치 없이는 제재와 압박을 멈추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미 국무부는 5일(현지시간) 관보에 “미 정부는 북한이 화학무기를 사용하거나 자국민에게 치명적인 화학무기를 사용해 온 것으로 결론 냈다”며 제재를 발표했다. 직접 명시는 안 했지만 지난해 2월 맹독성 신경작용제 VX로 살해된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 사건에 대한 제재다. 미국이 굳이 남북 접촉이 진행되는 중에 이런 제재를 발표한 것은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한다’는 의지를 보여 주려는 의도라는 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6일 오후 10시5분 트위터에 대북 특사와 관련된 외신 보도 내용을 올리며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전략 도발을 하지 않겠다는 북한의 모라토리엄 약속은 대화 분위기 조성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모라토리엄에 ‘대화할 동안’이란 조건이 달린 것이 아쉬운 부분으로, 이를 토대로 미국을 대화로 견인하려면 정부가 외교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의용 실장이 “미국에 전달할 북한의 입장을 추가로 갖고 있다”고 언급한 것이 북·미 대화의 입구를 찾을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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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